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훈 산업자원부 제2차관

이재훈 산자부 제2차관은 산업자원분야에서 지명도가 높지만 일반 국민들에게는 한미FTA 섬유분과 대표로 더 낯이 익은 인물이다. 이 차관과의 인터뷰 때 자연스럽게 첫 번째 화제로  한미FTA에 관한 얘기를 꺼낸 것도 이 때문이다.

‘국가대표’로 섬유분과 협상을 진두지휘한 이 차관은 “한미 FTA가 갖는 가장 큰 의미는 무엇보다 국내산업을 선진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개도국이 약진하고 섬유커터가 폐지되는 등 외부요인이 불리하게 전개됐던 우리 섬유산업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준 것이 한미FTA입니다. 미국의 거대시장을 개방하고 국내 산업이 고부가가치화로 나가는 기회를 확보하는 매우 유의미한 협상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섬유협상에서 타결된 미국의 관세양허 수준은 한국 섬유의 미국진출 증가를 자극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 차관은 한미FTA협상을 계기로 ‘자물통’이라는 별명을 새로 얻었다.

협상 진행과정에서 도출된 내용 하나하나가 곧바로 다음 협상 테이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언론 발표를 극도로 자제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차관은 지난 3월 미국에서 제9차 협상을 진행하면서 기자 프리핑 때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브리핑을 대신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당시 기자들 사이에서 ‘1분 프리핑’이란 유행어가 회자됐다.

“협상을 진행해 나가면서 양국의 섬유산업이 상호 보완적인 요소가 있다는 판단이 들었고 협상타결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기본적으로 언론대응보다는 협상을 통해 국익을 최대화하고 이를 양국 간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더욱 신경을 썼던 것 같습니다”

지난 2월 9일 취임이후 100일을 넘기고 있는 이 차관은 “지나온 시간이 짧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일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직면해 있는 주요 에너지 현안들에 대해서는 최선의 대책을 세워 극복하려 노력했다”는 이 차관은 “에너지 자주공급 역량을 확충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이 차관은 “앞으로도 세계 에너지 질서변화에  대응해 에너지안보를 튼튼히 하는 한편 에너지정책 결정의 내실을 다지면서 에너지주체들과의 협력을 이끌어내 산적한 에너지문제를 공동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조적으로 취약한 에너지 시스템을 극복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것도 중점 추진 사안중에 하나다.

“에너지자원정책이 실물경제를 튼실하게 뒷받침하고 나아가 국민 경제의 건강한 혈류를 제공하는 동력원으로서 역할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이 차관을 만나 에너지자원정책의 방향과 과제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다음은 이 차관과의 일문 일답.

▲ 정부는 그동안 활발한 자원외교를 펼쳐 많은 성과를 올렸다.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자원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외교적·정책적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 이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해외자원 개발을 적극 추진해왔다.

우선 에너지자문회 설치를 통해 전략을 논의하고 이후 국가에너지위원회로 개편했다. 또 산자부에 에너지 차관을 신설하고 에너지자원개발본부를 설치했다.

총 8차례, 17개국을 대상으로 자원개발을 위한 정상외교를 전개했고 자원개발펀드 도입과 제1호 펀드 출시, 자원개발 예산 확대 등 투자재원을 확충했다.

올해는 참여정부의 정책기조를 유지하고 지난 성과를 잘 마무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광물분야 제1호 펀드인 니켈개발펀드 출시에 착수하고 자원개발 기술 로드맵을 수립했고 자원개발 아카데미 2기를 출범하며 자주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이라크 쿠르트 지역의 유전개발을 위한 협력 MOU를 체결하고 이라크 석유부와 장관급 자원협력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자원부국과의 협력강화 및 자주개발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유망지역 개척을 추진하고 범국가적 자주개발 역량 확충에도 만전을 기울일 계획이다.

우선 ‘제3차 해외자원개발 10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해 지역별·광종별 진출 전략을 마련하고, 입체적인 자원외교를 통해 사업 발굴 및 사업추진을 지원할 것이다.

자원개발과 에너지인프라가 동반 진출하는 패키지 형 자원개발전략을 확산해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는데 역량을 집중시키며 자원개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자금·인력·기술 지원을 확충해가고 있다.

▲ 국가에너지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가동, 업계의 기대가 높다. 에너지 주체들의 협력을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

- 에너지정책은 국민경제와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폭넓은 의견수렴과 이해 조정을 거쳐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에너지위원회가 출범함에 따라 에너지 정책 결정에 있어 시민단체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등 뉴거버넌스 체제 도입을 통한 정책의 투명성과 수용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에너지위원회는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국무총리, 산자·재경·환경부 장관 등 관련부처 장관, 에너지전문가, 시민단체 추천인사 등 총 25명으로 구성됐다.

에너지위원회는 정부의 에너지정책과 관련된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서 향후 국가에너지기본계획 등 주요 에너지 정책을 결정해나갈 것이다.

▲ 국가에너지기본계획 틀 안에서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의 정책방향을 정립하는 것도 이슈다.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정책기조는.

- 근래 들어 고유가 지속, 자원 확보경쟁 심화, CO₂감축 등에 따라 세계 각국이 원자력을 재평가하고 원전건설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원자력은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기여해왔으나 시민·환경단체의 반 원전활동과 지역 지원에 대한 과다한 요구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했다.

국가에너지위원회는 원전의 적정비중 문제와 사용 후 핵연료 공론화를 통해 원전 정책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수준의 원전건설과 중저준위 방폐장 건설의 원활한 추진이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는 친환경에너지이자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에너지 자립도를 제고할 수 있다. 수소연료전지, 태양광 등 신에너지기술에 기반한 에너지 시장이 IT, BT를 넘어서는 거대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어 차세대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지난해 국내 신재생에너지 공급량은 5,300천toe로 총 1차 에너지 소비의 2.27% 수준이었으나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2011년까지 5%로 높인다는 목표로 예산을 확충하고 기술개발과 인프라 지원, 보급 사업을 통한 시장창출 등 정책적 지원을 추진 중이다.

▲ 사회양극화를 해소할 에너지복지정책 방향은.

- 지원대상은 소득 대비 에너지 구입비용 지출이 10%가 넘는 에너지빈곤층으로 전국에 약 120만 가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2016년까지 에너지빈곤층 해소를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에너지지원프로그램이 에너지빈곤층으로 지원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에너지빈곤층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체계도 구축했다.

이는 ‘기초에너지사용량’을 정립해 정부나 한전 등 에너지기업이 지원규모를 산정하는데 활용된다.

저소득층의 에너지비용을 절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고효율에너지기기와 시설개체에 대해서도 집중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한전 등 16개 에너지 기업의 참여로 지난해 말 출범한 에너지재단의 활성화를 통해 에너지 복지의 민간참여 확대와 효율적인 전달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정유사와 도시가스공급사 등 민간 기업에서만 총 120억 원을 모금했으며 향후 에너지 복지에 대한 홍보 등을 통해 에너지재단 모금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 자금으로 정부가 지원하기 힘든 차상위 계층에 대한 긴급 에너지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것이다.

▲ 전력경제신문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 국제적으로 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각국은 자원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온실가스 저감 등 에너지 환경 규제가 심화되고 있어 에너지 수급에 불안정성이 증대되고 있다.

정부는 안정적인 에너지수급기반 확립을 위해 해외자원 개발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적극 추진하고 에너지 절약과 효율향상사업, 에너지기술개발 등 에너지원단위를 개선해 나감으로써 우리사회를 에너지 저소비형 구조로 전환시키고자 한다.

전력의 경우 산업의 동력으로서 국가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으며 과거에 비해 최종에너지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증대되고 있다.

전력경제신문은 전력산업계 종사자와 국민들의 눈과 입이 되어 정부 에너지정책이 현실을 반영, 국민들의 편익 증진 및 국가적으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취임이후 주요 성과>
국책사업 해결:경주 방폐장 유치지역지원계획 확정(4월)
국가에너지위원회 전문위 운영(4월) 해외자원 개발 전략 수립(3월)
정책추진 체계 강화:미얀마 신규 광구 확보 광물 펀드 출시 준비(3월)
기후변화 협약 대응:탄소펀드(3월) 기후변화위크(2월)
국제공조 강화:석유공사-중국 CNPC유전개발 협력 MOU(3월)

한-이라크 유전개발 협력 MOU(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