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식 한전 해외사업본부장

최근 한전의 화두는 단연 글로벌이다. 3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오는 2015년이면 국내 전력사용량은 매년 1%대 성장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원걸 한전 사장도 이와 같은 국내 전력산업의 미래를 언급하며 해외시장 개척을 강조하고 있다. 이 사장은 국내 전력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를 경우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 밖에 없고 이럴 경우 한전 사람들의 밥은 누가 먹여줄 것인지를 최고 경영자로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EDF와 도쿄전력의 사례를 언급하며 포스트 한전을 위한 글로벌 시장개척과 신성장동력 발굴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이원걸 한전 사장은 취임 이후 한전의 해외시장 중요성을 언급하며 한전 역사상 최초로 전무 공모에 외부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개방했다. 내외부의 치열한 경합을 뚫고 한전의 해외사업을 진두지휘 할 신임 해외사업본부장에 김진식 전무가 선임됐다.

김 전무도 한전 안팎의 이러한 중압감을 의식하고 있다. 김 전무는 “과거와 달리 처음으로 외부로 문호를 넓혀 공개경쟁을 통해 해외사업본부장을 공모하고 뽑았는데 그만큼 한전이 해외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한전이나 국가 차원에서 볼 때 해외사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영광이지만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전무는 “과거에는 해외사업을 부대사업 정도로 취급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10년 후 우리의 후배들이 차세대를 이끄는 시점에서 한전의 먹거리 창출이 이뤄져야 하는 데 이것이 현재 우리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김 전무는 지난 1979년 11월 한전에 입사했다. 김 전무가 한전에 입사한 후 28년의 세월이 흘렀다. 김 전무는 “그동안 기획업무를 많이 다뤘고 최근에는 인사처와 홍보실을 거치면서 회사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져 외부에서 한전을 보는 시각과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관련 언론이나 기업은 한전과 한배를 탄 동반자”라며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김 전무가 책임이나 임무를 완수할 솔루션으로 내놓은 시장도 역시 ‘글로벌’이다. 김 전무는 “결국 해외로 나가는 방법밖에 없다”며 “이제는 생존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외사업을 해외사업본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 한전내의 여러 부서간의 유기적인 협조와 원할한 네트워크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힘을 모으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김 전무는 “지금까지 한전의 해외사업은 동남아 필리핀 등지에 치우쳤다”며 “앞으로는 해외사업 진출 지역을 다양화 해 아프리카와 남미는 물론 미국시장까지 그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지역 다양화와 함께 비즈니스의 다양화도 언급했다. 과거에는 투자가 수반되지 않는 사업 위주로 해왔지만 앞으로는 자원개발과 연계한 발전소 건설사업 내지는 노후발전소 개선 후 운영사업, 그리고 우라늄, 석탄 등의 자원개발까지 해외시장 개척의 스펙트럼을 더욱 넓히겠다는 포석이다. 앞으로 10년 후 한전 해외사업의 초석을 다진다는 점에서 김 전무의 각오는 남다르다. 그런 그와 동거동락 할 해외사업본부의 직원들에 대해 김 전무는 “자신감에 차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한다. 김 전무는 “오랜 기간 해외사업을 접하고 사업을 추진하면서 직원들이 자신감에 차 있다”며 “하면 된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고 자랑한다. 특히 “오지의 사업장을 누비는 직원들을 지켜볼 때 직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헌신적이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본부장으로서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한전의 해외사업은 이미 그 틀이 잡혔다”며 “특히 많은 경륜을 쌓은 CEO가 취임하면서 해외사업의 폭이 넓어지고 가속도가 붙어 해외사업이 방향성을 갖고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전 해외사업본부는 해외사업의 로드맵을 준비중에 있다. 이 로드맵은 이달 말 완성된다. 김 전무는 이 로드맵이 한전의 해외 사업인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업무 지침이자 방향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 전무는 “첫 술에 배가 부르지 않는다”며 “해외사업은 신뢰와 네트워크가 바탕이 돼야 추진되는 사업”임을 강조한다. 해외사업 특성상 첫 프로젝트가 시작돼도 이것이 성사되려면 빨라야 2~3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조급한 마음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전의 역량을 살려 고객의 필요에 맞게 상품을 개발하다보면 기회가 오고 이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관점에서다.

김 전무는 여기에 해외사업본부의 역량을 결집하겠다며 사람의 마음을 사로 잡는 한전의 독특한 마케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전의 이름을 빛내겠다고 강조한다.

김 전무는 “결국 이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사업에 관심이 많은 신입직원들을 활용해 해외사업의 인력풀을 구성해 이들이 한전의 해외사업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기반을 닦겠다는 것이다. 또 특수 전문분야는 외부 인재를 과감히 특채하겠다고 밝혔다. 근무 환경이 열악한 오지 근무자에게는 특별히 복지나 급여, 인사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한편 김 전무는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과 관련해 “미국은 민간이 운영하는 발전소가 대부분 노후화 돼 있어 이들 노후발전소를 개·보수해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정체된 미국과 달리 우리는 그동안 발전소 건설과 운영경험이 풍부해 이런 노하우를 살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GE와 웨스팅하우스 등 선진 메이저기업과 좋은 관계를 맺는 등 M&A시장에 동반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진식 한국전력공사 신임 해외사업본부장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한전의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중임을 맡았는데 소감을 말씀해주십시오.
-우리는 지금 지난 전력산업의 역사 속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경영환경에 직면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이원걸 사장님은 취임이후 국내 전력수요 포화에 따른 성장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을 위하여 해외진출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시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해외사업본부장을 공개모집하였고 제가 그 중책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개인적으로는 커다란 영광이지만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해외사업본부장으로서 해외사업이 우리 앞에 다가올 시련을 극복하는데 한 몫을 담당함으로써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위기상황이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김진식 신임 해외사업본부장이 책임이나 임무를 완수할 솔루션으로 내놓은 해법 역시 '글로벌'이다. 김 전무는 “결국 해외로 나가는 방법밖에 없다”며 “이제는 생존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력산업은 물론, 산업 전반에서 글로벌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지 않고는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듯합니다. 앞으로의 각오를 밝히신다면?
-오는 2010년 이후 전력수요 성장세는 1~2%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세계 전력시장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속에 한전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전력사업 성과와 브랜드파워, 축적된 경험과 기술, 통합관리 능력 등을 활용해 글로벌 전력시장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전력하겠습니다.

▲최근 문호 부사장님이 오는 2015년이면 한전이 해외사업으로만 3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달 말을 계획으로 해외사업장기로드맵을 마련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해외사업 마스터 플랜은 회사의 비전 및 핵심가치 구현을 위한 해외사업 실행전략 및 해외사업 경영지침서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수립하는 것으로, 주요내용으로 해외사업 경영진단, 환경분석, 장기 로드맵 수립 및 비전 제시, 중장기 전략 및 실행계획 등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이 마스터 플랜은 현재 마무리 작업중으로 9월 말경 최종 마스터 플랜을 수립ㆍ확정할 예정입니다.

▲최근 연거푸 미국행에 나서고 있는 이원걸 한전 사장의 미국행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다양한 포석들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어떤 준비들을 하고 있으며 공략 가능한 시장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미국시장의 특성은 기본적으로 Low Risk, Low Return으로 정의될 수 있습니다. 즉 큰돈을 벌 수 있는 시장은 아니지만, 전 세계시장의 위험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편입이 필요한 시장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M&A시장의 가격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지난 4~5년간 전 세계 유동성 과잉 속에서 단기거래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금융사, 뮤츄얼펀드, 헤지펀드 등의 금융자본이 유입돼 현재 미국의 전력회사 및 IPP 발전설비의 M&A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는 실정입니다.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하여 처음부터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진행하겠다는 사장님의 말씀은 이러한 시장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미국에서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출력과 효율이 노후화된 발전소를 인수한 후, 한전과 그룹사가 보유하고 있는 탄탄한 기술력을 토대로 성능을 개선하여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모델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발전설비 M&A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의 전략에 부합하는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one-KEPCO 전략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으며 어떤 점들이 보완돼야 한다고 보시는지?
-전력그룹의 해외사업 진출브랜드 통일과 상호협력을 위하여 한전은 발전자회사, 한전KPS, 한국전력기술, 한전KDN 등 전력그룹사와 ‘해외사업촉진협의회’를 구성·운영하고 있습니다.

향후 동 위원회 내에서 다양한 수준의 협의채널을 구축하여 전력그룹차원으로 해외사업 추진전략에서부터 개별사업에 대한 사업타당성 검토 및 추진계획까지를 상호 협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사가 해외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과거에는 각 그룹사가 획득한 사업관련 정보의 공유에 미진한 점이 없지 않습니다만 현재 협의를 통해 보완 중에 있습니다.

▲특히 원자력의 해외진출과 관련해 한국수력원자력과의 협력이 보다 세밀화되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원자력해외사업진출협의회의 활성화를 위해 어떤 준비들을 하고 계신지?
-한전은 국내 원전산업계를 대표하여 원자력 해외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006년 5월에 국내 원전산업계가 공동으로 수행해  왔던 ‘해외원전시장 공동개발에 대한 협력 양해각서’를 개정하여 한전이 참여함으로서 해외 원자력사업을 종합조정 및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습니다.

한전은 상기 협력 양해각서에 따른 해외 원전시장 공동개발 협력운영위원회를 주관해 한국 원전산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 원자력사업 개발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전과 자회사간에 운영되고 있는 ‘해외사업촉진협의회’의 실무위원회를 통해 한전과 원자력 관련 자회사인 한수원, 한전기술,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PS 등과 함께 원자력분야 해외사업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와 추진전략 수립 등 해외 원자력사업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한전의 해외시장 공략 과정에서 경쟁력 있는 중기의 기술과 제품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떤 복안을 준비하고 있는지요?
-필리핀 사업 사례에서 보듯이 해외전력사업이 대형업체는 물론 중소협력업체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전은 국내 전력산업계의 맏형으로서 중소기업과의 동반진출을 선도하고 국내경제 활성화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합니다.

또한 플랜트산업협회, 해외건설협회 등 유관기관과도 지속적인 교류채널을 확보해 중소업체와의 해외시장 공동 진출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습니다.

<주요 프로필>
서울고·영남대 법학과 졸업
1979년 11월 한국전력공사 입사
2001년 2월 서울대 경영자 과정
2002년 2월 경남지사 거제지점장
2003년 4월 경남지사 거창지점장
2004년 1월 기획처 법무팀장
2005년 1월 홍보실장
2006년 8월 인사처장
2007년 4월 기획처장
2007년 8월 해외사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