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생태계 붕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정부가 추진하는 원전 수출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도 생태계 유지를 위한 국내 신규 원전 건설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대두됐다.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전주시을)이 10일 개최한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원전수출 생태계 조성방안 정책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이같은 주문을 쏟아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약 160기 신규 원전이 건설되고 이 가운데 70기 정도는 우리나라가 수주전에 참여할 수 있다”고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수출 성사 시에도 국내 원전 공급망이 붕괴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주 교수는 “설사 원전 수출 계약을 맺더라도 제작에 착수하기까지 5년 이상 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에 산업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신규 국내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한울 3,4를 APR+로 건설을 추진하고, 영덕 부지에 원전 수출전략지구를 조성해 필요에 따라 APR+, APR 1000+, SMART를 건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변준연 비젼파워 회장은 에너지전환 정책의 출구는 바로 해외수출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회장은 “화력발전소 100개가 원자력발전소 1개에 미치지 못한다는 ‘백화(百火)가 불여일원(不如一原)’이라는 말도 있다”며 “국민적 논란, 이해 충돌과 엄청난 갈등을 초래한 에너지전환 정책은 반드시 그 돌파구를 찾는 전환점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은 원자력산업활성화협의회 회장은 “기업들의 원자력산업계 이탈이 점진적으로 가속화된다면, 현재 상업운전중인 총 24기의 원전에 필요한 보수나 교체를 위한 품목을 공급할 수 있는 공급망이 무너지게 되고 각고의 노력 끝에 구축한 원자력산업 생태계 붕괴가 불가피하다”며 이는 국내 원전 운영과 유지에도 커다란 문제가 될 것임을 우려했다.

조 회장은 “현재 운영 중인 원전이 본래 수명기간 동안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안정적으로 운전될 수 있도록 원자력산업 종사 기업들이 유지될 수 있는 현실적인 지원방안과 정책을 수립하는 책임감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미나를 개최한 정운천 의원은 “현재 ‘원전 수출전략지구 지정 검토 연구용역’이 추진되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차세대 원전 수출전략지구 지정을 위해 ‘원자력진흥위원회의 심의 의결 사항과 원자력진흥종합계획에 원자로 수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사항’을 추가하는 원자력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조만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원전수출 전도사로 통하는 정 의원은 “원전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국회가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