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

한국GM의 2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한국GM의 부도 처리 및 파산절차를 막기 어려운데다 파산절차 시 투자 자본을 회수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GM대책특위 위원장인 정유섭 의원(인천 부평갑)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내부규정 등의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앞서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26일 한국GM 노조 간부들과의 면담에서 “4월 20일까지 이해관계자(노조와 정부)의 협조가 확정되지 않으면 한국GM의 부도처리 및 파산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리 앵글 사장 발언대로 실사 종료시한인 5월 15일 이전인 다음달 20일 한국GM의 최대주주이자 채권자인 GM이 한국GM 부도를 결정하고 법원에 파산신청 시엔 산업은행이 진행하는 실사는 즉각 중단된다.

이후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원이 한국GM 재산에 실사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회생 및 파산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법원이 한국GM에 대해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고 판단하면 한국GM은 회생절차 법정관리에 들어가지만, 반대로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청산결정 시에는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이 한국GM의 재산을 처분해 채권자 등에게 배당하는데 자본잠식 상황인 한국GM의 경우 3조원의 차입금을 빌려준 GM이 처분재산의 대부분을 가져가게 된다.

결국, 한국GM의 지분 17%를 가진 산업은행은 GM에 이은 2대주주이지만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 투자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산업은행 내부규정에도 한국GM 파산 시 투자자본 회수조치 절차에 대한 내용은 아예 없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의 지분투자 관련 내부규정인 ‘투자세칙’에는 주식 인수 및 매각 절차에 대한 규정만 있을 뿐 투자회사의 파산 시 대응절차 등 사후관리 방안이 없으며, 부실기업 관련 “채권관리 세칙”에도 대출금 회수 관련 내용 뿐 지분 투자금 회수 규정은 없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GM측의 부도처리 시사 발언이 실제 파산 신청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노조의 사측 제시안 수용과 한국정부의 자금지원 결정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자칫 한국GM 보유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수 있음에도 산업은행이 GM측과의 실사협약 상에 부도신청 등 실사기간 중 실사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넣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게다가, 27일 배리 엥글 사장이 산업은행 회장 및 산업부․기재부 차관 등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 정부는 GM 측의 부도처리 시사 발언의 진위 여부에 대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베리 앵글 사장은 GM측이 실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는 근거로 “실사요구 자료 200여 건 중 85%를 제출했다”는 자료를 건네며 우리 정부의 외투지역 지정 및 자금지원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섭 의원은 “GM 본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노조를 협박하는 GM의 협상태도도 문제지만, 이를 막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대응전략 부재가 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