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춘 한원전기공업 대표이사

올해 변압기 업계의 여건은 더욱 좋지 않다. 약 1,300억원에 달했던 한전의 변압기 예가가 실제 입찰 결과 1,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전의 발주 물량도 지난해 10만대 규모에서 올해는 4만대가 줄어 6만대 수준에 불과했다.

더구나 한전은 현재 13년인 변압기의 내용연수를 폐지해 하자가 없는 제품은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전은 변압기를 원격으로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쌍수 한전 사장이 부임하면서 강력한 예산절감 활동을 전개하면서, 앞으로 한전만을 바라보고 살 수 없는 입장이 됐다.

최근 완료된 한전의 2009년도 변압기 연간단가 계약에서 한원전기공업(주)은 주상변압기(100kV) 5,496대를 수주했다. 낙찰금액은 80억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올해 창립 10년차를 맞이한 한원전기공업은 새롭게 재도약을 발판을 마련했다.

박광춘 한원전기공업 사장은 지난 1969년 대학을 졸업한 후 곧바로 변압기 전문회사인 신한전기공업에 입사해 한원전기공업을 설립한 후 지금까지 39년 동안을 엔지니어를 거쳐 CEO로서 변압기와 씨름해 왔다.

엔지니어로 살아왔던 그가 지난 2000년 10월, 경기도 화성군 비봉면에 한원전기공업(주)을 설립하고 장수기업이 즐비한 변압기 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자 고령이라는 이유로 걱정하는 사람까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박 사장은 “나이가 들었다고 허송세월 할 수 없었다”며 “실제로 사업을 시작해보니 만만치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사장은 한전에 기자재 공급업체로 등록한 후 한전의 변압기 물량을 납품을 목표로 회사를 키워갔다. 박 사장은 특히 설계에서 제조, 납품까지 품질확보를 강조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단 1건의 하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설계에서부터 제조, 납품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기술과 품질 확보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품질확보를 위해 한전에 납품 대기 중인 변압기 중에 1~2대를 무작위로 추출해 단락시험을 곧잘 벌인다.

단 1건의 하자도 용인하지 않겠다는 엔지니어로서의 자부심이 그 동인이기 때문이다. 기술력과 품질을 평소 강조해 온 박 사장은 최근 변압기 업계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알루미늄 주상변압기 개발을 지난해 상반기에 완료한 바 있다.

후발주자로 국내 변압기 시장에 CEO로서 땀과 눈물을 쏟은 지 10년. 한원전기공업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후발주자이지만 매출 100억원 시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박 사장은 “최근 한전 입찰 결과와 기 확보한 120만 달러 규모의 라오스 수출 물량을 확보해 9부 능선을 넘었다”며 “나머지는 민수시장을 공략, 올 목표를 달성 하겠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박광춘 사장은 꿈은 그가 먹는 나이보다 더 컸다. 그가 꿈꾸는 회사는 변압기의 ‘꽃’으로 불리우는 초초고압 분야다. 아직은 국내 유력 대기업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지만, 언젠가는 한원전기공업도 초초고압 분야를 다루는 종합 중전기 회사를 만드는 것이 박 사장의 꿈이다.

실제 사업계획을 갖고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의 문을 두드려 봤지만, 최소 500억원에 달하는 초기 투자비가 소요된다는 점에서 아직은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다. 하지만 박 사장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준다. 유입, 몰드변압기 뿐만 아니라 초초고압 변압기가 그가 엔지니어로서 최종적으로 다뤄보고 싶은 ‘욕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