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조세연구원이 기획예산처의 용역을 받아 조사한 ‘공기업 민영화 성과분석’ 보고서에는 왜 공기업이 민영화돼야 하는지에 대해 민영화의 당위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민영화의 긍정적 효과가 큰 반면 부작용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기업 민영화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이 소비자부담 증가로 공익성을 중시하는 공기업과 달리 민간 기업은 수익성을 앞세우기 때문에 제품가격은 오르고 서비스의 질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는 민영화 반대의 핵심 논리이기도 하지만 이번 조세연구원의 분석결과는 이와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민영화로 인해 기업의 생산성과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고 경쟁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와 기여도도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는 포스코의 경우 민영화 이후 1,400억원의 인건비 추가부담이 발생했으나 원가절감과 내부효율성 향상 등으로 순이익이 1조6,000억원 늘어나 안정성ㆍ주주이익 등 모든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돈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한국중공업과 대한송유관공사도 민영화 후 해외사업 강화와 물류사업 진출 등 공격적 경영으로 수익성이 크게 좋아지는 효과를 거뒀고 KTB네트워크도 재무구조가 건실해 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반면 KT의 시내전화요금은 민영화 후에도 3분당 39원으로 일정하게 유지돼 소비자의 부담은 크게 늘지 않았으며 KT&G의 경우 담뱃값이 올랐으나 이는 흡연자 감소와 세금인상에 따른 것으로 민영화와는 관계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민영화의 이 같은 성과는 주인 있는 기업이 되면서 경쟁원리 도입, 경영합리화 등이 이뤄진 데 따른 것으로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이 공기업 민영화를 앞 다퉈 추진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라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그러나 한전그룹사 가운데 발전회사의 민영화 백지화는 세계적인 추세와는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정부 들어 공기업 개혁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지배구조에 대한 근본적 변화가 없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는 한전KPS와 지역난방공사, 기은캐피탈 등 3곳을 상장, 민영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전KPS 등 각 사는 노조와의 충돌을 우려, 민영화는 아니라 기업평가를 잘 받아 상장하게 된 것이라고 말들 하고 있다.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성과분석’ 보고서에서도 나타났듯이 공기업을 민영화하면서 더 좋은 효과를 올리고 있다는 것을 발표를 감안한다면 공기업 민영화는 적극적으로 추진돼 나가야 할 것이다. 향후 추진될 공기업 민영화에 있어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노조와의 갈등이다. 노사간의 합의점을 찾아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수 있을 것이다.

공기업에 대한 정부의 낙하산 인사와 경영자와 노조의 유착을 통한 과다한 복지 등 방만 경영의 문제점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시점에서 공기업의 경쟁력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민영화는 더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