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전력인들의 많은 관심과 기대속에 전력IT 표준화 포름이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초대회장을 선출함으로써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였다.

지난 몇해 동안 전력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전자, 통신, 반도체, IT등 타 산업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기를 잃어가고 있고, 젊은 인재들이 진입을 기피하는 대표적인 전통산업으로 치부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던 차에 전력산업이 가지는 고유의 속성에 IT기술을 융합 또는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산업 모델을 정의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전력산업에 대한 활기를 불어 넣고 더 나아가 동 분야의 산업의 재부흥을 시도하는 고무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그 결과로 지난해 산자부의 강력한 지원아래 산학연이 참여하여 대형 국가전략과제들을 발굴 추진함으로써 본격적인 연구개발 활동이 전개되기 시작하였다.

또한 올해 초 전력산업 전문 투자조합이 결성됨으로써 종래 국책과제와는 달리 연구결과물이 바로 사업화로 이어 질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의 틀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최근의 전력IT 포준화 포럼 결성은 연구결과물들이 단순히 사업화로 이어지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연구개발을 통해 발굴될 신기술과 신제품들이 동 분야 세계최고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발 단계부터 국제표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는 것이다.

과거 우리는 전력분야의 많은 기술과 제품들이 외국으로부터의 기술도입 또는 협력에 의해 탄생됨으로 인해 국제표준 제정활동에 매우 소극적이었고 심지어는 제정된 규격을 그냥 따라가는 타성에 젖어 온 것을 이제는 되짚어 보아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만인이 주지하다시피 향후 아니 이미 업계 De Facto Standard를 주도하지 않고서는 결코 일류회사 일등국이 될 수 없고, 생존조차 위협받는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IT분야 세계일등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우리 전력인 모두가 자신들의 위치에서 표준화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우선 정부관련 종사자들은 과거 국제표준을 국내에 소개하고, 홍보하는 소극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우리의 표준이 국제표준이 되게 적극적인 지원과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국익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간 정부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우리나라도 IEC SB1위원 2명을 확보하는 국가가 됨으로써 우리의 기술력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으며, 국내 많은 TC위원들이 여러분야에서 각자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으나 이들간의 활동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연대하는 조직적인 활동을 이끌어 내지는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이러한 인프라가 조속히 정부주도로 구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으로는 산업계 경영진들은 소속 기술자들의 표준화 활동 노력이 장기적으로는 자사의 이익으로 돌아오는 활동임을 이해하고 적극 지원하는 체제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사용자 입장의 종사자들은 이러한 국내 활동의 결과로 구축된 제품들을 믿고 사용해 주는 열린 마음이 필요한 것 같다.

자국의 기술이 다소 미흡하다 해도 과감히 채택하여 사용하면서 사용상 발생하는 여러 가지 불편 불만족사항들을 적극 피드백해 주어 고객과 더불어 세계 일류제품으로 개선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자국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제품이 외국시장에서 일등이 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금번 전력IT표준화 포럼 출범을 계기로 관과 민이 하나가 되고, 대기업 중소기업의 기능적인 협력을 토대로 학계 및 연구계가 동참하여 노력함으로써 전통사업으로 인식되어 침체된 전력사업 분야에 활기를 불어 넣고  나아가 전력IT분야 세계일등 기술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그 날을 향해 첫걸음을 내딛는 날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