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정말 재수가 없군요

복싱 경기에서 1라운드는 격돌은 거의 없고 가벼운 펀치를 주고받으며 상대방의 기량이나 작전을 파악하는 탐색전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상대에 대한 자료와 정보를 가지고 있어도 실전에서 잠시만 부딪히면 금방 파악된다. 상대방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면 경기 내내 도망칠 궁리만 하게 되고, 반대로 과소평가했다가는 큰코다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어느 게임이건 기량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비즈니스를 위해 사람을 처음 만날 때는 상대방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누구나 알게 모르게 긴장을 하게 된다. 그래서 첫 미팅은 깊은 얘기를 나누거나 거래계약서에 도장을 찍기보다는 상대방을 파악하는 탐색전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긍정의 힘을 키우는 셀프 코칭 39(페터.F.키나우어 지음. 배인섭 옮김/미래의 창)에 좋은 글이 있어 옮겨본다.

(전략) 입사면접 일에 한 젊은 여자가 면접시간보다 15분 정도 일찍 도착했다. 면접시간이 되기까지 수위실 앞에서 기다리게 된 여자는 기다리는 동안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수위에게 회사 분위기가 어떤지 물었다. 그러자 수위는 젊은 여자에게 지금까지 근무했던 회사 분위기는 어땠는지 되물었다. 젊은 여자가 대답했다.

“지금까지 다녔던 회사 분위기는 말할 수 없이 나빴어요. 직원들 사이에는 질투와 미움이 가득해서 언제나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어요. 서로 아무런 도움을 주려고 하지도 않았고, 상사들은 엄청난 압력을 가했어요. 칭찬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도 없었어요. 거기서 일하는 것은 한 마디로 끔찍했어요.”

■ 당신은 정말 운이 좋군요

그 말을 듣고 수위는 친절하게 그 여자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답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정말 재수가 없군요. 여기는 당신이 다녔던 회사와 아주 똑같아요.”

이틀 후 한 젊은 남자가 같은 회사에 면접을 보러왔다. 그 역시 너무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수위실 앞에서 기다리며 수위에게 회사의 분위기에 대해 물었다. 수위는 그에게도 지금까지 근무했던 회사의 분위기에 대해 되물었다. 젊은 남자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제가 일하고 있던 회사는 모든 것이 멋졌어요. 언제나 재미있는 분위기였고, 모든 동료들이 항상 명랑하고 낙천적이었으며, 아주 즐겁게 일했어요. 상사들은 친절하고, 각자 맡은 일을 잘하고 있으면 그 점을 칭찬해 주었어요. 나는 그 회사에서 계속 일하고 싶었지만 다음 달에 결혼을 해서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만 합니다.”그러자 수위는 젊은 남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정말 운이 좋군요. 여기는 당신이 다녔던 회사와 아주 똑 같거든요.” (후략)

비즈니스 파트너는 내 맘에 드는 사람이나 상대하기 수월한 사람만 골라서 만날 수는 없다. 어떤 사람과는 웃으며, 어떤 사람과는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거래를 해야 한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내가 웃으면 상대방도 웃고, 내가 화나면 상대방도 화가 나 있다는 것이다. 결국은 내 탓으로 여기고 나부터 고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