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을 비롯한 전력 공기업들이 진정 장애인 채용 의무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전력 공기업 대부분이 장애인 상시고용비율(2%)을 적극적으로 준수코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부 언론은 7월 29일 기획재정부가 고승덕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2007년 공기업 경영현황 자료를 근거로 공공기관의 장애인 신규채용 현황에 대해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한국동서발전과 중부발전의 경우 2007년 신규채용 당시 장애인을 한 명도 뽑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장애인 채용에 대한 공기업의 의무를 소홀히 하는 기업으로 비춰졌다.

하지만 일부 언론의 이 같은 보도는 ‘2007년 장애인 신규채용 현황’ 자료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 확인 없이 이뤄져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2007년 신규채용 당시 장애인 채용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밝혀져 장애인 고용 의무를 외면하는 기업으로 낙인찍힌 중부발전과 동서발전의 경우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사실과는 다른 점이 많다.

중부발전과 동서발전의 경우 2007년 신규채용 당시 장애인 지원자 중 최종합격자가 없어 채용을 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두 회사 모두 하필 이런 이유로 장애인 채용이 없었던 2007년 현황만을 보고 장애인 채용을 외면하는 기업인 것처럼 보도돼 상당히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두 기업 모두 현재 장애인 상시고용비율 2%를 초과하고 있는 장애인 채용 우수기업으로, 장애인고용촉진공단으로부터 상을 받았거나 장려금을 받고 있는 터라 억울함은 더할 듯싶다.

중부발전의 경우 현재 장애인 상시고용비율이 2.2%로 의무 비율을 초과하고 있으며, 문제가 된 2007년에도 의무 비율을 충족한 상태였다. 동서발전도 현재 2.25%의 장애인 상시고용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장려금을 신청한 상태이다.

한전을 비롯한 전력그룹사의 장애인 고용 현황(표 참조)을 살펴보면 의무 비율 2%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근접하고 있으며, 장애인 채용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현황만으로 장애인 채용의 비적극성 여부를 판단해서는 곤란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그룹사 장애인 채용 현황을 보면 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동서발전, 한전전력기술, 한전KDN이 상시고용비율 2%를 초과하고 있고 한수원, 남동발전, 남부발전,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가 2%에 조금 못 미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의미 비율에 못 미치고 있는 회사들도 현행 채용 기준상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애인 채용에 대한 의지를 수치상으로만 판단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한전을 비롯한 전력그룹사들은 특별전형을 통해 뽑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공채 과정을 통해서 장애인을 채용하고 있다. 장애인에게는 전형 단계별로 5~10%의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으며, 장애인 모집군을 별도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는 회사도 있다.

특히 한국전력기술의 경우는 신규채용시 장애인고용촉진공단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채용을 함으로써 의무 비율을 준수하고 있다. 현재 2.4%의 장애인 상시고용비율을 나타내고 있는 한전기술은 2005년부터 장애인 채용 장려금을 받고 있다.

한전을 비롯한 전력그룹사 인사팀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장애인 채용에 적극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장애인 상시고용비율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지원자가 부족하거나, 최종 합격자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는 의무 비율을 지키고 싶어도 어쩔 도리가 없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많이 뽑고 싶지만 자질이 부족한 데 장애인이라고 무조건 뽑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 공통된 고민이다.

다만 이러한 고충을 이해하는 한편으로 좀 더 적극적인 장애인 채용에 대한 의지가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전력그룹사 전체가 장애인 채용시 가산점을 부여해 합격 가능성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채용 방안의 폭을 좀 더 넓힐 필요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전기술은 장애인고용촉진공단으로부터 추천받은 인력에 대해 주로 면접을 통해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경우 채용을 하고 있다.

물론 추천된 장애인이 업무적 수행 능력이 지나치게 못 미친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예외가 되겠지만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추천시 해당 회사가 요구하는 자격에 부합하는 대상을 추천할 것이기 때문에 업무에 따른 능력이나 자질에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