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력IT 및 전기설비전(Global Electric Power Tech 2009)’ 개막식을 시작으로 5월 20일부터 사흘간 전시회 및 수출상담회가 개최됐다. 내외 귀빈들이 개막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각국의 전력회사와 발전기자재 바이어들이 대거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 기업에 발전소 건설을 의뢰하고 한국산 발전 기자재의 수입여부를 가늠하기 위해서다. 한국전력기술인협회와 코트라는 공동으로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대서양홀에서 ‘전력IT 및 전기설비전(Global Electric Power Tech 2009/ 이하 글로벌 파워텍)’이 개최됐다.

이번 전시회는 발전플랜트 설비, 송배전 관련 기자재, 전기설비 및 관련기자재, 산업용 조명시스템 등이 전시됐다. 해외 20개사를 포함해 총 200개회사가 350개 부스에 관련 기자재를 전시하고 해외바이어들과의 열띤 수출 상담을 벌였다.

■ 350억달러 규모의 상담이 진행
한국전력기술인협회에 따르면 20일과 21일 열린 수출상담회에는 35개국 150명의 전력회사, 바이어, 정부발주처가 국내기업 150개사와 총 1,000여 건에 이르는 상담이 진행됐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20여명이 참가해 100여건의 상담을 진행했으며 일진전기도 30여건에 달하는 수출 상담에 참여했다.

코트라는 이번에 총 350억달러 규모의 상담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발전 플랜트 건설에서 250억달러, 발전 기자재분야에서 100억달러 규모의 상담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에싸그룹, 남아공 에스콤, 이스라엘 전력공사 등이 2년 연속 글로벌 파워텍에 참석하는 등 국내에서는 한전과 한수원, 발전사 및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전력, 플랜트 기업과 관련된 유관기관이 참가했다. 특히 경상남도의 경우 지자체관을 따로 만들어 도내 우수기업의 참여를 지원해 눈길을 끌었다.

■ 폴란드 PGE사, 원전건설 참여업체 물색
이번에 우리 기업에게 가장 큰 이목을 끈 해외 발전 프로젝트는 폴란드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로 폴란드 최대 전력회사인 PGE사가 발주처로 직접 참여했다. PGE사는 2,000MW급 규모의 폴란드 최초의 원전 건설에 참여할 한국 업체를 물색하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찾았다.

또 인도네시아의 바탐, 수라바야, 발리 등 8개 지역에 민자발전소 건설을 계획 중인 인도네시아 최대 에너지기업인 피티.메드코 에너지(PT.Medco Energi)의 부사장도 한국을 찾아 국내 발전기가재를 꼼꼼히 살폈다.

태국 아유타야 지역에 5억5,600만달러 규모의 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입찰을 2010년 실시예정인 EGAT 태국전력공사는 발전 및 송배전업체, 엔지니어링, 구매, 건설(EPC)기업과 상담을 가졌다.

▲ 정형호 (주)터보파워텍 사장(왼쪽 세번째)이 김정관 에너지자원 실장(왼쪽 두번째)과 이길구 동서발전 사장(왼쪽)에게 원심주조법을 이용해 제작한 ‘가스 터빈용 Interstage Seal’을 설명하고 있다.

■ 중동·아프리카 대거 참석
최근 전력수요 증가로 발전소 건설 및 전력 기자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동 및 아프리카지역에서는 56개사가 방한했다. 쉴람바 나미비아 전력공사 사장은 발전 및 송배전 프로젝트에 상담에 직접 나서는 등 우간다 에너지부 장관 역시 발전청장과 함께 방한, 전시회 식전행사에도 참여했다. 또한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 바이어들은 풍력터빈, 솔라패널, 태양광 밧데리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와 지능형 전력제어기기 상담에 나섰다.

이한철 코트라 전략마케팅 본부장은 “한국이 원자력, 화력, 수력 발전 분야에서 높은 기술과 좋은 품질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외국기업들이 참여했다”면서 “특히 풍부한 발전소 건설 및 운영 경험 때문에 아프리카 전력회사들이 현지인의 인력교육까지 희망할 정도”라고 말했다.

전력기술인협회는 “전력수요 증가로 발전소 건설 및 전력 기자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동아프리카지역에선 56개사가 한국을 찾았다”며 우리나라 전력시장이 2010년, 포화상태에 이르러 이후 1.4% 내외의 낮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 이후에는 “1% 미만의 성장으로 정체현상이 전망되어 전력산업의 수출산업화를 위한 기반조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며 글로벌파워텍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음을 설명했다.

■ 해외바이어, 발전전시관 발길 ‘러시’
한국동서발전을 비롯한 각 발전회사들은 한달 전부터 협력 중소기업 70여사의 참가 신청을 받아 공동 연구개발 등을 통해 기술력이 입증된 우수 중소기업 55개사를 선정, 90부스를 마련해 참여했다.

동서발전은 최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첨단 발전소 관리시스템인 ‘POMMS’를 선보이는 등 해외 바이어들을 상대로 동서발전의 우수한 발전운영 노하우와 한국의 탁월한 IT기술을 융합해 개발된 POMMS에 대해 설명했다.

각 발전사 중소기업지원업무 담당자들은 최근 건설 붐이 일고 있는 BRICs, 동남아지역 및 중동아프리카 등에서 대거 입국해 온 해외바이어들과 1대 1 수출상담 시간을 가져, 협력 중소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좋은 기회로 글로벌 파워텍을 추천하는 등 참여 우수 협력중소기업을 독려했다.

행사 주관사인 김종희 동서발전 중소기업팀장은 “우리 회사의 신개념 설비관리시스템인 POMMS(Plant Operation&Maintenance Management System)와 같은 최신 기술을 소개하는 부스를 통해 해외 유수 기업들의 바이어들에게 우리기술을 소개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전력산업 수출산업화를 위해 정부 및 우수 협력중소기업과 손잡고 국내 발전산업의 우수한 기술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의 역할을 다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 파워텍, 전력산업 수출화 기반조성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는 전 세계적 실물경기 위축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그동안 고공 행진하던 유가, 원자재가격은 하향 안정세로 우리 기업의 부담을 다소 덜어주고 있으나 환율상승으로 그 효과가 반감되고 있어, 약화된 해외수요는 우리 수출기업의 애로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투자가 요구되는 전력산업과 같은 국가 기간산업은 경기 부양책을 강구하는 세계 각국의 정부 시책과 맞물려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 지난해 전시회 종료 후 설문조사에서 동남아, 중동·아프리카, 중남미 시장을 집중 공략해 수출지원을 요구하는 응답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중동지역 전력수요에 대해 전력기술인협회는 2010년까지 매년 10%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막대한 오일머니가 전력 인프라 구축에 투입될 것이라는 전망을 냈다.

미국의 경우 1970년대 이후 전력산업에 대한 투자가 미미해 누적된 노후설비 교체수요가 일고 있으며, 캐나다 역시 2003년 북동부 대정전과 같은 사태 방지를 위해 노후 설비 교체 및 주(洲)간 전력망 확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글로벌 파워텍에 참가한 미국 최대 전력회사 중 하나인 Duke-Energy는 RFP(제안요청서)가 좋은 한국기업을 찾고 있으며, The Southern Company는 연료, 송전 시스템 부품, 변압기 등의 교류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효상 전력거래소 K-EMS 개발실장이 전시장을 찾은 귀빈들에게 '한국형EM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중동·아프리카 오일·가스 플랜트 급증
중동·아프리카 송배전 기자재 수요는 2006년 58억4,000달러에서 2011년 70억8,000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북아프리카 지역은 자원개발 등 에너지 확보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향후, 오일·가스 분야 플랜트의 수요가 크게 증가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요르단전력공사, UAE 아부다비수전력청, 사우디전력공사(SEC) 등을 글로벌 파워텍에 초청해 협력사업 추진 확대를 통한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프로젝트 수주 및 전력기자재 수출기반 조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7년 전력산업 생산액이 19억8,900만달러를 기록해 2004~2007년간 연평균 15%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페루에서는 칠카(Chilca) 화력발전소 건설 등 3건의 주요 프로젝트가 입찰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의 경우 연방전력공사(CFE)에서 발주하는 파시피코(Pacifico) 화력발전소 건설(15억불)프로젝트와 바예 데 메히코(Valle de Mexico) 화력발전소 건설(9억2,000달러 규모) 프로젝트 등 7건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을 권했다.

■ 기술協, 7년만에 국제전시회로 성장했다 ‘自評’
전력기술인협회는 “지난해 방문한 인도 에싸르 파워 사장(Mr.Arun K. Srivastava)이 전 세계적인 전시회로 평가되고 있는 Power-Gen보다 전시회의 양적, 질적인 측면에서 우수한 전시회로 평가하고 있다는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며 글로벌 파워텍이 해외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음을 자랑했다.

또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 소재한 쓰촨 촹카이산사 다이스룽 기술고문은 “쓰촨 대지진 여파로 공항이 폐쇄되자 오기 직전까지 가족들과 함께 노숙을 했으며, 한국에서 직접 부품을 구매하기 위해 뒤늦게 입국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전력기술인협회는 “글로벌 파워텍이 관련 업계 최초로 내수중심에서 수출 등 성과중심의 국제전시회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국내 및 해외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해 범국가적 시너지 효과를 배가하는 전시회로 거듭나고 있다”는 자체 평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