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정수 전력연구원 수화력발전 연구소장

명품 열풍이 불고 있다. 우리나라는 명품 대국이라고 할 수 있다. 명품에 눈이 먼 일부의 나쁜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좋은 면도 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국민들의 생활이 향상되고 문화를 향유할 만한 단계가 되면서 명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명품은 단순히 값이 비싼 것이 아니고 나름대로 품질, 디자인, 명성, 가치에 있어서 다른 상품과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명품 열풍을 긍정적으로 보기로 하였다. 구청에서 공원을 새로이 조성하면서 내놓은 슬로건이 ‘명품 공원’이다. 잘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명품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이며 국가적으로 품격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명품의 사전적 의미는 ‘뛰어 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유명한 상표의 비싼 물건’ 또는 ‘동일한 상품 중 브랜드 인지도가 가장 뛰어난 상품’의 의미를 뛰어 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명품이란 사물 자체가 자기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가치이자, 실질적인 사용가치를 웃도는 아우라(Aura)를 지닌 물건’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진정한 명품은 오래 숙성된 브랜드의 명성 속에서 세대를 뛰어 넘는 자신만의 향기와 가치를 일관되게 갖는 것이며, 단지 값이 비싼 제품이 아니라 부모가 자녀에게, 선배가 후배에게 대물림 할 수 있는 ‘질’을 담보한다.

즉, 남이 따를 수 없는 기술과 기획력으로 전통과 함께 불멸의 지속적인 가치를 지니는 것, 희소성의 논리로 정당하게 대접받는 것, 쓰면 쓸수록 빛을 발하는, 그리고 무엇보다 사용하는 사람이 만든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때만 그 진가를 발휘하는 하나의 상품이자 예술품, 그것이 바로 명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고품질과 핵심기술을 만드는 장인정신이 있어야 한다. 명품의 기본은 무엇보다 높은 품질과 핵심기술을 확보하여 타 제품과 확연하게 차별성을 이루는 것이다. 생체공학 장비회사인 ‘메드트로닉’의 경우는 장인정신과 철저한 검사를 통해 완벽한 품질을 구현하고 있다. ‘루이뷔통’은 가죽재료 선별, 디자인, 마감을 장인이 직접 수행하고 수천번의 지퍼검사, 낙하실험 등의 사전 테스트를 실시한다. 또 다른 패션 명품 ‘에르메스’는 실크 프린팅 스카프 하나를 디자인하기 위해 40명의 예술가를 동원한다.

명성이 자자해야 한다. 명품은 대중들이 쉽게 인식하고 수용하는 ‘명성’이 있어야 한다. 명품 브랜드는 브랜드 명으로 유명해야 하며 명품과 일반 상품이 구분되어야 한다. 결국 명품 브랜드는 판매를 목적으로 시장에 출시되는 제품으로서 명성을 지녀야 한다.

전통이 있어야 한다. 시간을 통해 검증을 받음으로써 하나의 ‘전통’을 확립해야 한다. 전통이란 대대로 계승될 수 있는 바람직한 그 무엇이다. 따라서 명품 브랜드는 적어도 한 세대인 30년의 세월을 통해 소비자로부터 검증을 받아 생존한 후, 다음 세대로 승계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적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샤넬’, ‘에르메스’, ‘페라가모’ 등 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100년을 넘는 역사를 통해 형성되었다.

희소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 명품은 소수 고객의 개별요구에 대응하는 희소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명품 기업은 고급 소비자의 자기존중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아주 소량만 생산하는데 조니워커의 스카치 위스키인 ‘블루’는 한정된 수량만 생산하고 각 병에 고유번호를 부여한다.

기업철학이 스며든 고유가치가 있어야 한다. 명품기업은 기업철학과 고유 가치를 제품과 로고에 반영시켜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있다. 철학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고 이를 일관되게 지속하는 것이다. 단기간에 만들어진 명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샤넬’하면 누구나 ‘엘레강스’하면서도 실용적인 ‘심플함’을 떠올린다. ‘샤넬’의 이런 패션 철학이 장기간에 걸쳐 고객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결국 사람이다. 명품은 결국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전문 기술자가 개발하는 것이다. 공병호의 ‘명품 인생을 만드는 10년 법칙’에서 명품 인재는 ‘탁월한 성취를 추구하는 전문가인 진정한 프로’로서 차별성을 가지려고 ‘끈기와 반복, 집요함’으로 자신의 전부를 걸으라고 권하고 있다. 명품은 결국 기술과 전략이 있는 사람, 명인에 의하여 태어난다. 우리의 전력기술 분야에서도 이런 명인과 명장들이 많아서 본인에게도 영광이 되고 제품도 명품이 되는 날이 오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