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대규모 조력발전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재생가능에너지 입지갈등 해소를 위한 연속 토론회가 9일, 개최됐다. 토론자들은 이날 우리나라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의 현황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정책으로 서해안지역에 예정되어 있는 대규모의 조력발전소 건설이 개발원칙과 사회적 담론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서해안 지역에 대규모 조력발전소 건설계획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254MW 용량의 시화조력발전소 건설이 한창이다.

가로림만에는 504MW, 강화 석모도에 812.8MW, 인천만 720MW의 대형 조력발전소가 건설계획 중에 있다. 이러한 대규모의 발전시설 공사 계획이 예정되어 있지만 조력발전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지 않다. 이에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실과 환경연합회가 ‘한국의 조력발전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마련했다.

정책토론회에서는 정부를 비롯한 사업자 측의 공론화부재와, 토론의 부재가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정의와 개발원칙, 평가단위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 가로림만과 강화, 인천 조력발전 토론회를 한 차례 더 개최하기로 했다.

“개발할 것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풍력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환경훼손이 적고 수문 등 시설을 이용해 환경문제에 대한 관리 및 조기 대응이 가능하다.”

“정부는 갯벌에서의 삽질을 멈춰야 한다. 조력발전 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주민들과 공감대를 이루지 못한 채 추진된다는 게 ‘문제’다. 바다를 막으면 썩는다.”

“정부의 조력발전 정책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을 수립,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태도와 원칙, 대응하는 정부의 모습, 사회적 토론 부재와 공론의 배제에 있다.”

정책토론회에서는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하는 개발논리와 ‘해양생태계의 파괴와 교란, 사회적 소통과 절차를 문제 삼은 개발반대 논리로 나뉘어 공방이 벌어졌다.

■ 개발이냐 보전이냐

이광수 한국해양연구원 박사는 ‘조력개발 현황과 발전전략’을 주제로 “조력에너지는 청정에너지로서 자원이 무한할 뿐 아니라 풍력, 태양광 등 다른 대체에너지원에 비해 환경훼손이 적다”는 이유를 들어 개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박사는 ‘개발할 것이냐 아니냐’는 논의 보다 ‘어떻게 개발할 것이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 기술적 타당성을 확보한 만큼 환경훼손을 사회적 수용이 가능한 차원에서의 개발을 주장했다.

이에 이유진 녹색연합 기후에너지국 국장은 시화조력은 ▲기존 시화방조제가 설치된 점과 ▲수질악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력발전 건설 계획이 논의된 점을 지적 가로림만과 강화, 인천조력발전소 건설 문제와는 상황이 다르고 바다를 막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프랑스는 랑스 조력발전소 이후 환경파괴 문제로 댐을 막아 조력발전을 하는 방식보다는 바다 속에 이중나선터빈을 설치해 전기를 얻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전환과 대규모 재생에너지 시설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공론화 없는 조력발전 생뚱맞다

이평주 환경연합 습지보전위원회 위원장은 “한 사람이 삽 하나로 낙지를 잡아 연간 2,00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갯벌은 어민들에게 ‘저금통장’이며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에 따른 갯벌 감소와 해양오염을 포함한 생태계 교란 등은 생태적 건전성과는 상반된 사업”이라고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또 그는 ▲사업 필요성과 ▲사업의 기대효과 ▲천수만 간척에 보상사례를 들어 가로림만 조력발전 건설에 따른 문제점을 설명했다.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2007년 5월 이후 주민에게 강화, 인천만 조력발전 건설 추진계획 발표 이후 단 한번도 논의나 공청회 없이 이제와 어떻게 건설할 것인가를 논하자는 것이 우습다”며 강화, 인천만 조력발전소 개발을 위한 예비타당성이 졸속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조처장은 실례로 ▲강화조력발전소 예비타당성 검토보고서가 조사 착수 8개월만에 나왔고 ▲홍수피해 ▲퇴적, 침식영향 ▲해양생태계 교란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 지지 않았을 뿐더러 경제적 타당성은 과대평가 됐다고 지적했다.

송용한 조승수 의원실 보좌관은 재생가능에너지 정의에 대한 원칙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 ▲환경성 평가 ▲기후변화 및 온실가스 대응 적합여부 ▲주민참여 가능 ▲타 에너지와의 합심가능성 등 원칙과 평가단위 마련 등을 주문했다.

■ 절차와 공론부족이 문제

송 보좌관은 “이명박 정부가 사회적 공론을 배제한 채 조력발전을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을 수립·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태도와 원칙, 정책추진 절차상의 문제를 조력발전을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으로 추진하는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헌석 청년환경센터 대표는 “조력발전소가 기존 발전소를 폐지하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기존 화력 및 원자력발전소 건설계획과 병행해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 할 때 대규모 조력발전소는 에너지 소비를 늘린다는 측면에서 반기후변화적 대응책”이라며 CER 판매로 인한 수익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그다지 경제적이지 못한 선택일 뿐 아니라 정부가 이산화탄소를 줄이겠다가 아닌 전력량을 늘리겠다는 인식을 문제로 지적했다.

토론회

■ 박정섭 서산시 도성어촌 계장

하지만 사전환경성 검토는 여럿을 불러 모아놓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조력발전은 반민주적 행태로, 주민들과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고 추진한다는 게 문제다.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은 공감한다. 하지만 바다를 막는 것은 국가가 망하는 것이다. 우리 같이 몇 대째 어업으로 먹고 살아온 주민들에게 조력발전은 ‘사형신고’다.

예전에 조가비를 더 캘 욕심으로 주민들과 갯벌에 있는 돌을 다 치웠다. 그랬더니 웬걸? 오히려 조가비가 모습을 감췄다. 조가비들은 돌에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돌 하나 치우니 환경이 이렇게 변했다. 그런데 조력발전이 들어서고 방조제를 짓는다면 생태환경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눈에 보인다.

하나 더 말하면 주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 이런 것도(토론회) 여기 국회 이런데서 하지 말고 서산으로 내려와서 했으면 한다.

■ 이종갑 서부발전 건설총괄팀 과장

프랑스와 중국이 조력발전소를 더 이상 짓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경제성, 환경파괴가 심각해서가 아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겠다. 패괴가프랑스의 경우 랑스 조력발전소는 현재 세계 최대규모다. 하지만 프랑스는 원자력으로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도 원자력 르네상스라는 조류에 맞물려 대체에너지로 원자력을 선택했기 때문에 조력발전소를 짓지 않는 것이다.

또 프랑스는 랑스 외에 더 이상 조력발전을 할 만한 곳이 없다.

그리고 강화, 인천만은 오래전부터 정부가 검토해오던 곳이다. 조력발전은 지구가 존재하는 한 계속해 사용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다. 방조제는 댐으로 전체를 막는 게 아니다. 수문을 많이 만들어 건설하면 충분한 타당성이 있는 사업이다. 오히려 어촌산업구조변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 이광수 해양연구원 박사

바다를 막으면 썩는다고 하는 데 그렇지 않다. 40년간 랑스가 썩었다는 말은 없었다.

캐나다의 아나폴리스 또한 물이 썩지 않았다. 가로림만에 외부 유입물이 없다면 자연정화능력으로 치유된다.

해수교환율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는데 해수가 머무는 기간과 나가는 기간이 중요하다. 시화호 기준이면 썩지 않는다.

또 ‘세계최대’라는 이야기를 하는 데 최대라는 것은 정치권과 언론의 주문이다. 적정개발규모라는 게 있다. 적정시설 능력이 최대라는 것이다. 무조건 크게, 최대로 짓는다는 게 아니다.
랑스나 아나폴리스에서 ‘환경파괴’는 없었다. ‘변화’는 있었다. 환경변화라는 게 사회적으로 수용가능 하냐가 중요하다.

소규모 다 품종도 좋지만 연안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데 있어 보전할 곳은 철저히 보전한다. 인천만의 경우 바다목장을 조성하는 등 관리어업을 한다면 어민의 수익은 더 증가할 것이다.

발제-이광수 해양연구원 박사

기술적 타당성이 확보된 만큼 해양구조물 설계 및 시공기술과 해양특수구조물 지반강화기술 모두 경제성과 안정성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조력발전은 현재보다는 미래를 준비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에너지원의 가격 상승과 이산화탄소 배출권 확보, 에너지원 다변화, 풍력, 태양광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많은 장점이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전근해야하며 “개발할 것이냐 아니냐”보다는 “어떻게 개발할 것이냐”에 논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과연 환경 임팩트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하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전지구적 관점에서 볼 때 환경문제는 국가 또는 전지구적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 후발선진국으로서 글로벌 환경문제 해결 등 국가적 위상에 걸맞은 국제사회에 기여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그런 점에서 조력개발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해야 한다. 인천만의 경우 시설용량이 1,320MW로 2MW급 풍력발전 660기에 해당한다.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따른 국지적 환경 훼손이 저감된다. 특히 환경변화양상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고 수문 등 시설을 이용, 환경문제에 대한 관리 및 조기 대응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