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정수 전력연구원 수화력발전연구소장

■실행력없는 비전은 비극이다=래리 보시디와 램 차란이 지은 책, ‘실행에 집중하라’ 1장의 제목이다. 아무리 그럴 듯한 연구계획서를 짜놓았다 하더라도 제대로 실행하지 않으면 사실 커다란 비극이 되고 만다. 아무리 창조적인 아이디어도 실행이 없으면 허구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과제 계획서를 열심히 작성하고 선정이 되기까지 온 힘을 기울이다 보면 실제 수행할 때는 열정이 식고 적당히 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명성이 자자한 유명 대학의 교수님과 과제를 공동으로 해서 좋은 결과를 예상했었는데 막상 과제의 수행은 대학원생에게 맡겨놓아 결과가 매우 실망스럽다고 불평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연구는 연구원뿐만 아니라 관리자들이 직접 챙겨야 그만큼 성과가 나온다. 관리자들이 실제 연구의 수행에 관심이 없으면 그 과제의 결과는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부실화된 과제는 고객들에게 외면을 당하고 그 악순환은 계속되어 연구원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느 때 보다 실행에 힘을 쏟아야 한다. 연구원의 최고 관리자로부터 중간관리자인 소장과 그룹장도 과제의 실제 수행 상태를 면밀히 추적해 관리해야 한다.

■적자생존, 연구노트=‘적자생존’에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고 인간개발원의 양병무 원장은 강조한다. 하나는 우리가 잘 아는 내용으로 적응하는 생명체만이 살아남는다는 진리이다. 또 다른 의미는 현대 생활에서는 적는 자, 즉 기록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기록을 남긴 이순신 장군은 영웅이 되고 그렇지 않은 자들은 역사와 함께 사라진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연구를 제대로 수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연구노트 제도를 시행하면 불만이 많이 나온다. 연구하기도 바쁜데 연구노트까지 기록하라고 불평한다. 강제적으로 중간평가와 최종평가에서 꾸준히 점검하면 기록하는 흉내를 내는 풍토가 아쉽다.

무엇보다 기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본인은 2007년부터 모든 업무의 진행상황과 업무내용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그래서 2008년 초에 ‘우리들의 2007년, 연구관리팀 이야기’라는 작은 소책자를 발행하기도 했다.

■연구원에서의 BSC=전력연구원에서는 전체 조직의 성과를 높이기 위하여 공기업 연구소로서는 최초로 성과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연구원이 회사 전략과 부합하는 성과체계를 갖추기 위해 도입한 BSC는 2008년에 3년째를 맞이하며 정상궤도에 돌입했다. 연구조직의 핵심역량을 회사경영의 전략적 목표에 부합하도록 하기위한 것으로 올해부터는 성과지표를 27개에서 20개로 단순화하고 성과목표를 Top-down 식으로 할당함으로서 본질에 더욱 충실한 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력연구원의 모든 것은 BSC로 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구원들을 확실하게 변화시키고 움직이려면 BSC에 성과지표로 반영하기만 하면 된다. 그 결과는 가히 폭발적이어서 연말에 상위 그룹에게는 보상을, 하위 그룹의 그룹장에게는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고 있다. 부정적인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연구조직에 긴장을 주고 경쟁체제를 불어 넣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연구에서의 식스 시그마= ‘식스 시그마’가 국내의 연구개발에도 적용되고 있다. 물론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식스 시그마의 주된 목표는 고객을 만족시키고 회사의 수익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모든 사업 분야에서 낭비와 실수를 없애는 것이다. 불량률을 백 만개의 제품 중에서 3, 4개의 불량만을 허용하는 것이라서 생산 공장에서 적용하는 것으로 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과학적인 문제해결 방법으로서 경영혁신의 도구로서 자리 잡으면서 문제를 정의(Define)하고, 현재 상태를 측정(Measure)하고,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분석(Analyze)하고, 상황을 개선(Improve)시키고, 문제점이 해결되도록 새로운 공정을 통제(Control)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기술적 난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다. 경영혁신의 관리 철학으로서 사람의 힘과 과정의 힘을 합쳐 연구개발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고 있다. 식스 시그마가 효과적으로 연구개발의 방향을 제시하고 효율적인 과제수행에 크게 기여하는 연구혁신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연구 조직의 성과는 최대로, 연구 인력의 능력은 최고로, 연구 예산은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하여 고객의 가치를 혁신적으로 창출해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역동적인 연구개발 프로세스와 관리 모듈이 필요하다. 이러한 연구개발 프로세스와 관리모듈은 그 조직의 고유한 문화와 더불어 새로운 혁신 문화로 꽃피우도록 하는 전체 직원들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