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기업 연구소는 언론에조차 공개를 꺼린다. ‘뉴스’도 라이벌 기업에게는 ‘정보’가 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대기업들의 핵심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문단속이 치열하다. 기술유출 수법이 발전하는 만큼 기업들의 보안시스템도 점차 첨단화되고 있다.
  아무리 보안 시스템이 철통같다 해도 취약한 부분은 있기 마련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기술유출에 대해서는 거의 무방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대기업들은 나름대로 기술유출 방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보안체계가 허술한 협력업체 등을 통해서도 자료가 빠져나갈 수 있다. 몇몇 협력업체들은 의도적으로 대기업의 기술을 유출하는 사례도 있다.

◆ 다양한 보안 프로그램들
보안시스템의 최첨단으로 꼽히는 삼성전자의 정보통신연구소와 DM연구소는 사원증과 방문증에 GPS 기능이 있어 실시간으로 위치파악이 가능하다. 또 ‘인포모바일’이란 시스템을 구축, 사무실로 전화를 걸면 자동으로 회사에서 지급된 휴대폰으로 연결된다. 휴대폰으로 외부에 전화를 걸어도 통화기록이 데이터로 남는 회사 내선을 통해 연결된다. 직원들의 E-Mail 내용에 첨단기술 관련용어나 약어 등이 인지되면 이를 자동 차단하는 보안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DRM(디지털지적재산관리)시스템은 회사 내부에서 작성되는 문서나 회로 설계도 등을 암호화해 외부에서는 읽을 수 없게 한다.
LG전자는 첨단기술관련 기밀문건에 대해서는 일련번호와 인식표를 부여, 외부유출시 경고음이 울리도록 해 기술유출을 막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모든 문서에 대해 전송과 저장, 출력을 하려면 담당자의 패스워드가 있어야 한다. 또 계열사와 협력업체, 해외사업장 전체에서 ‘M채널’이라는 사내 전용 메신저를 쓰도록 의무화했다.

히타치 그룹은 2008년까지 사내 업무용 PC 30만대를 모두 개인적인 정보 입출력이 불가능한 사내 네트워크 단말기(NC)로 바꾸기로 했다.
미국과 영국의 대기업 3분의1 이상이 정보유출 등을 막기 위해 직원들의 E-Mail을 감시하고 있으며, 미국의 직원 2만 명 이상 대기업의 44%가 감시 요원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은 각 기업들이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 취하는 다양한 보안프로그램들이다.

▶신분증을 인식한 후 출입이 가능한 게이트 설치 ▶X레이 검색대를 설치하여 출입자가 노트북, 하드디스크, 메모리카드 등의 밀반출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통제 ▶사내에서 하드디스크나 메모리스틱 등 휴대용 저장장치의 사용을 금지 ▶개인 노트북 사용 시 부서장의 인가를 받도록 하는 정보시스템 구축 ▶PC와 노트북 외부 반출 시 해당부서장의 승인 ▶인터넷 웹하드에 직원들이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동시에 관련 사이트에 대해 정기적인 관리 ▶사내 컴퓨터를 통한 자료복사가 불가능하도록 컴퓨터의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버를 없애고, 신기술 프로젝트는 복사가 불가능한 특수종이로 작성, 컴퓨터상에서 대외비 자료 출력 금지 ▶모든 컴퓨터에 보안프로그램을 설치 ▶생산 공정별로 기술담당자를 두고 전체제조기술이 한꺼번에 유출되는 것을 방지 ▶핵심기술은 외부발주를 하지 않음 ▶퇴근 시 직원들의 소지품 정밀검사 ▶외부로 발송되는 모든 E-Mail을 검색 및 용량 제한 ▶회사의 보안사항을 조직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하는 ‘보안어사제’ 실시 ▶핵심부서는 IC카드 인증을 통해 해당 담당자들만 출입 ▶보안의 날을 운영 ▶부서 간 크로스체크 ▶외부인은 물론 내부 임직원까지도 카메라폰 반입 제한 ▶방문객은 사내 정보망에 사전에 등록, 확인하는 사전 출입 예약제 실시 ▶외부인사 방문 시 면회소를 이용토록 하는 등 외부인 통제 강화 ▶사원증과 방문증에 GPS 기능 채용, 실시간 위치파악.

◆ 핵심인력에 대한 재직 중 보안관리
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기술 유출의 61%가 퇴직 사원에 의해 발생되고 있다. 따라서 불순한 의도를 가진 집단에서 자사의 인력을 빼가려는 시도가 있기 이전에 핵심인력에 대한 재직 중 보안관리가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정기면담을 실시하여 금전적 문제·근무여건 등 애로사항을 파악, 경쟁업체로의 전직 사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중요 프로젝트 참여, 성과급 지급 기회 등 이용, 보안서약서를 받아놓을 필요도 있다.

삼성전자는 핵심 인재의 이탈을 예방하기 위해 조기경보 체제를 구축해 놓고 있다. 이 시스템은 핵심 인력 전원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해 이직에 관한 이상 징후를 3단계로 나눠 상황별로 대처함으로써 이탈에 대한 조기 감지 및 신속한 대응을 통해 핵심 인재의 퇴직률을 줄이고, 이직에 따른 정보 유출을 사전에 방지한다는 것이다.

■  이런 사람이 산업스파이

 다음은 국가정보원이 밝힌 산업스파이 식별요령이다.
  ▶본인의 업무와 관련 없는 다른 직원들의 업무에 대해 수시로 질문하는 사람
  ▶사진장비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사람
  ▶본인의 업무와 관련이 없는 다른 부서 사무실을 빈번히 출입하는 사람
  ▶연구실-실험실 등 회사 기밀이 보관돼 있는 장소에 주어진 임무와 관계없이 접근을 시도하는 사람
  ▶평상시와 다르게 동료와 접촉을 회피하거나 최근 정서 변화가 심한 사람
  ▶주요부서에서 근무하다가 이유없이 갑자기 사직을 원하는 사람
  ▶업무를 빙자해 주요기밀 자료를 복사, 개인적으로 보관하는 사람
  ▶주어진 임무와 관련 없는 D/B에 자주 접근하는 사람
  ▶사람이 없을 때 동료 컴퓨터에 무단 접근해 조작하는 사람
  ▶특별한 사유 없이 일과 후나 공휴일에 빈 사무실에 혼자 남아 있는 사람
  ▶기술 습득보다 고위 관리자나 핵심기술자 등과의 친교에 관심이 높은 연수생
  ▶연구 활동보다 연구 성과물 확보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연구원
  ▶시찰-견학을 하면 지정된 방문 코스 외에 다른 시설에 관심을 갖고 있는 방문객

// 자료:국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