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각 시운전 준비 중인 KSTAR.

전 세계적으로 생존을 위한 에너지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안정적인 석유과 천연가스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7%에 이르는 우리나라는 석유소비 세계 7위, 석유 정제능력 세계 5위, 전력소비 세계 12위의 세계 10대 에너지소비국이다. 에너지수입액만 연간 600억~700억에 달러에 이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세계 9위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차세대에너지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화석연료의 가격이 해마다 급등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국내 기술에 의한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자원 확보에 대한 분쟁과 갈등이 더욱 심해지는 상황에서 최적의 대체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핵융합에너지다.

■ KSTAR 최초 플라즈마 달성 의미
우리나라 차세대 핵융합 연구장치 ‘KSTAR'가 최초 플라즈마 발생에 성공하며 초기 운영단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이에 따라 향후 국제 공동연구에 중심장치로 운영과 함께 단계별 목표에 따라 초전도 토카막 운전기술 확보를 시작으로 고성능 장시간 운전기술 등 상용핵융로 건설을 위한 핵심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STAR 최초 플라즈마 달성은 세계 최초로 ITER 설계와 동일한 초전도 재료인 Nb3Sn(니ㄴ오븀 주석합금)을 활용한 토키막 핵융합 연구장치의 운전에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핵융합 연구를 수행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KSTAR와 동일한 초전도 재료를 사용하는 ITER의 성공 가능성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사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 KSTAR 진공용기 내부 모습

또 최초플라즈마 발생 성공은 KSTAR 종합시운전의 완성단계로 각 세부장치의 기본 성능이 최종적으로 검증됐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KSTAR 종합시운전 4단계 과정에 약 24명의외국 전문가가 동참함으로써 KSTAR의 기본 성능에 대한 국제적 신인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KSTAR는 이번 최초플라즈마 발생에서 기준(ITER와 동일 기준 적용)이었던 플라즈마 전류 100kA, 플리즈마 지속시간 100ms(0.1초)를 뛰어넘는 플라즈마 전류 133kA, 플리즈마 지속시간 249ms를 발생하는 결과를 얻었다.

초기 플라즈마 발생 기준은 규격화된 것은 없으나 토카막 장치별 특성에 따라 측정 및 진단 가능한 목표값을 설정해 달성하고 있다. 영국 JET장치(세계 최대 규모)의 경우 플라즈마 전류의 설계값이 7MA급이지만 최초 플라즈마는 19kA 수준으로서 정격의 약 0.2% 값을 달성했다.

참고로 ‘플라즈마’란 고체, 액체, 기체 다음의 물질의 네 번째 상태로 불리며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돼 기체보다도 훨씬 자유로운 상태를 말한다. 높은 온도 또는 전압차가 있는 경우 플라즈마 생성이 가능한데, 태양은 높은 온도와 중력에 의해 99%이상이 플라즈마로 존재한다.

또 핵융합 반응은 태양이 열을 내는 것과 같은 원리로, 고온의 플라즈마에서 발생이 가능하며, 핵융합장치는 태양과 같은 플라즈마 발생조건(초고온)을 지구상에서 실현코자 하는 노력으로 ‘인공태양’도 불린다.

우리나라의 핵융합장치는 KSTAR, EU는 JET, 일본은 JT-60으로 명명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EU 등 7개국이 공동연구하고 있는 국제핵융합시험로는 ITER로 불리고 있다.

■ 최초 플라즈마 발생 실험 과정
KSTAR는 2007년 9월 장치 완공 후 최초 플라즈마 발생 실험을 위해 진공 시운전과 극저온냉각 시운전, 초전도자석 시운전, 플라즈마 발생 시운전 등 4단계에 걸친 장치의 종합 시운전을 수행했다.

▲ 최초 플라즈마 모습

세계적으로 초전도 자석의 극저온 냉각과정에서 누설 등으로 시운전이 지연되거나 최초 플라즈마 발생 달성에 실패한 경우도 있지만 KSTAR의 경우 각 시운전 단계에서 장치의 성능을 저해하는 심각한 누설이나 결함 없이 단 한 번의 시도로 종합 시운전을 수행해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다.

핵융합연구소는 2008년 3월 연계설비 공사를 완료하고 ▲4월 2일 1단계 상온진공 시운전 완료 ▲5월 2일 2단계 극저온 냉각 시운전 완료 ▲6월 6일 3단계 초전도 시운전 완료 ▲6월 13일 최초 플라즈마 발생 달성 ▲6월 30일 4단계 플라즈마 발생 시운전 완료 등 종합 시운전 과정을 단 한 번에 성공적으로 마쳤다.

KSTAR 종합 시운전을 단계별로 살펴보면, 1단계인 상온진공 시운전 단계는 KSTAR 극저온 냉각과 온도유지를 위한 고진공 운전환경 구축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1단계에서는 KSTAR 장치 초전도 자석 계통의 극저온 냉각과 운전온도 유지를 위해 필요한 진공 단열 환경을 제공하는 저온용기, TF 전류인입계 및 PF 전류인입계의 진공 누설 여부를 확인해 신뢰성을 확인했다. 또 진공용기의 진공 누설 검사를 수행해 고성능의 플라즈마 생성을 위해 고진공 운전 환경을 확인했다.

1단계 시운전 결과 진공용기 3.0×10-8mbar, 저온용기 3.0×10-8mbar 진공을 유지했다. 최초 플라즈마 발생 실험이전에 10-8mbar 중간영역의 진공용기 내부 진공도는 외국에서 사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조건을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2단계인 극저온 냉각 시운전 단계는 KSTAR 초전도 자석의 초전도 상태 도달을 위해 극저온 운전온도까지 냉각을 수행하고 장치의 종합성능을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단계에서는 헬륨 냉동기, 헬륨 분배 계통, 전류인입장치 등 관련 장치들의 연계 운전을 완수해 전체 저온 시스템의 운전 성능을 확인했다. 또 KSTAR 초전도 자석을 비롯한 자석 구조무르 열차폐체 등을 극저온의 운전 온도까지 안정적으로 냉각해 종합 성능을 최종 확인했다.

2단계 시운전 결과 총 300톤에 달하는 초전도 자석을 극저온 운전 온도인 영하 268도(5K) 이하까지 냉각하는데 성공, 모든 초전도자석이 완벽한 초전도 상태에 도달해 토카막의 정상적인 운전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또 세계 최대 규모의 토카막 초전도자석 냉각 달성 및 성능 입증과 함께 동양 최대 규모의 극저온 헬륨 냉동기 운전 달성과 국내 최대 규모 극저온 헬륨 수송 배관 및 헬륨 분배제어계 개발에 성공했다.

3단계인 초전도 전원 시운전 단계는 초전도 자석계통의 통합 전류 인가 시험의 성공으로 전자석의 성능을 최종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3단계에서는 전원계통의 동작성능 및 장치제어·보호계통의 운전 안정성을 검증했다.

3단계 시운전 결과 TF 초전도자석의 장시간 연속 운전(15kA 8시간 유지) 및 PF 초전도자석의 동시 운전제어를 달성했다. ITER와 동일한 초전도 재료인 Nb3Sn 초전도자석의 국내 기술에 의한 제작공정의 신뢰성을 확인하고, 전원장치를 비롯한 플라즈마 방전을 위한 모든 하드웨어의 최종 검증을 통해 주장치 자석의 주요 운전 능력 및 한계에 대한 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4단계인 플라즈마 발생 시운전은 핵융합 연구의 본격 착수를 위한 안정적인 플라즈마 발생 시험의 성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4단계에서는 전자석 전원의 초기성능한계 내에서 초기 플라즈마 방전을 달성하기 위한 운전 시나리오를 검증하고 교정했다.

4단계 시운전 결과 세계 최초로 운전 안정성이 높은 Nb3Sn 초전도 토카막에서 플라즈마 방전에 성공했다. 또 KSTAR 토카막 시스템의 주장치, 부대장비 및 부대설비의 종합 시운전에 성공해 시스템 전체의 시운전을 완료했다.

▲ 15일 핵융합연구소에서 열린 KSTAR 최초 플라즈마 발생 시연회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KSTAR 가동 버튼을 누르고 있다.

■ KSTAR 최초 플라즈마 발생 검증
정부는 KSTAR 최초 플라즈마 발생의 과학적 검증절차를 명확히 하고, 관련 전문가가 검증함으로써 완료된 과학프로젝트의 객관성 및 신뢰성을 높이고자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했다.

김정구 물리학회 회장을 위원장으로 황주호 교수(서울대 원자력공학과), 송명재 전무(한수원 발전본부장) 등 과학기술계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 검증위원회는 3차(2008년 6월 4일, 7월 2일, 7월 8일)에 걸쳐 KSTAR 장치 시운전 준비상황에 대한 사전점검 및 현장 검증을 추진했다.

김정구 검증위원회 위원장은 14일 교과부 기자간담회에서 “3차에 걸친 현장 검증활동을 거쳐 KSTAR장치 완공 이후 시운전 과정에서 최초 플라즈마의 목표인 자기장 1.5T, 플라즈마전류 100kA, 펄스폭 100ms를 상회하는 결과를 안정적으로 재현했음을 확인했다”며 “KSART장치의 최초 플라즈마 발생이 성공적으로 달성되었음을 증명한다”고 검증결과를 발표했다.

■ KSTAR 단계별 운영계획 및 운영단계 추진전략
KSTAR 운영을 통해 핵융합발전로 건설을 위한 핵심 기술개발을 운영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단계별로 추진 계획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다.

1단계(2008~2012)에서는 초전도 토카막 기본 운전기술을 확보하고 2단계(2013~2017)에서는 장시간 플라즈마 운전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3단계(2018~2022)에서는 고성능, 고효율 AT 운전기술을 개발하고, 4단계(2023~2025)에서는 DEMO 관련 선행기술 시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운영 단계에서 KSTAR를 국내 공동연구의 중심장치로 활용할 방침이다. 우리나라 유일의 토카막 장치로 국내의 핵융합 전문가들이 참여한 핵융합 공동연구의 중심장치로 활용하고, 플라즈마 물리, 원자력 재료 분야 등의 국내 연구역량을 최대로 활용하는 한편 핵융합 선진인력 양성을 위한 장치로 활용한다. 또 핵융합 기초연구 및 인력양성 등 다른 국내 핵융합 프로그램과 긴밀히 연계한 핵융합 연구개발 및 교육훈련을 추진한다.

다음으로 국제 공동협력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핵융합 선진국 등과의 전략적 국제협력을 전개하고 부대장치를 공동 개발하는 등 재원부담을 분산하고 기술적 성공가능성을 높일 제고할 계획이다. 또 핵융합  선진국들과의 인력교류 및 국제공동연구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조속한 선진기술 습득 및 연구역량 강화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ITER와의 체계적인 연계를 통해 ITER 운전기술 최적화를 위한 KSTAR 활용도 극대화 및 효율적인 공동연구를 수행한다.

마지막으로 KSTAR의 체계적인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평가할 방침이다. 장기간의 운영기간을 5년 단위로 구분, 각 단계별 주요 운전 및 연구계획을 수립, 시행한다. 또 각 단계별로 주요 마일스톤을 설정해 이를 근거로 평가하고, 평가결과는 향후 사업지속 결정과 사업방향 조정 등에 활용한다. 아울러 각 단계마다 부대장치 성능향상의 필요성을 분석·평가해 하드웨어의 최적 활용과 구축비용의 최소화를 도모한다.

■ KSTAR 운영 기대효과
KSTAR 운영을 통해 초전도핵융합장치 운영의 핵심기술 개발을 기대하고 있다. KSTAR는 기존 핵융합장치들이 해결할 수 없었던 핵융합 상용화를 위한 필수과제인 ‘장시간 핵융합 플라즈마 운전’과 ‘제어기술 습득’을 목적으로 하는 중요한 장치로 ITER 가동 전까지 세계 핵융합연구를 선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번째로 핵융합 기초연구 및 공동연구의 중심장치로 활용될 전망이다. 핵융합 기초연구를 통한 선진국 수준의 연구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장치운전 및 R&D 전문 인력 양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고효율 플라즈마의 장시간 운전기술을 확보하고 블랑켓 등 재료의 특성연구를 수행해 핵융합 발전로 핵심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로 국제협력을 통한 선진기술의 조기 습득과 운영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ITER와 건설단계에서 Pilot 장치로 선행연구를 수행하고, 운영단계에서는 높은 기동성을 활용해 Satellite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미국, 일본, EU 등 해외의 공동투자를 적극 유치해 성능향상, 국제공동운영 등 KSTAR 장치의 효율성 극대화를 기대하고 있다.

네 번째로 부대장치의 성능향상을 통한 운전기술 고도화를 기대하고 있다. KSTAR 중장기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단계별로 성능향상 연구능력 수월성 확보를 위한 목표를 마련해 2040년대 한국형 핵융합발전소 건설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와 화석연료 고갈에 대비한 중장기 전략기술 옵션 확보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 공급체계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술로서 중장기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저탄소에너지시스템 구축과 화석연료의 고갈에 대비한 에너지 안보 강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