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정수 전력연구원 수화력발전연구소장

아주 오래 전 화장품 광고의 카피이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것이다. 왜 그럴까 ? 여자가 변신하는 것은 아름답기 위해 변화를 꾀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단순히 화장품의 색조를 바꾸고 머리 스타일을 바꾸는 수준의 변화시대가 아니다.

이제는 성형공화국이 됐다. 여자들 외모의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는 성형의 시대가 되었다. 여자의 변신이 무죄라고 하더라도 너무 무분별하게 성형수술을 하는 것은 안타까울 때가 있다. 하여튼 아름다움을 향한 변신은 모든 사람에게 기쁨을 주기 때문에 무죄라고 인정한다.

연구원들은 변화와 혁신에 대하여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기술을 혁신하고 개발하기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을 즐기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소속된 조직을 바꾸거나 연구 관리하는 툴을 바꾸는 데는 변화를 싫어한다. 닭장을 자꾸만 옮기면 달걀을 낳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사실 연구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싫어하고 그대로 있는 것을 좋아한다. 변화에 대하여 어떠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옳은가?

기술의 변화과정을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소비자의 소비패턴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를 보고 구분하는데 완전히 새로운 소비패턴이 창출하면 ‘불연속적 혁신’이라고 한다. 라디오를 보는 시대에서 흑백 TV가 나타난 것이 이에 해당한다. 소비 패턴에 중간 정도의 영향을 미치면 ‘역동적 연속혁신’이라고 한다. 흑백 TV에서 컬러 TV가 소비되는 것과 같다.  소비 패턴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연속적 혁신’으로 컬러 TV에 리모컨을 결합시킨 정도를 말할 수 있다.

100년 전에 우리들 생활을 현대화시키는데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바로 ‘전기’였다. 전기가 없었으면 현대의 모든 발전은 불가능했다. 100년 전에 엄청난 ‘불연속적 혁신’ 후에 수많은 ‘연속적 혁신’이 일어났다.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Next Society’에서 조직이 유지되고 성과를 거두려면 스스로 변혁의 담당자, 즉 변혁기관이 되지 않으면 안 되며 변화를 관리하는 최선의 방법은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했다. 단체로 달리기를 할 때에도 뒤에서 따라가면 힘이 더 든다. 어차피 뛰는 것이라면 앞에서 뛰어야 한다. 스스로 변화를 선도하고 이끌어야 한다.
 계속적인 개선으로 어제보다 나은 오늘, 작년보다 개선된 올 해의 목표를 세우고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계속적으로 개선하고 바꾸어 나가는 데 앞장서야 한다. 미래의 세상을 이끌어 나갈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해볼 만한 보람된 일이므로 기존의 틀을 깨는 아픔을 감수해야 한다.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 그래서 GE의 잭 웰치 전회장은 크로톤 빌 연수원에 1981년 회장으로 부임한 직후에 당시로선 천문학적인 금액인 4,6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러한 사람에 대한 투자가 결국 GE를 가장 경쟁력 있는 일류 회사로 조직문화를 바꾸는데 기여했다. 배워서 아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혁신 마인드를 가진 리더와 조직원들을 양성한 것이다.

어릴 때 남자 아이들은 로봇을 가지고 논다. 그 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변신을 잘하는 로봇이다. 로봇이 단순한 태권 V 로봇이 아니라 합체를 하면 우주선도 되고, 팔이 변하여 폭탄이 되기도 한다. 3단 변신, 4단 변신 등 많은 모습으로 변해 자유자재로 적의 공격에 대응하는 로봇이야말로 어디에서나 승리를 할 수 있었다. 연구하는 사람들의 무한한 변신은 미래를 책임지는 연구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변혁의 시대에 연구원들이 기술혁신도, 우리의 사고의 혁신도 앞장서서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