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용역 입찰→민원제기→발주자 해명→4차례 진정 후 감사원 직접 감사→불복→국회 진정 제기.

원전의 소방설비 및 유지보수 용역(이하 소방용역)을 놓고 감사원 감사결과 계약해지는 무리라는 판단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소방용역 전문업체인 D사와 C사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2004년 10월과 12월 경 각각 발주한 월성과 울진, 영광원전의 소방용역 입찰에서 부적격 업체가 선정됐다며 18개월이 넘도록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D사와 C사는 지난해 1월 한수원에 민원 제기를 시작으로 총 4차에 걸쳐 한수원이 발주한 3개 원전의 소방용역 입찰과정에서 적격심사시 요구되는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두 결격업체에 대해 부당한 평가를 바탕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감사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또 “한수원은 수차례 민원 제기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감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근거로 계약 담당자에 대한 인사조치를 실시했다”며 “계약관련 법규에서 규정하고 있는 낙찰·계약무효처분과 미승인 하도급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C사 관계자는 “원전의 소방시설 점검 및 정비용역은 국가 기간산업 시설인 원전시설과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기술용역으로 고도의 기술력과 전문성, 경험과 노하우가 요구되는 것”이라며 “용역 입찰단계에서부터 계약에 이르는 전 단계에서 공정한 평가와 업체의 실제 업무수행능력에 대한 엄격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관련 법규와 규정에 따라 정당하게 평가가 이뤄져야 부당한 피해 발생을 줄일 수 있다”며 “발주자인 한수원이 소방용역의 품질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를 위해서라도 평가기준과 절차에 따라 실효성 있는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자체 감사결과 및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라 행정조치와 신분상 조치를 완료한 사안이라며 감사원 감사결과 계약을 해지할 사유가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수원 감사실 관계자는 “소방용역 입찰과정에서 발생한 민원과 관련해 규정과 절차, 그리고 법규에 의한 해석에 따라 정당하게 관련 업무를 진행해 왔다”며 “향후 이러한 문제가 다시 발생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해 문제 발생 소지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한수원 정비기획처 관계자도 “발주자의 입장에서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공정하게 경쟁해 이견이 없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며 “10월 중으로는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 김성조 의원실 관계자는 “감사원이 수차례 민원제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2월 실시한 직접조사 결과 핵심적인 문제에는 접근조차 하지 못한 채 한수원 감사결과를 그대로 인용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 문제를 국정감사에서 제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