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세계 3대 미항(三大美港)의 하나이다. 중국의 중요한 관문이며 무역항으로 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금융과 무역, 유통과 서비스의 중심도시로 성장하여 왔다. 현재의 홍콩(Hong Kong)의 정식 명칭은 ‘중화인민공화국 홍콩 특별 행정구(特別行政區)’로 인구는 항상 유동인구가 많지만 대개 800만 명이 약간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체 면적은 1,100평방킬로미터이며 홍콩섬 및 부속도서(島嶼), 구룡(九龍)반도와 중국본토와 맞닿은 신계(新界;New Territories)로 구성되어 있다.

‘향기 있는 항구’라는 뜻을 가진 홍콩(香港)은 그 이름만으로도 무한한 맛과 멋이 물씬 풍기고 있다. 홍콩만큼 매력적이고 감칠맛이 사뭇 풍기는 도시도 드물 것이며 늘 우리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오곤 한다. 홍콩 섬의 대부분은 산지로 남북으로 길게 이러지는 구릉(丘陵)이 넓게 펼쳐져 있다. 구룡반도는 반도의 줄기가 아홉 마리의 용(Kowloon:九龍)이라고 불리었고 지금까지도 그렇게 전하여지고 있다. 그 넓은 신계지역은 그 동안 꾸준히 개발되어 지금은 공장과 건물로 꽉차있다.

1839년 아편 수입 금지정책으로 영국과 마찰을 빚어 오다가 급기야는 아편전쟁이 발발되었는데, 그 결과 홍콩 섬은 1842년 난징조약으로 영국군에 의해 점령되었다. 그 후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으로 중국 공산당의 박해를 피해 도망하여 모여든 이민자들로 북적되어 점차 인구가 증가하게 되었다. 1860년에는 제2의 아편전쟁으로 남쪽의 구룡반도가 영국에 귀속하게 된 것이다.

1941년에는 홍콩을 침략해온 일본에 의해 지배를 받았고 극심한 식량부족과 국채발행을 위한 환율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겪게 되었다. 전쟁 전에는 홍콩의 인구가 160만 이었던 것이 영국이 식민지 지배권을 회복한 1945년에는 60만 명으로 급격히 인구가 줄어들었다.

영국은 홍콩 섬을 점령한 이후에 홍콩을 자유무역항(free port)으로 선포하고 홍콩 섬의 지속적인 발전과 자유무역항으로서의 확고한 위치를 확립하기 위해 도로와 항만시설을 완비시켰다. 또 정부의 자유무역 정책으로 총기와 마약 등을 엄금하는 한편 술과 담배 등을 제외한 모든 상품에 대하여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이른바 “무관세”정책으로 국제자유무역항으로의 면모를 일신하고 성장·발전·번영의 길을 걸었다.

1966년에 일어난 중국 대륙의 문화대혁명 이후 등소평을 중심으로 홍콩 반환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면서 1997년 홍콩의 주권은 영국에서 중국으로 이전되게 되었다. 그러나 중국본토와 달리 취급해 홍콩을 홍콩인들로 하여금 스스로 관리하고 홍콩의 경제제도와 법률 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홍콩은 활기찬 경제활동의 세계적인 중심지로 아시아의 주요한 항구이자 허브센터로 제조업, 교역, 증권, 산업, 금융, 유통 등은 물론 관광의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다.

온난다우 한 홍콩은 아열대성 기후에 속하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우리나라와 같은 4계절의 구분은 있다. 봄은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로 평균 기온은 18℃ 정도, 습도는 약 82%로 매우 높은 편이다. 습도가 높아 모든 건물의 실내에서는 항상 에어콘을 켜놓고 있다. 더군다나 홍콩의 날씨는 대체로 변덕스러워 시도 때도 없이 비가 자주 내린다.

가을은 9월 하순부터 12월 초순으로 낮에는 가벼운 옷차림도 가능하나 저녁에는 다소 쌀쌀함을 느끼게 된다. 겨울은 12월 하순부터 2월까지로 평균 기온은 14~18℃이며 바다 바람이 불고 다소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는 편이다. 이것도 추위라고 이러한 날씨에 길거리에서 아주 가끔 얼어 죽는 사람도 있었다.

홍콩은 중국인들 특유의 ‘관시(關系)’라는 관습 탓에 오래 동안 부패가 뿌리 깊숙이 배어 있어 왔다. 그러던 중에 1974년에 염정공서(廉政公署)라는 막강한 부서를 만들어서 뇌물 관련하여 영장 없이 체포구금 및 가택수색을 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동시에 공무원의 대우도 대폭 상향조정했다.

청나라의 옹정제가 실시한 양렴은(養廉銀)이라는 특별보상제도도 효혐이 있었다. 양렴은이란 ‘염치를 기르는 돈’이라는 의미로 올바른 관리들의 행실에 지급하는 일종의 특별보너스 였다. 봉급 외에 지급하는 일종의 특별상여금으로 봉급의 배 이상으로 지급하는 보상금이었다. 이로 인해 관리들의 정의가 바로서고 뇌물 및 기타 비리(非理)가 일소되다시피 했다.

홍콩의 대부분 사람들은 중국의 방언 중 하나인 광동어(廣東語;Cantonese)를 사용한다. 광동어는 주로 중국의 최남부 광동성에서 사용된다. 홍콩과 마카오, 광주, 동관, 심천, 불산(佛山)등지에서 그리고 광서성의 일부가 일종의 모어(母語)로 사용되고 있다.

동남아, 이를테면 쿠알라룸푸르, 싱카폴 및 페낭(Penang)과 이포(Ipoh) 등지에서 두루 사용되는데 사용인구가 무려 1억 명이나 되는 막강한 방언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 중 현재 홍콩에서 사용되고 있는 광동어가 표준 광동어로 인정되고 있다. 요즈음 홍콩에서는 영어나 표준 중국어로도 소통이 가능하긴 하지만 호텔이나 관광지나 또는 규모가 제법 큰 레스토랑, 백화점 혹은 관공서에서 주로 통용된다.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후에는 중국의 표준어도 많은 젊은 사람들 사이에 유행하면서 사용되고는 있지만 어느 곳에서나 아직까지도 의사소통이 원활한 편은 아니다.  홍콩은 맛과 멋이 넘치는 곳이다 광동요리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며, 기타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느 나라의 요리도 다 맛 볼 수 있는 곳이다.

딤삼(Dim Sum:點心)과 얌차(Yam Cha:飮茶)는 기본이다. 멋이 통하는 곳이다. 또 동양에서 제1의 패션(Fashion)지역이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최신 패션이 동양에 제일 먼저 상륙하는 곳이 홍콩이다. 토쿄나 싱가포르 보다 훨씬 빠르다고 한다. 유럽의 유행이 6개월이면 이곳에 도착한다.

그리고 이 지역에는 못(池)이 많다. 고온다우, 습한 지역에는 웅덩이, 호수가 많다. 중국의 남쪽지방, 양자강 남쪽에는 지당(池塘)이 많은데 특히 홍콩에는 큰 연못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구룡 동쪽에 있는 꾼통(觀塘)이다. 그래서 홍콩은 삼다, “맛, 멋, 못”의 도시라고 할 수 있겠다.

필자는 홍콩에서 7년, 싱가폴에서 2년을 보냈다. 또 타이페이에서 1년을 보냈다. 홍콩은 나의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전자부품, 정확히는 라디오 부품을 산매(散賣)하느라고 부단히 홍콩의 곳곳을 뒤졌다. 지금도 종종 그곳 꿈을 꾼다. 나의 황금의 30대 청춘을 보낸 곳이다. 에너지 파동을 그곳에서 겪었고, 시장 개척하느라고 고생도 많이 했지만 수출 역군으로서 보람도 느꼈다.

1978년 가을 수출의 날에 해외시장 개척으로 정부로부터 산업포장을 받은 것도 그곳에서였다. 특히 잊을 수 없는 것은 영화배우 최은희 납북으로 국내외적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1978년 여름에 홍콩 사이드에 있는 힐턴호텔에서, 그것도 새벽에 신상옥 영화감독의 기자회견장에서 영어 통역을 맡아 한 것이다. 후에 기회가 있으면 자세히 쓰겠다. 지금도 그 때의 장면에 대한 나의 기억이 생생하다. 어느덧 40년이 된 옛날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