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범진 교수 “전문인력 확보 대책 표류”
원자력안전아카데미, 제55차 원로포럼

원자력계 우수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13일 “탈원전정책 추진으로 인해 원전산업 생태계가 위협받고 원전 수출 경쟁력이 저하되면서, 원자력인의 사기가 떨어지고 매너리즘에 빠지는 등 부작용이 양산되고 있다”고 현주소를 진단했다.
특히 인력 이탈, 신규 채용 위축, 젊은 인재 유인 감소 등 브레인 유출(Brain drain)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2015년 이후 연간 500명의 원자력 전공자를 배출한 것에 비해 2017년 이후 학사뿐만 아니라 석·박사 입학이 감소하데 이어 복수전공 및 중도포기 현상도 급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풀어야할 원자력 인력수급 문제로 △선진국 원자력 인력 고령화 및 대규모 은퇴 대비 △조직내 연령 분포 왜곡 △원자력 유관기관 원자력 전공자 감소 △원자력 정책인력 부재 △원자력 부문 우수인력 유입 △원자력 전공 졸업자 대책 △석박사 감소 및 편중 문제 △우후죽순 설립된 원자력 전공 △원자력 기술력 승계 및 유지 △선진국 대비 기술력 확보 △사내 교육훈련 부서 쇠퇴 △수출 대상국 인력양성 등을 꼽았다.
정 교수는 인력수급 표류 현상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제에 대처하는 자세부터 바뀌어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력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미흡한데 다 인력문제를 빙자해 사업재원을 조달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인력 수급문제에 관한한 정부가 궁극적인 책임이 있다”며 “문제해결보다 현안 대응에 치중하고 모니터링, 컨트롤 타워, T/O확보, 비전 제시를 안하고 있다”고도 했다.
정 교수는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발견한 교훈을 바탕으로 현재 인력양성 프로그램에 대해 솔직하고 종합적인 검토와 함께 인력수급 전용통계조사 및 이에 기반한 정책을 세워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한국원자력안전아카데미는 ‘2019년도 원자력계 동향’을 주제로 제55차 원자력원로포럼<사진>을 개최, 한 해를 돌아보며 원자력계 동향과 향후 계획 등을 조명하고 원자력·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었다.
한국과학기술회관 신관 12층 아나이스홀에서 열린 포럼에는 서정욱, 김진현, 채영복, 한영성, 박호군 전 과기부 장관, 박승덕 과우회 명예 회장, 이종훈 전 한전 사장, 이은철 서울대학교 교수, 이명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사장 등 국내 과학기술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포럼은 송년회도 겸해 열렸다.
이승구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 추진 3년차를 맞아 원자력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탈원전 중심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대해서는 장기적은 국내외 상황을 고려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장보현 원자력안전위원회 사무처장은 “2019년은 라돈침대 사건을 계기로 생활주변 방사선 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안전관리에 역량을 집중했으며 원전의 안전, 후쿠시마 오염수 등 안전문제가 정착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내년에 추진할 업무방향으로 생활주변 방사선, 원자력시설의 안전망, 대규모 재난발생가능성에 대한 방재체계 강화 등 대응능력 향상 등을 추진할 계획임도 밝혔다.
덧붙여 “투명한 정보공개와 함께 다양한 이해당사자들과의 소통을 기본으로 안전만을 생각하며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승열 한수원 원전수출처장은 세계 원전시장의 수요는 지속될 전망으로 아시아, 동유럽, 중국 등 개도국 중심으로 200GW(140-150기)규모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별 수주상황을 보면, 총 60기 가운데 러시아 33기. 중국 22기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카자흐스탄, 체코, 폴란드 플랜트 및 O&M사업을 사우디아라비아 SMART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토론에서 이은철 서울대학교 교수는 “실패 사례를 통한 교훈을 배우고 향후 사건·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확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종훈 전 한전 사장은 “해외 원전 수출의 특성상 국가 대항전의 성격을 가지므로 한전과 한수원이 공동 협력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