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철(금융인․전력경제신문 칼럼니스트)

가령 귀하가 온실가스를 심하게 배출하는 공장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언론과 신문에서 환경재앙을 경고하면서 앞으로 30년만 있어도 저지대 국가와 몰디브와 같은 도서국가들이 물에 잠기는 등 재난영화에서만 보았던 것들이 사실화되고 30년 후라면 본인은 몰라도 바로 2ㆍ3세 자녀들이 당장 피해를 보는 아주 ‘가까운’ 장래다.

지금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피해를 겪는 아들, 딸, 손자녀들을 직접 보게 될 지도 모른다. 더욱이 톤당 5,000원씩 정부에서도 보조금을 준다고 하니 생산감량 시설비용 등만 운운하고 그냥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나?

뒤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겠지만 간단히 짚고 넘어가면 우선 진정으로 얼마만큼의 온실가스가 나오는지 점검을 해야 할 것이다. 극히 기술적인 부분이기는 하지만 과연 GHG 배출형태가 무엇인가부터 규명해야 할 것이다.

▲ 그림1

에너지 산업 혹은 제조ㆍ건설 그리고 수송 계통이라면 연료의 연소과정에서 불완전의 정도가 GHG배출량의 판단 기준이고 석탄 생산 계통이라면 탈루성 배출로서 제대로 사용치 않아서 발생하는 GHG가 조사 대상이다.  또한 (산업)공정에서도 사용효율이 떨어져 배출되는 GHG가 대상이 된다.

이와 같이 GHG 배출 현황을 ‘inventory’라고 하는데 측정 방법이 Tier 1, Tier 2, Tier 3식으로 구분되고 차수가 높을수록 정확한 계산법이다. 은행에서의 BIS비율 산정 방법도 Basic Indicator Approach냐, Standard Approach냐 아니면 Advanced Measurement Approach냐로 구분되는데 가장 복잡하고 돈이 많이 드는 Advanced Measurement Approach가 가장 정확한 것처럼 GHG 배출량 산정도 Tier 3이 activity 단위로 계산되기 때문에 가장 정확하다. 

하지만 inventory 과정을 거치고 확인한 결과 고작해야 연간 몇천톤이라면 CDM사업의 실익이 없다고 봐야 한다. 다시 말해 지구온난화에 유의할 정도로 귀하의 공장이 심각하지 않다는 얘기다.

만일 연간 수십만톤이라면 CDM사업을 벌어야 하는데 온실가스 감축사업의 특징은 UNFCCC 혹은 국가가 정한 룰을 반드시 좇아야 한다는 점이다. 창의성을 발휘하는 곳은 어떻게 하면 GHG를 줄이느냐이지 paperworking 등 행정부문에서는 남이 정한 룰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따라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는 CDM시장의 모습이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를 알아보기로 하자. CDM시장에서 진정으로 거래되는 탄소배출권은 일종의 재산권이다. 이와 같은 재산권의 행사는 두 가지 형태로 이루어지는데 하나는 교토협약의 궁극적인 목적인 온실가스 감축용으로 행사되는 것과 또 하나는 차익실현을 위한 투자용으로 행사되는 것이다.

CERs이 재산권으로 유통되려면 우선 이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즉 CDM사업을 벌여서 UNFCCC로부터 인정을 받아 소정의 CERs를 발급 받는 것이다. 이것을 편의상 1차 CDM시장이라고 하고 1차 CDM시장에서 쏟아져 나온 CERs를 가지고 위에서 얘기한 두 가지 형태의 재산권 행사를 하게 되면 이를 2차 CDM시장이라고 부른다.

이는 증권시장을 그대로 본뜬 것으로 어느 회사가 직접금융을 통해 사채를 발행하면 이를 primary market이라고 하고이렇게 발행된 사채가 투자자들 간에 유통이 되면 이것을 secondary market이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CDM시장에서는 기후거래소가 증권거래소 역할을 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주식ㆍ채권의 경우 매매에 따른 소유주 변경이 실시간으로 전산등록 되지만 CERs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이런 인프라가 없어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확신할 수 없는 아주 불투명한 시장이란 점이다.

바로 이점 때문에 은행처럼 공신력 있는 법인체가 매매쌍방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데 이른바 ‘escrow계좌’를 관리하고 변호사라는 사설공증제도를 통해 CERs 거래를 가능케 한다. 이것이 필자가 얘기하는 좋은 금융기회 중의 하나이다.

사실 탄소 시장의 실체를 정의하긴 어렵다. 최종 목적물인 CERs가 OTC로 거래될 수도 있고 또 기후거래소를 통해 거래될 수도 있으며 앞서 얘기한대로 모두가 web상에서 거래되므로 꼭 실체를 얘기하자면 0ㆍ1의 이진법 세계에서 존재하는 가상의 그 무엇이다.

하지만 사람 혹은 기관 중심으로 CERs이 거래되므로 그 얼개를 대충 그리면 그림과 같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