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는 어떤 곳?
국내 기업들 중에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게 돼 주요 경쟁국 기업들에게 표적이 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보기관들을 동원해 자국의 첨단기술을 보호함은 물론 타국의 산업정보를 수집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국가정보원도 산업스파이 방지의 전면에 섰다.

2003년10월 국내정보·외사 등을 담당하는 국정원 2차장 산하 기구로 산업기밀보호센터를 신설, 국제 산업스파이 활동을 차단하고 국내 첨단기술과 핵심인력을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기밀보호센터가 신설된 2003년 6건(29명)을 비롯, 2004년 26건(74명), 지난해 29건(98명)의 기술유출 시도를 막아냈고 올해 들어서도 6건(28명)의 산업스파이를 적발했다. 2003년 이후 적발한 사건의 피해 예방액만 약 8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산업기밀보호센터에서는 산업스파이 색출뿐만 아니라 각 기업체를 상대로 산업보안에 관한 교육 및 컨설팅 활동도 벌이고 있다.

2004년 3월부터 전자, 정보통신, 생명공학·화학, 기계 등 4개 분야 85개 기업이 참여하는 ‘산업보안협의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회원사에 대해 ‘첨단 산업기술보호동향’ 등 국내외 산업보안 관련 정보자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소기업청과 공동으로 인천과 대전 등 8개 지역을 순회하며 ‘산업보안 설명회’를 실시했으며 올해도 10개 지역에서 순회설명회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산업보안 지도·교육을 통해 기술보호 대책을 지원함으로써 산업체와 연구소들의 자율적인 보안관리 능력을 배양토록 한다는 것이 국정원의 목적이다.

또한 국정원은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중소기업청, 특허청 등 5개 정부 유관부처들과 ‘산업보안정책협의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검·경, 기무사 등이 참여하는 ‘정보수사기관 산업보안협의회’도 운영하고 있다.

■  국정원의 산업보안활동

▷산업보안 교육지원-업체의 요청에 의한 수시교육과 정보대학원에서 기간별로 실시하는 정기교육이 있고, 업체 요청 시 방문교육도 실시한다. 신청은 국정원 홈페이지나 전화111*3

▷산업보안 지도활동-첨단기술 보유 업체를 대상으로 산업보안 담당관이 현장을 방문, 분야별 보안관리 실태 진단, 보안관리상 취약점 및 문제점을 발굴하여 업체 특성에 부합되는 보안관리체제 지원. 또한 해외사업장 보안관리 취약점에 대한 개선대책 지원. 

▷산업보안 워크삽-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나 연구소 보안담당 직원 및 연구기획분야 책임자를 선정하여 보안대책, 법적 대응방안 등 유용한 정보제공 및 선진 보안관리기법 전수. 

▷산업보안 정보자료 제작·지원-산업기술 보호관리 자료 제작·지원.

▷산업스파이 신고상담소 운영-인터넷 산업스파이 신고코너 운영, 전화(111*3) 및 직접상담. 보안상 대처요령, 사건이 발생 시 조치방법·예방요령 등 상담.

▷정보대학원「산업보안과정」교육-산업보안의 중요성과 산업기밀에 대한 보호·관리기법 무료 교육.

■ 외국 정보기관의 산업 정보수집활동
경제전쟁 시대에서 국가의 안보정책은 냉전기와 전혀 다른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경제를 안보의 전면에 내세우면서 정보기관들이 국익을 위한 산업정보 획득과 방어에 주력하고 있다.

냉전종식으로 일거리를 잃어가는 듯했던 첩보조직이 경제전쟁에서 새로운 임무를 찾은 것이다.

미국은 CIA임무에 경제첩보 활동을 공식적으로 포함시켰다.
경제첩보에는 기술에 대한 보호 뿐 아니라 자국 기업을 위한 산업스파이 행위까지 포함된다. 경제첩보 활동은 CIA뿐만 아니라 국가안전보장국(NSA), 연방수사국(FBI), 각 군 정보기관 등이 긴밀히 협력하는 체계를 이루고 있다.

95년 미일 자동차협상에서 미국 협상단이 일본의 협상전략을 간파하고 회담을 주도하며 일본 협상단을 좌지우지한 것도 CIA가 일본 측의 내부 정보를 도청해 미국 협상단에 알려 주었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있다.

프랑스 대외안보총국(DGSE)도 각국에 파견된 기관원을 경제첩보 활동으로 전용하고 있다.
94년 한국의 고속철도 기종이 프랑스 알스톰사의 TGV로 결정된 것은 프랑스 정보기관 대외안보총국(DGSE)가 독일 지멘스사의 협상내용이 담긴 팩스를 중간에서 가로채 알스톰사에 넘긴 공작 때문이라고 독일 언론들이 보도한 바 있다.

영국의 MI5(국내담당)와 MI6(해외담당), 독일의 정보부·헌법보호청·방첩대 등 3대 기관, 러시아의 연방보안부(FSB)와 대외정보국(SVR) 등 정보기관들도 자국의 이익을 위한 산업정보 획득 활동을 하고 있다.

일본은 공식적으로 독립된 국가정보기관은 없지만 법무부 공안조사청, 방위청 정보본부, 통산성, 외무성 국제정보국 등이 민간 종합상사와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국무원 직속 국가안전부(MSS)를 필두로 50여개의 정보기관이 당·정·군 산하에 조직돼 선진기술 획득 활동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세계 어느 나라나 가장 위협적인 산업스파이 꼽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 국익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각국 정보기관

2003년 5월, 국내 PDP 제조기업인 S사의 누군가가 회사의 핵심기술을 외국으로 유출하려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국정원은 즉시 ‘전담반’을 편성해 은밀히 S사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탐문 등을 통해 떠오른 용의자는 임원승진에서 탈락한 정모 부장(46세). 인사에 불만을 품은 그에게 대학후배이자 전 S사 직원인 김모 씨가 접근, ‘PDP 다면취 공법’에 관한 기술을 빼내주면 거액을 줄 것을 제안했다.

정 씨는 1차적으로 관련 기술자료 일부를 2억 원에 넘기기로 합의 후 관련 자료를 수집하여 디스켓에 복사해 왔다. 귀신도 모를 것이라 생각했던 정씨 범행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끊임없이 주시하던 국정원 요원들에 의해 낱낱이 밝혀졌고 결국 체포되고 말았다. 업계에서는 해당 기술이 해외 경쟁업체로 유출됐을 경우 3조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단지 이 사건뿐만 아니라 근래에 적발된 산업스파이 검거 사례를 보면 국가정보원의 활약이 두드러진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