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몰아친 경제 한파 속에서 경제주체들이 고난을 겪고 있습니다. 사람을 만나면 의례히 던지는  “잘 되느냐?”는 덕담에 “요즘 그런 말을 하면 구속감”이라는 답변이 돌아온다고 합니다. 누군가 지어낸 우스개 소리겠지만 우리네 살림살이와 나라경제가 얼마나 곤궁하고 앞이 보이지 않았으면 그런 말이 생겨났을까를 떠올리면 씁쓸하기만 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경제의 위기가 언제 끝날 거라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이 가슴 무겁게 합니다. 수렁에 빠진 미국 경제, 한 풀 꺾인 중국의 고도성장 등 주변 여건의 변화는 수출 의존도가 큰 우리경제의 주름살을 더욱 깊게 만듭니다.

현재진행형인 경제위기 속에서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뜨거운 키워드가 녹색성장입니다. 녹색성장은 환경(Green)과 성장(Growth),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단어의 조합입니다. 마치 미국의 유명한 가수인 사이먼과 가펑클이 노래한 ‘침묵의 소리 (The Sound of Silence)’처럼 모순된 표현입니다. 하나의 가치로 용해될 것 같지 않은 두 단어의 결합은 이미 선진국에선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으로 실현되고 있습니다. 환경의 위기와 자원위기를 해결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화두는 이제 세계적인 흐름이며 우리 정부도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삼아 강도 높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우리는 녹색성장이 한국경제의 앞날을 밝히는 새로운 가치로 자리매김할 것을 간절히 기대합니다.

그런 한편으로는 정부가 추진하는 녹색성장의 진정성이 무엇인지 의문이 드는 많은 행태를 지켜보면서 견자(見者)의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좀더 진지하고 겸손한 자세로 길게 호흡하면서 먼 미래를 보고 정책을 세워 추진하지 못할까하는 안타까움이 먼저 들기 때문입니다.

‘팬시’하고 ‘섹시’한 정책이나 ‘화장발’이 통하는 시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며 오만입니다. 화려한 포장, 이벤트와 성과주의에 얽매어 임기 내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접근은 부작용을 초래할 뿐입니다.최근 정부가 태양광의 발전차액지원 용량을 제한하고 폐지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야기된 잡음과 파장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원칙과 방향성, 정책 철학의 빈곤을 메워 녹색성장이 성공하길 충정어린 마음으로 주문합니다. 우리의 현실이 아무리 가혹하고 혹독하더라도 우리는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희망은 생존의 싸움에서 끝까지 견지해야할 마지막 가능성입니다. 경제위기에 발목이 잡혀 주저앉을 것인가, 녹색성장의 새로운 기회를 잡고 살아남아 도약할 것 인가는 결국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희망의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위기에 더욱 빛을 발하는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하고 성장동력을 담보하는 R&D에 매진해야 합니다. 녹색성장의 핵심도 어찌 보면 우리에게 부(富)를 안겨줄 녹색기술을 찾아 여기에 집중 투자하고 시간을 당겨 우리경제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동력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제주체 모두가 기업가 정신의 뜨거운 열정으로 타올랐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력경제신문은 창간이후 고집스럽게 ‘희망’이라는 명제에 천착해왔습니다.‘기술이 희망이다’ ‘상생이 희망이다’ ‘원자력이 희망이다’ ‘수출이 희망이다’ 라는 ‘희망 시리즈’가 그러한 바탕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기획물이였고 취재의 결과물이었다는 것을 감히 말씀드립니다. 희망을 전하고 나누면서 우리네 기자들도 희망을 품을 수 있었고 현장 곳곳의 희망찬 기운과 역동성을 보면서 가슴이 뜨거워지고 벅찼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전력경제신문은 글로벌 경제위기의 한 복판에서 고군분투하는 전력인에게 희망의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신문이 되겠습니다. 전력인들이 국가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저력을 다시 발휘하여 침체 늪을 벗어나는 새로운 돌파구를 여는 대열의 제일 앞줄에 전력경제신문이 서겠습니다.

전력경제신문은 ‘깐깐한 신문’ ‘깨끗한 신문’ ‘희망을 전하는 신문’이라는 창간 정신이 현실 속에서 실천적 모습으로 구현되도록 힘써 노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깐깐한 감시‘와 ’깨끗한 비판‘ 그리고 ’희망의 비전 제시‘를 좌표로 삼아 유의미한 언론 행보(行步)를 해나갈 것입니다. 3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창간호를 앞두고 설레임과 내적 엄밀함이 충만했던 그 때로 돌아가 초심의 마음을 다시 새겨 기자 혼이 담긴 기사로 독자에게 다가가겠습니다. 지난 3년간 전력경제신문에 보내주신 독자들의 따가운 질타와 뜨거운 격려의 누적분(累積分)이 현재의 전력경제신문이라고 자임하며 자부합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독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리며 많은 성원과 꾸짖음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