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홍익대 교수

지난 기고에서는 현재 에너지 소비 형태를 지속 가능형의 에너지 소비 형태로 유도하기 위한 주요국들의 수요관리 체제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비교해 보았다.

현재 우리나라 문화적 상황은 과거 일본식에서 미국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미국형 체제를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수용성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한 번 정하면 역동성 있게 빨리 변화가 가능한 성향이 매우 강하므로 올바른 체제를 준비하고 비정상적인 현상의 발생을 막도록 조치하는 방향으로 체제가 정비되면 미국 캘리포니아의 수요관리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즉 캘리포니아는 지난 1975년부터 현재까지의 각종 지표는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1인당 에너지 소비는 일정하게 유지되는 지속 가능형을 보였듯이 우리도 이같은 모습을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 이번 기고에서는 체제 전환 방안 제안에 앞서 우리나라의 수요관리 제도의 문제점을 분석해 보도록 한다.

우리나라 수요관리의 문제점에 지속위 보고서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에너지 이용실태의 특징과 에너지 정책의 문제점이 기술돼 있다.

에너지 이용실태의 특징은 에너지 대부분(97.3%)을 수입하고 있으며 전체 수입의 20% 내외이며 1인당 에너지 소비는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업원료(납사, 제철원료탄)로 사용되는 비에너지의 비중이 국내 총에너지 소비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에너지 원단위는 일본보다 3배 이상 높다.

또한 전기 부하의 60%를 소비하는 전동기 중 고효율 제품은 3%에 불과하다.(참고로 미국은 전동기 중 고효율 제품은 60%['99], 일본 20% 이상['99], 중국 6.5%[‘01])
효율이 낮은 도로 수송의 분담률이 과중(2002년 74%)돼 있으며 1일 주행거리는 미국의 55.3km, 일본의 25.7km 에 비해 한국은 61.2km로 높은 편이다.

제조원가에서 에너지 비용이 미미해 에너지 효율 개선 동기 부여가 낮으며 산업 부문 에너지 64%를 소비하는 요, 로, 보일러의 노후화를 들 수 있다. 대기전력 과다, 난방설비의 낙후, 전력의 수요 비중 급증 등 효율이 낮은 에너지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에너지원 상호간의 협조체제 미흡

관련 부처들의 편의주의, 특정 이해집단의 압력과 로비, 부처별 에너지원별 칸막이식 의사결정 등으로 비교적 지엽적으로 개선돼 가고 있는 실정이다.

복잡한 에너지 세제 및 교차보조는 수혜가 서민층이 아니라 에너지 다소비 산업체에게 보조하는 형국이며 에너지 소비 왜곡의 가속화 중이다. 발전용 유연탄 면세, 산업용 중유 면세, LNG 요금 보조, 산업용 전기요금 보조 등과 서민 난방의 특소세가 서로 대비된다.

전기요금의 교차보조 문제 심각

전력수요관리를 위한 심야요금제도는 에너지원 상호간의 협조체제 부족으로 심야시간대의 전력수요 폭증을 가져오고 있다.

도시가스의 문제를 전력부문의 하계 교대 소비자의 역할로 해결, 전기 소비자와 도시가스 소비자간 교차보조를 강제한다.

또한 미국 캘리포니아의 경우에도 전력에너지의 경우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태이고 가스와 같은 다른 에너지의 경우에는 감소하고 있다. 전력에너지의 증가량의 합과 다른 에너지의 감소량의 합이 같기 때문에 지속 가능형 에너지 형태가 가능한 것이다.

전력수요관리는 전력수요관리프로그램 비중 높여야

수요관리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전력부하관리이고 또 다른 하나는 효율향상이다. 이들 중 전력회사는 전력부하관리를 통해 설피회피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부하관리와 효율향상 모두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부터 예산을 배정받는 형태로 돼 있어 부하관리를 시행하고 있는 전력회사에 대한 예산 지원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매우 많다.

즉 공공성에 앞서 자신의 이득을 위한 수단으로서 전력회사의 부하관리는 굳이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시각이다. 한편 효율향상은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점진적으로 전력부하관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을 높여가는 방향으로 계획돼 있다.

이에 따라 경쟁관계에 있는 에너지관리공단과 한전은 예산 확보 차원에서 서로 주도권을 쥐고자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효율향상이 전력회사에게는 전력 판매의 감소로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측도 있으나 지난 2~3번째 기고에서 지적한 것처럼 미국 캘리포니아의 사례에서 보면 전력회사가 효율향상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 회사의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데서 시사하는 바가 크며 한전은 이러한 이유는 아니지만 예산확보 차원에서 효율향상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외국은 적극적인 효율향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호주의 퀸즐랜드주의 경우를 보면 호주의 전력회사 내에 자산운영회사 직접 건물에 고효율기기를 비축한 에너지 전반에 대한 시설을 투자, 4년 동안 이득을 거두어 가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대부분 2년 반이면 손익분기점을 넘어 다른 곳에 투자 할 수 있는 재투자 재원이 생긴다 하는데 이러한 형태의 프로그램이 현재 한국에는 없다.

캐나다의 경우에는 고효율 기기에 대해 교육, 홍보와 설치지원을 적극적으로 해 고효율 기기의 보급 촉진을 유도하고 있다. 전동기의 예를 들면 적극적인 광고, 홍보 및 설치지원을 통해 10년 만에 고효율 기기를 100% 보급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보급 촉진을 위한 교육, 홍보가 미약한 실정이다.

또 미국의 경우에는 정부에서 연방에너지관리프로그램 FEMP를 통해 효율이 가장 좋은 제품을 공공기관에 우선적으로 설치하고 Energy star를 통해 효율이 좋은 제품에 대해서는 포상을 한다.

반면에 한국의 정부는 KS의 최소요건만 만족하고 저가인 제품을 지원해줘 이를 공공기관에 설치한다. 이러한 적극적 프로그램들은 우리나라 성향과 잘 맞고 특히 우리나라 민족이 가진 최우선 일등주위와 제일주위를 이용, 이를 고효율기기 지원 방법으로 활용해 보아야 한다.

우리는 한전과 에너지관리공단 두 주체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요관리 정책이 개선돼야 한다. 이를 위해 수요관리 수행 주체들이 계획하고 추진하는 프로그램들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진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미 관련 연구가 시행됐으나 그 전문성이 미흡하다는 점이 문제라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정부나 전력회사와 같은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소비자 단체와 같은 수요관리와 관련된 매우 다양한 주체들이 수요관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다.

각 주체들이 내놓은 프로그램의 성과를 수행 전·중·후 시점에 모두 평가할 수 있는 평가시스템을 정부가 보유·운영함으로써 객관적인 예산 지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러한 전문성이 바탕이 된 평가를 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력이 정부 기관에 부족한 실정이다.

아울러 수요관리 시행과 관련된 고효율기기 제조업체, 유통부문, 설비의 설계, 시공, 유지보수, 금융기관 등의 주체들이 수요관리 프로그램으로부터 획득할 수 있는 이득에 대한 분석 또한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으며 이에 따라 기술개발이나 보급지원에 대한 정책이 단조로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러한 분석을 위해 수요관리에 관련된 고효율기기의 기술 및 시장 특성 자료, 부하 특성, 전력시스템에 대한 영향 등의 다양한 자료가 필요하다.

이들 자료가 산발적이고 신뢰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경우에는 평가시스템 내에서 수요관리 DB가 운영되고 관련 주체들의 이익을 다각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돼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나라의 수요관리 현황에 대한 위험성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에너지 과대 소비국인 미국과 캐나다, 에너지 지속가능형 국가인 유럽과 일본, 에너지 소비 형태가 중간형인 호주의 수요관리 대책을 알아보고 각국에 대한 비교 및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의 문제점과 발전 가능성을 확인해 보았다.

마지막인 다음 기고에서는 국내 시행중인 수요관리 프로그램과 관련경제주체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향후 우리나라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