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력관련노동조합연대회의 대표자들은 지난달 9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전력산별노동조합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이날 전력연대는 정부의 공기업선진화 계획을 또다른 민영화로 규정, 이를 저지하기 위한 공동투쟁의지를 결의했다.

3차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이 마침내 발표됐다. 한전기술과 한전KPS는 민영화 기관으로 분류돼 지분매각을 실시하고, 추후 여건에 따라 나머지 지분의 매각이 추진된다. 이미 예고된 대로, 한전과 화력발전사는 인력 감축으로 대변되는 강력한 경영효율화 태풍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전력노조 등 노동계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전력노조 등은 지난달 산별추진을 선언하고, 정부의 선진화 정책 추진에 맞서겠다고 공언해 왔다. 실제로 전력노조는 정부의 3차 선진화 추진계획이 발표되자 철회를 요구하며 강력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전KPS의 사유화 저지를 내걸고 150여일 동안 천막농성을 벌여온 한전KPS노조 역시 강력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선진화 추진계획에 따르면, 전력계는 크게 민영화로 분류된 한전기술과 한전KPS 2곳과 특별한(?) 경영효율화 대상으로 분류된 한전과 화력발전5사, 3차 계획에 언급되지 않은 한수원을 비롯한 나머지 기업은 ‘효율성 10% 제고 목표를 갖는 경영효율화 대상’으로 각각 분류됐다.

3차 방안이 발표되자, 전력노조는 즉각 성명서를 발표하고 “한전의 선진화방침을 즉각 철회하고, 전력산업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한전 재통합 방안을 즉각 검토하라”고 반발하고 있다.

■ 민영화 대상…한전기술?한전KPS

1975년에 설립된 한전기술은 원자력 및 수?화력 발전설계, 발전소 건설사업의 관리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한전 98%, 한국원자력연구원가 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는 한전기술을 민영화 대상 중 ‘지분일부매각’ 대상으로 분류하고, 2012년까지 40%를 매각키로 했다.

고유가 등으로 세계 원전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핵심?원천기술 미확보로 독자적인 해외진출이 제약을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원전 부문의 설계 자립도는 95% 수준이나 핵심설계 코드 등 원천기술에 대한 기술 재실시권 미확보로 기술이전을 요하는 해외진출에 제약을 받고 있다며 매각 사유를 언급했다.

정부는 그러면서 내년 중 상장 또는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20% 수준을 매각하고, 2012년까지 20%를 추가 매각해 민간 경영참여를 통한 핵심기술 조기확보 및 경영투명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지분은 핵심?원천기술 확보 및 원전사업 해외진출 여건 등을 고려해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사주 4%를 포함, 이미 20%의 지분이 매각된 한전KPS도 민영화 대상 중 지분일부 매각 대상으로 분류됐다. 1974년에 설립된 한전KPS는 발전소 설비, 송변전 시설의 정비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는 민간의 시장참여 확대가 가능한 분야이나 관계회사 간 수의계약 방식으로 경쟁에 제약에 존재한다며 원전정비 분야 독점과 수?화력정비 분야 약 80% 점유를 근거로 제시했다. 정부는 그러면서 2010년 중 10% 수준릏 우선 매각 후,  2012년까지 10%를 추가 매각해 발전정비시장 경쟁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지분은 국내 발전정비업체간 유효경쟁여건을 감안, 매각을 추진한다.

■ 경영효율화 대상…한전?화력발전5사

정부는 경영효율화 대상으로 한전과 화력발전5사를 분류하고, 강력한 효율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한전과 관련, 유지보수 민간위탁 확대, 자회사 업무이관, 영업인력 감축 및 배전운영인력 효율화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설비 유지보수 업무 전반에 대해 민간위탁 확대 및 시스템 개발 업무 등 자회사가 수행 가능한 업무의 자회사 이관을 추진한다. 아울러 판매시스템통합(SI) 및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구축에 따라 지점광역화를 통한 지점 축소하고 영업인력도 감축키로 했다.

또 배전?판매의 9개 사업본부와 7개 지사를 사내회사 형태의 10~14개 독립사업부로 개편, 내부경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부별로는 재무제표 산출, 예산편성 및 경영?인사재량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화력발전자회사도 지원 조직 축소 및 인력관리 효율화 등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처?실 통폐합을 통한 발전사 본사 조직 및 발전사업소 공통지원인력의 슬림화를 기할 방침이다.

아울러 발전사별로 연료의 개별구매와 공동구매의 전략적 운용을 기하고, 토목?건설 인력의 전환배치를 통해 향후 발전소 운영인력 등의 증원 소요를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또 발전자회사간 발전경쟁 강화 방안도 강구된다.

특히 소비자 선택권 제고를 목적으로 소비자의 소비패턴과 선호를 반영할 수 있는 요금체계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간대별 요금제 등을 통해 피크타임 수요를 분산하고 에너지 절약과 요금절감을 유도할 방침이다. 정부는 피크타임 수요 5% 분산시 314만㎾의 설비 절감이 가능, 가스복합화력발전을 기준으로 약 1조 9,000억원 투자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력노조는 “실질적인 내용은 소비자 선택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전력산업을 민영화하겠다는 정책에 다름아 아닌 것”이라며 “진정한 소비자 선택권은 전기를 값싸고 안정적으로 사용하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가스는 경쟁도입…지난은 민영화

천연가스의 도입?도매를 독점하고 있는 한국가스공사는 발전용에 한해 우선적으로 경쟁체제가 도입된다. 가스공사의 지난해 천연가스 판매량은 2,546만톤으로, 용도별로는 발전용이 43%, 산업용이 20%, 가정용 등 일반용이 37% 수준이다.

정부는 발전용 물량에 한해 2010년 중으로 도입?도매부문의 신규 판매사업자 허용을 통해 경쟁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추후 산업용으로 경쟁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쟁 물량은 총 예상수요 중 가스공사 기 계약분을 제외되며, 가스공사 및 신규 판매사업자간 도입경쟁이 실시된다. 따라서 경쟁 도입 첫해에 실질적인 경쟁이 가능한 물량을 보장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가 46.1%, 한전이 26.1%, 서울시 14%, 에관공 13.8%로 구성된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올해와 내년 중에 증시 상장을 통해 공공지분을 51% 이상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일부 지분을 매각, 민영화 할 방침이다. 지분매각시에는 1인 주식소유 한도를 일정비율로 제한을 검토하고, 경쟁 여건 조성을 위해 지역난방공사의 향후 신규 사업 참여 또한 제한할 방침이다.

지난의 자회사인 안산도시개발(주)와 인천종합에너지(주) 역시, 올해부터 지난이 지분 매각을 통해 민영화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