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정수 전력연구원 수화력발전연구소장

요즘에는 특구시대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전국에 특구가 많다. 경제특구, 관광특구, 지방마다 친환경농업특구가 있고 관광특구 중에서는 금강산특구가 잘 알려져 있다. 그 중에 가장 오래되고 독특한 문화를 가진 곳이 대덕연구개발특구이다. 대덕연구단지라 불리는 곳이다.

박사들이 많아서 식당에서 박사님 하고 부르면 절반 이상이 돌아본다는 곳이다. 똑똑한 부모를 둔 덕에 특구 내 학교의 선생님들이 다른 지역보다 힘들어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도 사람들이 비교적 신사적이어서 택시기사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필자가 잘 아는 택시기사 분은 이 지역에서만 영업을 하고 계신다. 또 이 지역의 식당주인들도 만족도가 높다. 외상값이 없고 손님들 간에 싸움을 하거나 주인에게 시비하는 분이 별로 없어서 선호한다고 한다. 반면에 식당 손님은 입맛이 까다롭고, 학생과 학부모들도 그리 만만하지 않은 단점도 있다. 현재 특구 안에는 20개 이상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모여 있고 40곳이 넘는 기업부설연구소와 700여 개의 크고 작은 회사가 모여 있다. 3만 7,000여 종사자 중에서 박사학위를 가진 고급인력이 6,500명 정도라고 하니 가히 박사특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이렇게 연구소들이 즐비한 대덕연구개발특구 안에 특별한 간판을 내건 연구소가 있다. ‘해장국연구소’, 특구의 큰 길 가에 위치한 ‘00해장국’ 집의 정문 옆에 자랑스럽게 붙여진 간판이다.  말 그대로 ‘00해장국’ 식당의 부설 연구소인 것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지난 밤 숙취해소를 도울 수 있을지, 맛있는 해장국을 끓일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맛있는 식사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