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간담회에 참석한 김종갑 한전 사장(왼쪽)이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경영압박에 시달리는 전력기자재 중소기업인들이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을 만나자   이구동성으로 자재발주 물량수준을 정상화해줄 것을 호소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1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한전 김종갑 사장을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전기전력관련 중소기업 대표들은 이날 "한전의 긴축경영에 따라 최근 단가계약품 자재발주가 현저히 줄어 경영 여건이 크게 악화됐다"며 대책 마련을 건의했다.
업계에 따르면, 변압기, 차단기, 보호배전반 등 전력기자재 주요 품목 발주가 최대 90%, 평균 30~40% 가량 감소했다.
대표적인 배전 기자재인 주상변압기 경우, 올해 발주수량(일반경쟁 계약분)은 4만7,080대로 2017년 14만8,147대, 2018년 6만3,863대와 큰 격차를 보였다.
개폐기는 작년 기준 평균 발주물량이 과거 3년보다 약 31% 줄었다.
올해 상반기 발주물량도 과거 3개년 같은 기간 대비 약 40% 수준에 머물렀다.
전력기기사업조합은 "업체들이 한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매출 다변화를 시도하지만 경영난 극복에 한계가 있다. 한전의 자재발주 감소는 전력 기자재 업체의 폐업으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전력공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주요자재 발주 물량수준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건의했다.
전기조합은 노후 배전용 주상변압기 실태점검과 교체를 요청했다.
전기조합은 "최근 노후화된 변압기가 무더위로 늘어난 전력 소비량을 버치지 못해 정전에 따른 피해를 유발하는 등 변압기 교체증설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현재 변압기 교체주기 관련 규정은 없지만 실태조사로 대상 변압기를 파악하고 교체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원심력콘크리트조합도 노후·과적 전신주의 조기교체를 건의했다.
조합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전신주 수는 약 940만기에 달하고,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인 450만기 이상은 제작연도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원심력콘크리트 조합은 “전신주 평균수명은 30년이지만 환경이 혹독한 곳에서는 10년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중론인 바, 현재 대다수 전신주가 교체 대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통신케이블 설치가 급증하면서 전신주 하중이 높아지면 전신주를 기울게 만들어 사고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조합은 과적·노후 전신주는 미관을 해치고, 내구성도 떨여져 재해 등으로 충격이 가해지면 정전, 감전 등 사고를 유발하는 만큼, 안전 점검과 함께 조기교체에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전력기기 관련조합들은 ▲중소기업 지원사업 활용도 제고 ▲중소기업 전력기자재 관련 R&D 추진 지원 ▲발주계획 사전 안내 및 연간 균등 발주 ▲에폭시절연 고장구간차단기(EFI) 발주 검토 ▲'중소·중견기업 전용 요금제' 도입 등을 건의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한전은 국내 공기업의 맏형으로서 국내 기업과의 동반성장 및 지역경제발전을 위한 사회적 역할이 크다"며 "일본 수출 규제 조치 등 최근 산업 동향에 발맞춰 국내 기업과 함께 전력 산업 핵심 부품을 개발해 해외 의존도가 높은 전력기자재의 국산화 계기로 활용하자"고 말했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한전은 앞으로도 우리 산업의 근간인 중소기업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공사와 중소기업간 상생적 협력관계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