▲ 하정수 전력연구원 수화력발전연구소장

■자원이 없다, 시간도 없다

우리는 에너지 자원이 없다. 가진 것이라고는 전혀 없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비슷한 연구를 하는 곳을 가보면 부럽기가 한이 없다. 전문 인력과 장비가 많아서 실험을 오랫동안 한다. 일본 전력중앙연구소에 가보면 우리가 겨우 한 대로 실험하는 것을 몇 대를 놓고 십년씩 장기실험을 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현장 설비와 똑같은 사이즈와 재료를 사용하고 현장의 운전조건을 만들어 실증실험을 하고 있다.

엄연히 기술격차도 있다. 우리가 늦게 시작하였기에 어쩔 수 없이 생긴 기술격차이다. 전문 인력이 부족하여 우리는 겨우 흉내 낼 정도의 인력만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기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시간이다. 시간을 따라잡고 격차를 줄일 수 방법은 결국에 속도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연구하는 방법을 제대로 해야 한다.

  ■한 방에 끝내자, 연구를 하려면 제대로

스포츠 중계방송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있다. 특별히 권투경기를 볼 때 실력차도 있고 지금까지의 점수차도 있고 남은 시간도 별로 없는 위기의 시간이 있다. 그대로 가면 경기는 지고 만다. 이 때 필요한 것이 ‘한 방으로 끝내는 것’이다.

한 방으로 경기를 뒤집으려면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기회를 노려야 한다. 연구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가지 여건이 어려운 이 시점에 미래의 전력기술은 에너지의 핵심 기술이기 때문에 연구로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연구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이다. 연구를 제대로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황농문교수가 소개하고 있는 ‘몰입’적 사고 방법과 알트슐러가 개발한 ‘트리즈’라는 문제해결 원리도 좋은 연구의 방법이기에 일부이나마 소개하고자 한다.

■Think Hard, 몰입의 연구 방법

21세기는 Work Hard가 아니라 Think Hard의 시대라고 한다. 칙센트미하이가 ‘Flow’라는 개념으로 소개하였으며 황농문 교수가 ‘몰입’이라는 책에서 소개한 ‘사고하는 방법’은 연구를 실제 수행할 때 풀리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다. 그 개념은 본인의 지적 재능이나 그동안의 경험에 의하여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문제를 풀려고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몰입적 사고를 통하여 해결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잡념을 버리고 완전하게 몰입을 하는 것도 일정한 훈련을 통하여 누구나 가능하다고 하니 우리들도 반드시 익혀서 체득해야 할 연구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몰입을 위한 훈련의 1단계는 ‘생각하기 연습’으로 풀리지 않는 문제를 20분간 생각하는 것이다. 하루에 다섯 번 정도를 2주 이상하면 자신의 능력에 대하여 자신감을 갖게 된다. 2단계는 ‘천천히 생각하기’로서 풀리지 않는 문제를 두 시간 동안 생각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생각하는 것이 전혀 힘들지 않고 하루 종일이라도 생각할 수 있는 단계가 된다.  3단계는 ‘최상의 컨디션 유지’로서 좋아하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매일 한 시간씩 하면서 풀리지 않는 문제를 하루에 두 시간 동안 생각하고 휴일에 하루를 정하여서 하루 종일 생각을 한다. 이 단계가 되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단계가 되어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하여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다음의 4, 5 단계는 고도의 몰입상태로 들어가는 단계이다. 4단계는 ‘두뇌활동의 극대화’로서 풀리지 않는 문제를 일주일간 생각하여 고도의 몰입을 체험하게 된다. 하루 종일 그 문제만을 생각하게 되어 문제에 대한 생각과 함께 잠들고, 문제에 대한 생각과 함께 잠에서 깨는 단계가 된다. 최종 5단계는 ‘가치관의 변화’ 단계인데 한 달 이상을 지속적으로 몰입을 체험하는 것으로서 최상의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직장 내에서 이러한 5단계의 몰입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해결하려는 문제에 따라서는 우리의 연구에 적용을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연구  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문제에 대하여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저자인 황농문 교수가 대덕연구단지의 표준연구원에서 연구를 하였으며 현재는 대학에서 재료공학을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체득한 비법을 체계화한 것으로 사고하는 훈련을 계속하면 누구나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몰입’의 사고하는 방법을 통하여 미래 에너지 기술을 ‘한 방으로 해결하는’ 탁월한 연구 성과를 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

■창의성 극대화 전략, ‘TRIZ’기법의 적용

모순에서 창조를 발견하는 원리라는 ‘TRIZ’는 옛 소련의 300만 건 이상의 특허를 분석하여 개발한 문제해결 원리로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이론’ 이라는 러시아 원명의 각 단어 앞 글자를 영어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는 소수 특정인의 선천적인 능력을 통하여 기술이 발전한 것이 아니라 객관적 법칙을 따라 사고함으로써 누구나 창의성을 개발할 수 있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연구하는 사람들과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은 반드시 활용할 만한 기법이라고 생각한다.

‘트리즈’는 수준별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서 시스템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게 도와주는 핵심적 도구이다. 목표를 어디에 설정하는지에 따라서 다양한 해결 방법을 얻을 수 있고 주변 여건에 따라 가장 적합한 해결 안을 찾을 수 있어서 연구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 도움을 준다고 한다.

문제의 상황을 분석하고 그것을 분명한 시스템의 갈등으로 전환시킨다. 모든 시스템이나 물체를 ‘39가지 파라미터’로 정리한 뒤에 ‘40가지의 해결원리’를 이용하여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물론 초기에 ‘IFR (Ideal Final Result)’을 선명히 그려서 모순이 해결된 이상적인 상태를 선명히 먼저 그리는 것이 많은 비용과 인력 낭비를 최소화하는 ‘트리즈’의 첫 단계이다.

‘트리즈’는 이제 기술 분야에서만 사용하지 않고 경영, 사회 등에서도 적용되고 있는데 미래 전력기술을 선점하는 데에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