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수 상무는 83년 서강대 전자공학과 졸업 91년 한양대대학원 전자계산학 　　졸업 83년 금성계열 입사 ’00년 LG산전 자동화 사업부장 ’06년 LS산전 해외사업부장(상무)

중국 제2 내수화 기지 마련 등 현지화 전략 추진
나라마다 요구조건 제각각…맞춤형 마케팅 승부

 “해외 시장의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국제 경쟁력을 높이지 못하면 해외시장에서도 살아남기 힘들고 결과적으로  국내시장을 파고드는 외국기업의 파상적인 공격을 이겨내지 못해 국내시장 마저 외국기업에게 내주게 됩니다”

김진수 LS산전 상무(해외사업부장)는  “국내시장은 점차 성장한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해외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LS산전은 체계적인 현지화 전략을 추진, 2010년까지 글로벌 메이저 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대한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제2의 내수화’타겟을 중국으로 설정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9월 중국 무석에 전력기기 및 자동화기기 생산 판매법인을 준공했다. 올 하반기에는 중국 무석공장에 공장 한 개동을 증축할 계획이다. 중국 대련법인의 경우 수배전반과 변압기 중심의 전력시스템 사업 기지화를 추진하여 전력시스템의 턴키 수주 대응이 가능해졌다. 무석법인은 부품 공급을 맡아 중국 현지화의 전진 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제는 중국시장의 현지화 작업이  어느 정도 안정화 괘도에 진입했다는 게 김 상무의 판단이다.

“ 중국에서의 투자경험을 바탕으로 중동을 ‘제3의 내수화’기지로 삼아 적극 투자해나갈 계획입니다. 오일 머니 유입을 바탕으로 최근 건설 붐이 일고 있는 중동시장에서의 현지 사업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현지시장 중심의 사업전개는 매출 신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사업부 매출은 해마다 연평균 40%의 신장세를 기록 중이다.  MCCB와 커넥터, 인버터가 매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SUSOL, 유럽형 인버터, XGT PLC 는 선진기업과 어깨를 겨루는 뛰어난 수준의 제품으로 평가받아 희망적이다. 김 상무는 2008년까지 전체 매출액 대비 수출 점유율을 40% 선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 상무는 “해외시장에서 경쟁상대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모든 기업이 경쟁사”라고 답했다. 선진기업이든 후발기업이든 우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받드시 부딪혀야 할 경쟁상대고 차별화로 따돌려야 하는 경쟁자라는 것이다. 김 상무는 시장의 50%를 점하고 있는 프랑스의 슈나이더, 독일의 지멘스, 미국의 GE, 일본의 미쯔비시, 스웨덴의 ABB를 선진기업으로 꼽았다.

김 상무는 국내시장에서의 오랜 사업 경험과 R&D역량을 LS산전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주요 국가별로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강점으로 꼽았다. 특히 제품 응용이 가능하고 현지 프로젝트 대응능력이 있는 뛰어난 파트너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도 글로벌 경쟁력이다.

김 상무가 추구하는 해외시장 공략의 마케팅 요체는 지역 특화에 있다. “지역별로 규격과 품질에 대한 인식, 유통경로가 제각기 달라 유저의 입맛을 맞추는 게 쉽지 않다”고 김 상무는 말했다.

“미국은 UL규격을 취득하지 못하면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렵고 안전성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시장특성을 보입니다. 유럽이 고기능을 요구하는 반면 아시아는 가격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김 상무는“제품을 모듈화하여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지역이나 산업별로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요구사항도 다르고 가치 판단의 기준도 달라 한 가지 제품으로 모든 나라를 만족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김 상무는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홀 세일러 한사람이 100~ 200여개의 판매 숍을 운영하는 미국은 유통 파워가 커 시장저변을 넓히는 데 치중하고 있습니다. 반면 남아프리카는 유능한 파트너를 찾아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주요 타겟 지역에는 생산 판매법인과 서비스센터를 설립하는 등 현지 인프라를 구축, 납기와 고객요구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대리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매년 대리점 사장들을 국내에 초청해 교육하고 현지 기술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갖고 있다.

“선진 대형시장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영업기반을 확대하면서 미래 승부시장으로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향후 해외산업의 빠른 신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를 확보해 육성하는 것도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음하는 전략의 일환입니다”

“영어 구사 능력이 뛰어나고 기술을 이해하면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는 일은 쉽지 않다”고 말하는 김 상무는 “당장은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미래를 보고 인재풀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세일즈와 마케팅 능력을 갖춰 시장을 기획하고 전략을 입안하는 자기완결형 인재를 키우는 데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올 들어 많은 국내기업이 환율 몸살을 앓고 있는 것에 반해 LS산전은 큰 어려움없이 위기를 견디고 있다. 김 상무는 “시기와 변동 폭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새로운 환경변화 요인은 아니다”라며 “ IMF이전부터 환율하락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에 대비해 왔기 때문에 수출 전선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원가절감 노력과 글로벌 아웃소싱을 꾸준히 진행시켜 환율변동에 내성을 키웠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제품 가격을 올리고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의 매출을 확대하는 믹스(MIX)개선도 환율 악화에 대응하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대용량 고기능이 요구되는 고급시장과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을 집중 공략해 매출을 확대함으로써 고급 브랜드로서 자리잡아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능이 뛰어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는 고기능 고가전략을 펼쳐 매출과 부가가치를 동시에 높여나갈 계획입니다”

김 상무는 “글로벌 경쟁의 기반은 사람과 기술에 있다”며 “전기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산학연 공동 연구가 확대되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것은 나라의 브랜드를 파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김 상무는 “경쟁사보다 국가 브랜드가 떨어져 어려움을 겪을 때는 아쉬움이 크다”고 김 상무는 말했다.  한국의 브랜드 인지도가 바로 LG산전의 브랜드 인지도라는 김 상무. 김 상무는 한국이 뛰는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응원에 열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