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종영 한전 계통계획처장

최근 한국전력 내부에서 계통계획처 직원들의 활기찬 분위기가 화제로 오르곤 한다.

타 부서의 한 직원은 “모든 업무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황종영 계통계획처장이 직원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고 조직을 하나로 이끄려는 노력이 직원들에게 전달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매일 가는 회사의 출근길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약속장소에 가듯 즐겁게 만들고 싶다’는게 황 처장의 생각이다.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조직원을 하나로 이끌고 있는 황 처장은 업무에서만큼은 꼼꼼함을 자랑한다.

“누구라도 실무자들에게 맡은 업무에 대해 물으면 만사형통 이어야 한다”는 것이 황 처장의 지론이다. 

전기는 ‘신뢰성과 경제성’이라는 상충된 두 가지 조건을 모두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계통계획의 플랜을 세울 때 어느 한 부문에 치우쳐 세울 수 없다.

혹시라도 잘못된 하나의 플랜이 전력산업 전반에 크나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전력산업에서 계통계획은 매우 중요한 부문이다. 국가 산업과 국민생활의 보이지 않는 주춧돌인 셈이다. 지난 1월 초대 계통계획처장으로 부임한 황종영 처장을 만나 한전이 그리고 있는 국내 계통계획 전반에 대한 밑그림을 물었다.

▲오는 2020년의 국내 전력계통은 어떻게 달라지나.

-제3차 전력수급기본계에 의거 2020년 전국전력수요가 2006년 대비 약 22% 증가한 7,181만kW로 예측이 되었으며 발전설비는 전국 설비예비율 15~20%을 기준해 약 8,815만kW로 원자력 및 석탄이 전체 점유율의 64%수준인 약 5,300만kW 이고 LNG를 포함한 기타 발전력이 36% 수준으로 약 3,500만kW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근거해 전력계통은 국내 최고의 전력계통인 765kV 계통이 2020년 서쪽으로는 당진T/P~신서산~신안성~신가평 계통과 동쪽으로는 신울진~신태백~신가평의 계통이 완료되면서 수도권 배후 대전력 공급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후 신고리~북경남~신충북~신안성으로의 전력계통이 구성돼 전국적인 대용량 전력전송체계가 구축되면서 수도권에 품질 좋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의 배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전국계통의 신뢰성있는  대용량전송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중추적인 간선계통 역할을 하고 있는 345kV 계통은 대도시지역의 전력공급을 위해 인천, 서울북부지역 등 345kV 수도권 계통보강으로 2020년 전국수요의 약 44% 이상이 예상되는 수도권 지역의 전력공급 신뢰도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6개 광역시 및 대도시지역에 안정적인 전력공급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아울러환경보전을 위한 규제강화, 이해당사자 민원 등의 요인들로 인해 변전소 옥내화 및 도심지내 송전선로 지중화 등 환경친화적인 전력계통이 구성될 전망이다.

▲장기 설비계획을 수립하는 키워드는 무엇인가.

-공급 안정성과 경제성 추구의 조화가 장기 설비계획 수립의 핵심 포인트이다. 현재 전력계통의 신뢰도 및 전기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정고장시를 고려해 설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대형 전력계통 안정성 확보, 고장전류 대책, 무효전력 수급 균형 유지 등 종합적인 설비 계획으로 송변전 설비 투자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으나 안정성과 경제성 추구는 상반된 면이 많다. 안정성 측면만 추구한다면 경제성에 대한 고려가 축소되고 경제성만 고려한다면 전력공급의 안정성이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장기 설비계획을 수립 할 때는 최종수요의 계통구성을 감안하고 대안검토를 통한 최적 투자방안 도출 등을 통한 ‘공급 안정성과 경제성 추구의 조화’를 달성하는 것이 최적의 장기 설비계획수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계획은 계획기준을 개선하고 고객 중심으로 설비계획을 수립한 것이 특징인데 구체적인 내용을 밝혀 달라.

-금번 계획에서는 전력수요의 규모에 맞는 설비확충기준을 수립해 고밀도 부하지역에서는 대용량 허브변전소(60MVA×8Bank)를 계획, 효율적인 전력공급 대책을 제시했고 저밀도 부하지역에서는 종합경제성을 고려한 저용량 변압기 적용기준을 제정했다.

그리고 발전소 입지에 대한 계통영향평가를 시행하여 송변전설비 신규투자 절감 및 기존 송전망설비 이용율을 증대하는 등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 했다.

아울러 직거래 고객의 주ㆍ예비선로 병렬운전을 통한 전력공급 신뢰도를 향상하고, 전압별 공급범위를 확대해 고객의 설비 투자비 및 운전유지비 절감에 기여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신규고객 전력공급방안 검토와 관련해서 고객의 설비투자비용이 최소화되도록 계통 주변여건 등을 감안 다양한 공급방안을 도출해서 최적의 공급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공급방안검토 업무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처리기한을 내부평가지표로 관리하는 등 고객만족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력계통의 신뢰도를 유지하고 확보하기 위한 한전의 계획은.

-고객들에게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우수한 전기품질의 유지 및 확보를 위해서는 송변전설비에 대한 지속적인 보강 및 확충을 필요로 한다. 계통계획처에서는 투자 효율성 등의 경제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중장기 송변전설비계획’ 수립을 위해 모든 직원이 매진하고 있다. 이러한 설비투자계획은 정전 예방, 적정전압 및 주파수 유지 등의 대고객 공급신뢰도 확보를 위해 산자부가 고시한 전력계통 신뢰도 및 전기품질 유지기준을 준수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또 보다 투명하고 객관적인 신뢰도 지표 개발을 위해 전력공급 신뢰도 평가지수의 산정 및 적용방안 도출을 위해 연구과제 등을 시행 중에 있다.

▲경인지역 43%, 중부지역 12% 등 지역별로 전력수요 분포 격차가 큰데 계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은 무엇인가.

-국내 전력계통의 가장 큰 특징은 전국 총수요의 43%에 달하는 수도권의 전력수요 집중 및 주요 발전설비의 비수도권 편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중·남부지방에 위치한 대단위 원전 및 석탄화력 단지에서 생산된 값싼 전력을 수요 밀집지역인 수도권으로 융통하기 위한 장거리 수송체계인 북상 송전선로로 구성돼 있을 뿐 아니라 이에 대한 의존도가 증대되고 있다.

하지만 전력계통 특성상 안정적 운전을 위해 북상 송전선로를 통해 수송할 수 있는 전력은 한계가 있고, 환경 및 민원 측면에서 장거리 송전선로의 지속 건설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일정량은 발전단가가 비싼 수도권의 발전설비를 가동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비경제적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발전소 건설계획(제3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단계에서부터 지역별 특성이 고려된 계통측면의 영향을 평가ㆍ분석해 수요 중심지로의 발전소 건설을 유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발전사업자에 대해 지역별차등 송전이용요금 부과를 통해 발전소건설 입지신호를 주는 제도적인 측면의 보완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제주~육지간 추가 연계선 건설 사업의 배경과 계획, 그리고 향후 건설효과는.

-제주~육지간 추가연계선 건설사업은 산업자원부가 2006년 12월에 확정한 제3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06~2020년)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그동안 다소 취약했던 제주의 전력수급 안정성을 설비예비율 28% 이상 확보해 제주특별자치도의 전력공급 신뢰도를 크게 개선하고자 추진되는 사업이다.

연계선 용량 400MW(200MW×2회선)를 2011년 6월 준공 목표로 건설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현재 해저케이블 경과지 선정을 위한 해양조사 용역과 연계선 시스템 설계용역을 추진하고 있으며, 2007년 12월 주기기에 대한 규격을 확정하고 2008년 6월 주계약자를 선정하여 건설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연계선이 추가되면 2011년 6월 준공목표인 이번 사업은 육지의 값싼 발전단가의 전기를 제주도에 추가 공급함으로써 전력생산에 소요되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HVDC 송전선로 고장시나 제주지역의 발전기 고장시에도 정전없이 전력을 공급하여 제주지역 전력안정도에 상당히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직류송전방식 기술은 향후 남북 및 동북아 국가간의 전력연계에 필요한 기술로서 전력의 상호융통 전망과 해외전력사업 진출을 고려 할 때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라 하겠다.

▲ 계획한 일이 전력산업에 반영돼 실체로 나타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황종영 처장.

■ 황종영 한전 계통계획처장은…
“계획한 일 전력산업에 반영돼 실체로 나타날 때 최고 보람”

한 단체나 기관과 같은 다수의 사람이 모인 곳의 형상은 그 단체의 수장 이미지를 많이 닮는다는 말이 생각난다. 인터뷰시 업무에 대해 설명하는 계통계획처 팀원들의 모습은 20년 넘게 계통분야에 종사하며 우리나라 전력산업 발전을 위해 생각과 기술을 담아 새 전기역사의 토대를 만드는데 힘써온 조용하고도 열정 가득한 황 처장의 발자취와 흡사하다.

1971년 한전에 입사한 황 처장은 업무와 연관된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양대학교 전기공학과 학사,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 석사 등의 학위를 취득하며 자신이 배운 이론과 실무를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제가 계획한 일이 실제 국내 전력산업에 반영 돼 그것이 하나 둘 실체로 나타날 때 그 보람은 말로 형용할 수 없죠.”

■ 계통계획처는…
한전 계통계획처는 송변전본부 소속으로 계통계획팀, 계통기술팀, 제주연계사업팀 총 3개 팀 27명으로 구성돼있다.

계통계획팀은 장기 송변전설비계획 수립 종합, 154㎸ 송변전설비계획 수립, 신규 직거래고객 공급방안 검토, 조상설비계획 및 전압관리, 지역수요 예측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초고압 송변전설비계획 수립, 전력계통 분석용 D/B 구축관리, 신규 발전소 및 신재생에너지원 계통연계 검토, 고장전류 대책 등을 수립하는 부서는 계통기술팀이다.

제주연계사업팀은 제주-육지간 해저연계사업 기본계획 수립, 제주연계 시스템 적용기술 검토 및 조사, HVDC 기술개발 및 대외교류 협력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 송변전설비계획 주요내용
3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20년 수요관리후 전국 최대전력은 7,181만㎾에 달할 전망이다. 이중 지역별 최대전력은 수도권이 3,190만㎾, 제주권은 88만㎾로 전망되고 있다.

오는 2010년까지의 전력수요는 연평균 4.6%의 다소 높은 수준으로 증가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2010년 이후에는 전력저소비 산업 증가 등으로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어 연평균 1%대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2010년까지는 전력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러나 2011년 이후에는 적정 예비율 확보로 효율적인 수급안정이 가능할 전망이다.

발전설비 건설계획에 따른 총 발전설비는 8,815만㎾이며 이를 전원별로 살펴보면 원자력 27,320(31%), 석탄 26,420(30%), LNG 22,90(26%), 석유 2,320(2.6%), 수력·기타 9,190(10.4%) 순으로 구성된다. 설비예비율은 22.8%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변전설비는 송전선로 37,877C-㎞를 건설하고 변전소는 765㎸ 8개소, 345㎸ 107개소 등914개소가 건설될 예정이다. 이에 따른 변전설비 용량 30,432만KVA으로 2020년까지 총 투자비는 약 152,0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