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수 (사)전자정보인협회 회장

백성을 다스리는, 이른바 치민(治民)에 대한 도리를 수록한 책이다. 역대 지방 장관의 사적(史蹟)을 수록한 이 책은 윤리적 각성과 농민경제의 정상화 문제를 다룬 것이다. 조선조 순조 때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1762~1836)이 천주교 박해로 전라도 강진(康津)으로 귀양가 있는 동안에 저술하였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사 서적을 비롯한 여러 책에서 뽑아 지방 관리들의 폐해를 제거하고 지방행정을 쇄신(刷新)하려는데 주력을 하였다. 내용은 모두 12편으로 각편을 6조로 나누었으며 모두 72조로 되어있다. 
첫째 임명을 받아 근무할 곳으로 가는 부임(赴任)편, 둘째 자기 자신을 잘 단속하는 율기(律己)편, 셋째 나라나 사회를 위하여 힘써 일하는 봉공(奉公)편, 넷째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愛民)편, 다섯째 이속(吏屬)을 통틀어 일컫던 말인데, 군무(軍務)밖의 일반 관제와 관규(官規) 및 이조(吏曹)의 소관 사항을 규정한 이전(吏典)편, 여섯째 육전(六典) 중에서 호조(戶曹)의 소관 사항을 규정한 호전(戶典)편, 일곱째 예의에 관한 법칙 예전(禮典)편, 여덟 번쩨 군사에 관한 법전인 병전(兵典)편, 아홉 번째 형조(刑曹)의 소관사항을 규정한 형전(刑典)편, 열 번째 공조가 맡아 하던 여러 가지 사무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공전(工典)편, 열한번째 흉년 때 빈민을 도와 굶주림에 벗어나게 하는 구황(救荒), 진황(賑荒)편, 열두번째 벼슬자리를 내놓게 되는 해관(解官)편 등으로 분류하였다.
농민들의 실태, 서리(胥吏)의 부정(不正) 토호(土豪:호적)들의 작폐(作弊),도서민(島嶼民)들의 생활 상태를 낱낱이 살피고 있어, 우리나라 사회 경제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된다.
1956년 원창규(元暢珪)의 여주본이 신지사(新志社)에서 간행된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및 1960년 문헌편찬위원회에서 간행한 <정다산전서(丁茶山全書)>에도 수록되어 있다. 48권 16책이다. <목민고(牧民攷)>는 백성을 다스리는 요령을 저술한 책이다.
정약용은 조선조 정조 때의 실학자였다. 경기도 광주(廣州) 출신으로 진주 목사(晉州牧使)재원(載遠)의 아들이며, 자는 미용(美鏞)송보(頌甫)이고 초자(初字)는 귀농(歸農) 호는 다산(茶山)·삼미(三眉)·여유당(與猶堂)이고 본관은 나주(羅州)이다.
천주교 교명은 <요안>이며 어려서부터 부친에게 경사(經史)를 배우고, 영조 52년(1776) 상경하여 다음 해 이익(李瀷:1681~1763)의 유고(遺稿)를 보고 민생(民生)을 위한 경세(經世)의 학문에 뜻을 두고 이벽(李蘗:1754~86)에게 서학을 배웠다.
정조 13년(1789) 식년문과(式年文科)에 갑과(甲科)로 급제하고 가주서(假注書)를 거쳐 이듬해 검열(檢閱)이 되었으나 천주교인이라 하여 같은 남인(南人) 공서파(功西波)의 탄핵으로 해미(海美:충청남도 서산군 해미읍)에 유배되었다가 10일만에 풀려나왔다. 곧이어 지평(持平)수찬(修撰)이 되고, 1794년 경기도 암행어사로 연천현감 서용보를 파직시켰다. 다음해 동부승지(同副承旨)·병조참의(兵曹參議)가 되었으나 중국 청나라의 신부 주문모(周文謨:1752~1801)사건에 연루되어 금정도찰방(金井道察訪)으로 파천되었다.
그후 부사직··곡산 부사·병조참지·형조참의를 지내면서, 유득공(柳得恭:1749~?) 박제가(朴齊家:1750~?) 등과 함께 규장각의 편찬 사업에 참여하였다. 1799년 공서파로붵 서학(西學) 문제로 탄핵을 받자 자명소(自明疏:자기의 조가 없음을 스스로 변명하는 상소)를 올리고 사직했다.
순조 원년(1801) 신유박해(辛酉迫害) 때 장기로 유배된 후 황사영 백서사건(黃嗣永 帛書事件)으로 강진에 이배(移配)되어 유배지의 다산(茶山) 기숡에 있는 윤박(尹博)의 산정(山亭)에서 19년간 경서학(經書學)에 전념하여 학문적인 체계를 완성하고 많은 저술을 행하였다.
순조 18년(1818) 이태순(李泰淳)의 상소로 풀려나와 고향에서 저술 생활로 여생을 보냈다. 그의 학문 체계는 사상적으로 유형원(柳馨遠)과 이익(李瀷)의 주류를 계승하여, 유학(儒學)의 정신세계에 깊은 기반을 두고 있으나, 다분히 양명학적(陽明學的)인 방향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이이(李珥)의 주자학적(朱子學的)인 실천윤리와 홍대용·박지원·박제가 등 북학파(北學派)의 사상을 흡수하여 집대성하였다. 이기론(理氣論)에 있어서는 이황과 이이의 학설을 수용·합성하고 있다.
융희(隆熙) 4년(1910) 규장각제학(奎章閣提學)에 추증되었으며 시호는 문도(文度)이다. 1959년 사단법인 정다산기념사업회에 의해 지금의 경기도 남양주 마현(馬峴)의 묘앞에 비(碑)가 건립되었다. 저서에 <정다산전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