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 개편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현행 18개 정부부처를 12~15개로 줄이고 부총리제를 폐지한다는게 골자다. 인수위는 금주중 개편안을 최종 확정짓고 이달중 국회 동의를 거처 신정부 출범 전에 인선을 끝낼 계획이다.

이번 개편은 실용을 중시하는 이명박 당선인의 스타일대로 기능과 역할 중심의 부처 통폐합에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부처 융합이 국제적 추세인 만큼 대부처 중심으로 기능을 재편했다. 인수위측은 정부조직 개편의 목표와 지향점은 대국민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정부 규제를 풀어 기업투자를 활성화한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새 정부 출범 때 마다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 매스를 가했던 것이 바로 정부조직 개편 이다. 그동안 겪어온 경험수치로 볼 때 완벽한 개편은 있을 수 없다는 게 결론이다. 개편은 보는 시각과 중요도의 무게중심에 따라 각기 장점과 단점이 엄존하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안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각기 다른 조직문화를 융화해 통합시키는 과정에서 개편된 조직을 조기에 안정화시켜 실질적인 업무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 긴요하다. 

바뀌어야 하는 것은 조직뿐이 아니다. 이번 기회에 관료제의 고질적인 행태인 무사안일 복지부동 매너리즘이 관가에서 사라지도록 당선인의 리더십이 발휘돼야 한다. 행정관행이나 스타일이 싹 바뀌어야 조직개편의 정책의지가 실현될 수 있다. 각 부처가 소신과 책임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틀이 조직체계에 반영되어야 하는 것도 관과해선 안될 주요 과제다.

무엇보다 공무원들이 열정을 갖고 신명나게 국가적인 사명감에서 가일층 매진할 수 있도록 긍지를 심어줘야 공직사회가 변한다. 낡은 공무원의 인사제도와 보수제도 등을 혁파하는 유인책 마련도 시급하다. 조직 내부적으로 실무 간부들에게 보다 많은 권한과 책임이 주어지도록 조직내부의 시스템부터 고쳐야 한다. 보수와 승진체계도 연공보다는 능력을 우선시화는 인센티브체제로 바뀌어야 한다. 물론 이같은 제도적인 툴(수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형식에 매몰된 현재의 보여주기식 제도로는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정치권이나 언론도 공공연하게 공직사회를 ‘철밥통’으로 단순 희화화하고 인원 감축을 운운하는 것은 삼갈 일이다. 물론 공직사회가 반성해야 할 바가 적지 않지만 지금처럼 ‘집단 매도’나 ‘관료 두들겨패기’가 유행처럼 번지는 것은 위험하다. 오히려 효율성에 초점을 둬 다뤄야 할 경제시책까지 명분과 표를 앞세워 뒤집어 놓는 정치권의 행태와 국민정서를 내세워 모든 책임을 관에게만 뒤집어씌우는 언론의 행태가 공직사회의 기를 꺾고 복지부동을 낳는다. 부가가치가 높은 정부조직의 확대 재생산을 유도해야 하는 책무가 정치권과 언론에게도 있다는 것을 되새김하길 바란다. 이들이 앞장서 공직사회에 힘을 실어주면서 변화를 요구하고 미래의 비전을 공유할 때 국민들이 뜨거운 지지를 보낼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