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압기 부싱 고장에 의한 154kV 변압기 실규모 화재 실증
화재방재대책 수립 기술 기반 확보···전력공급 신뢰성 향상

모의 변압기실 시험장에서 부싱 고장에 의한 화재를 시연하고 있다.

한전 전력연구원이 변압기 화재를 조기 진압하는 가능성을 검증했다.
전력연구원은 2일 경상남도 고성 고려화공(주) 공장에서 154kV급 변압기를 활용한 실규모 화재 실증 시험을 진행했다.
이날 전력연구원은 변압기 화재 메커니즘을 확인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154kV급 변압기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 규모의 ‘변압기 부싱 고장에 의한 실규모 변압기 화재 현장실증’을 시행했다.
실증은 변압기실 내 최대 화재 발생 조건을 가정해 불의 높이가 10m 정도 되는 화재의 확산을 단계적으로 구현, 실제 부싱고장에 의한 화재와 유사하게 모사했다.
한전 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의 카메라 및 CCTV 등을 통해 영상을 취득·인식해 화재 판정을 할 수 있는 AI 기반 자동 영상인식 기술과, 고려화공(주)의 고체 에어로졸 소화기술도 함께 시연했다.
실증을 통해 전력연구원은 부싱 고장으로 인한 변압기 화재 확산 메커니즘을 검증하고, 실규모의 현장실증을 통해 화재 위험성을 평가해 방재 대책을 수립했다.
전력연구원 관계자는 "실증을 통해 변압기 화재 발생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영상감지시스템 및 신규 소화약재의 시연을 통해 변압기 화재의 조기 진압 가능성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향후 변압기 부싱 고장을 예방하기 위한 기술적 근간을 마련하고, 화재 프로세스 단계별 적정 방재기술을 검토해 전력설비 운전의 신뢰도와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압기 부싱은 변전설비 중 가장 중요한 설비의 하나로, 상시 전압이 걸린 상태로 외부에 노출되는 가혹한 환경에서 운전하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은 설비 운영기술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국내에서 15년간 발생한 변압기 화재 중 부싱에서 기인한 사고는 62.5%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제대전력망협의회(CIGRE)에 따르면 국외 변압기 화재사고는 부싱이 차지하는 비율이 37.3%이며, 그 중 폭발이나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는 46.1%에 달한다.
전력연구원은 안정적인 변전설비 운용을 위해 2019년부터 2년간 ‘변압기 부싱 절연열화 신(新) 진단기술’ 연구를 수행해 부싱 진단기술을 개발하고, 부싱에 의한 화재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전력연구원이 밝혀낸 부싱으로 인한 변압기 화재 메커니즘은 크게 5단계로 구분된다.
▲ 1단계= 상시적으로 걸려있는 전압, 외부 오염 등에 의해 부싱 탭에서 절연물의 열화 발생, 
▲ 2단계= 부싱 탭에서 절연파괴가 발생하여 아크가 발생, 
▲ 3단계= 아크에 의해 절연유가 기화됨으로써 압력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절연유가 외부로 분출, 
▲ 4단계= 분출된 절연유가 발화되어 부싱 주변에서 화재가 발생, 
▲ 5단계= 흘러내린 절연유로 불이 옮겨 붙어 변압기 전체로 화재가 크게 확산되는 단계로 화재가 진행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