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코 화를 내지 않는 사람
 
택시 기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의외로 배울 점이 많다. 어쩌면 수많은 사람들을 대하면서 터득한 내공일지도 모른다. 지난 호에 욱하는 성격에 대해 이야기 했다.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대인관계나 모든 생활에서 욱하는 성격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욱 했다가 후회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후회라도 하면 다행이다. 자기 성질에 못 이겨 울분을 끌거나 자기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멀리할 것이다. 외톨이가 되어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쩌면 자기 스스로 외톨이가 된다는 것은 삶을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 할 수도 있다.

S커뮤니케이션의 S실장은 웬만해서는 결코 화를 내지 않는다. 직원이 실수를 해도, 대형 사고가 터져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화를 내기보다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한다. 그가 그렇게 하는 것은 화를 내면 의사전달이 어렵고, 화를 낸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화를 내지 말고 침착하라는 것을 알면서도 웬만한 사람들은 화를 내고, 당황한다. 순간적으로 자기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감각이 선천적으로 둔한 것도 아닌 S실장은 어떻게 그러한 내공을 쌓았을까?

■ 준비한 자와 준비하지 않은 자

S실장이 말하는 비법은 간단하다. 어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미리 시나리오를 만들어 그에 따른 대응책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즉 연상을 통한 시뮬레이션이다. 그것은 비단 욱하는 성질을 죽이는 데만 유용한 것은 아니었다.

비즈니스를 위해 누군가를 만날 때 다양한 변수에 대한 사례를 놓고 이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 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는 계산을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당황하거나 실수를 하는 법이 없고,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드는 법도 없다고 한다.

혹자는 그런 S실장이 지나치게 계산적이고 실리만을 챙기려는 사람이라고 평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몰라서 하는 이야기다. 상대방은 그런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그 정도 머리를 쓰고 대비하는 사람이 그런 부분을 간과할리도 없다.

간혹 미팅을 하면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나오는 사람도 있다. 작전 없이 전투에 나서는 군인과 같다. 한마디로 ‘날 잡아 잡수’ 하고 목을 들이미는 것과 다름없는 패배가 예고된 게임이다.

누군가를 만나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상대방에서 이렇게 나온다면 이렇게 대응하고, 어느 선까지 요구하고, 어느 정도까지 포기를 하고, 설득은 어떻게 하고…. 대략적인 시나리오를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한다면 결코 당황하거나 화를 낼 일은 없을 것이다.

준비한 자와 준비하지 않은 자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비즈니스에서 우연한 성공은 없다. 또한 우연한 패배도 없다. 준비된 자만이 성공할 수 있고, 준비 안 된 자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