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양회 기술표준원 디지털전자표준과장

기술표준원 디지털전자표준과는 LED 조명의 표준화를 비롯해 LED TV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컴퓨터 기반의 소프트웨어 제어시스템, 자동차용 블랙박스, 초음파분야, 동물 RFID, 국악기 등을 비롯해 최근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스마트 그리드 등 디지털 분야에서 국내 표준화 작업 및 국제표준화 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디지털전자표준과는 국제 전기기술위원회의 운영 및 협력은 물론, 전자부품 및 방폭전기기기의 국제인증제도에 관한 사항, 산업규격(KS)업무 등을 담당한다. 전선, 피뢰, 광통신부품, 소음, 음향, 가전제품, 반도체, 디스플레이, 초전도, 전자재료 부품 등의 전자분야 표준화는 물론 동물RFID, 수송용 전기설비, 전기전자제품의 환경 표준 등도 담당한다. 또 전기자기적합성, PCB, 의료용 전기기기, 전력IT, 멀티미디어 기기, LED조명, 램프, 안정기, 등기구, 전선관, 플러그, 차단기 등 배선기구류와 모터, 디지털 도어록 등도 담당하고 있다.

송양회 과장은 디지털전자표준과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런 그는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가 회의를 진행하다 만 탁자에는 국내 표준 및 국제 표준화 활동 관련 자료들이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수북이 쌓여 있었다. 정신없이 바쁜 그를 인터뷰 때문에 붙잡는다고 생각하니 약간은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

세계 최초 추진…어렵지만, LED 강국 만드는데 일조할 것

LED 조명산업 표준화 의미를 물어보니, 기다렸다는 듯이 “LED 조명산업의 국가표준화 작업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끄는 신성장동력으로 향후 먹거리 창출을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LED 조명의 국가표준은 기술표준원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그린스탠더드 추진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3월 1단계로, 3개 제품에 대해 KS 인증이 실시되고 있으며, 현재 7월 시행을 목표로 6종의 인증을 위한 2단계 작업이 추진중에 있다. 또 내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6종의 KS 인증이 추진될 예정이다.

LED 조명에 대한 국가 표준화 작업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처음 시도하는 작업이다. 송 과장의 표정에는 다소 지친 기색도 느껴졌다. 하지만 그는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에 밀려 탈진하기 일보직전이 국내 조명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가표준을 바탕으로 세계 표준을 추진, 세계 TOP 3의 LED 산업 강국을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KS 기준에 대한 논란에 대해 송 과장은 기준이 너무 낮으면, KS인증의 의미가 퇴색된다며 400여개 업체가운데 옥석을 가려야만 중국 등 후발 주자로부터 한국 시장을 지킬 수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송 과장은 이번 인증제정으로 규격 통과 업체 수를 30% 정도로 잡고 있다. 대부분이 영세한 업계 현실에서 힘은 들지만, 일부 설비구비 기준을 완화하는 등 업계의 요구도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LED 조명이 엄격한 품질 기준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는 믿음은 바뀌지 않았다.

앞서 언급했지만, LED 조명에 대한 국가표준은 우리나라가 최초다. 지난달 국제표준화포럼을 진행한 바 있는 송 과장은 “표준선진국들이 우리나라 기술수준을 낮게 생각하고 있다가, LED 조명을 국가표준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하니 다들 놀라는 눈치였다”고 소개했다.

국가 표준을 세계 표준으로…표준화 적극 참여해야

현재 송 과장은 LED 조명의 국가표준을 IEC 국제표준으로 추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가표준 제정을 바탕으로 이를 국제규격으로 만들어 LED 산업을 우리나라가 리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 때문이다. 디지털전자표준과는 지난 2002년 이후 디지털전자표준과가 국제표준으로 제안한 규격은 모두 44종에 달한다.

송 과장은 “LED 조명의 국가표준을 세계 최초로 수행하다보니 상당히 어려운 점도 많다”며 우선, 사례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송 과장은 “쉽게 말해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우리 것으로 소화할 수 있는 잣대가 없다는 것”이라며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송 과장은 그러면서 “관련 업계의 이견으로 어려움이 따르기도 하지만, 잘 풀어나갈 것으로 본다”며  “LED 조명산업의 경우, 그 기술개발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앞으로 기술개발 속도에 맞춰 매년 5~10% 정도는 업데이트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표준화 작업을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송 과장은 또 “LED 조명산업은 세계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은 산업인데, 문제는 얼마나 빠른 시간안에 기술적 수준을 높이느냐에 달려있다”며 “비록 충분한 인력이 아니지만, 한국의 LED 조명산업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관련 학계는 물론, 산업계와 전문가 등과 머리를 맞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송 과장은 그러면서 “표준화 과정에서 대기업의 참여가 저조한 것이 아쉽다”며 “아울러, 지금보다 조금은 더 많은 인력이 보강돼 표준화 작업 및 국제표준 활동의 내실을 기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고 아쉬워했다.
송 과장은 또 “기표원은 정부를 대표하는 표준화기관으로서 치우치지 않고 국제표준 동향 및 시장동향을 면밀히 관찰해 표준제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앞으로 표준화 작업에 더욱 가속도를 높여 소비자와 제조자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IEC 61508시리즈, 중요성 커질 것…앞으로 주목해야

한편, 송 과장은 “앞으로 그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며 “컴퓨터 기반 시스템의 기능안전을 정의한 IEC 61508시리즈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자동차, 조선, 항공, 산업공정 분야 등에 IT 기술이 적극 결합됨에 따라 프로그래머블 시스템, 임베디드 시스템 등이 확대·적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시스템의 기능안전(Functional safety) 확보에 따른 국제표준 적합성 요구가 늘고 있는 것.

기술표준원은 최근 IEC 61508 시리즈 국제표준 제정을 주도한 IEC TC 65A 기술위원회 의장을 초청해 세계적으로 활발히 적용되고 있는 IT융합 시스템의 기능안전 관련 국제표준 적합성 기준을 소개했다.

양 과장은 “국내 컴퓨터 기반 제어 시스템의 기능안전 관련 기술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높이는 기반을 만들고, 수출장벽을 뛰어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표준원은 올해 안에 컴퓨터 기반 제어 시스템의 기능안전 검증평가를 위한 국가표준(KS)을 제정하고, 산업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안전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배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