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중심형의 경제활동과 관련하여 그 원점은 소비자에게 있다고 하여, 소비자의 이익 추구를 으뜸으로 하는 입장이 소비자주권(消費者主權)이다. <소비자는 왕(王)이다>라고 주장하고 무소불위(無所不爲), 이 세상에서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소비자는 황제, 더 나아가 신(神)으로 까지 칭송하고 있다. 신은 실수나 잘못이 없으니 소비자는 늘 옳다는 것이다.

1962년 미국의 J.F. 케네디 대통령이 발표한 특별교서에 의하면, 소비자가 보호받아야 할 4가지의 권리가 있다. 안전해야 할 권리, 알아야 할 권리, 선택할 수 있는 권리 그리고 의견이 반영되는 권리 등이다. 이 4가지 소비자의 권리는 그 후 이 세상의 소비자를 위한 기본적인 정언적 명령(定言的命令; Kategorischer Imperativ)이 되었다.
 
21세기에 들어와서 소비자의 파워는 막강해졌다. 더불어 세력도 비대해졌다. 소비자는 전 국민이다. 서울역의 노숙인으로부터 청와대의 안방마님도 전부 포함된다. 소비자의 이익옹호, 생활수준의 향상과 관련 영역의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전국적으로 그리고 국제적으로도 조직적인 운동도 활발해졌다. 소비자운동(消費者運動)이 활성화되어 여성단체·소비자보호단체협회·생활개선단체·소비자고발단체·대한YMCA연맹·대한YWCA 등의 단체가 운동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현명한 소비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소비자 교육, 상품테스트, 국내 외 제품과 서비스의 정규적인 모니터링, 정부와 업체에 제안 및 진정활동, 불량품의 공고 및 고발과 소비자의 항의 내용의 공포 그리고 불법, 불량품의 공고 및 불매운동 등 소비자문제에 대한 전반적이고 총체적인 활동을 조직적이고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운동은 1920년대에 들어와서 미국에서 비롯되었고, 1960년에는 국제소비자동맹(IOCU)이 결성되었다. 우리나라는 1980년 1월에 소비자의 안전, 거래의 적정화, 소비자 보호위원회의 설치 등을 규정한 소비자보호법을 제정하여 소비자의 권익, 소비생활의 향상과 합리화에 힘써 오늘에 이르고 있다.
 
조정(調停: mediation)이란 분쟁당사자 쌍방의 사이에 서서 분쟁을 중지시키는 일이다. 국제법상의 조정은 독립한 제3자 특히 국제조정위원회에 의하여 국제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절차를 말한다.

또 민사상의 조정이란 민사분쟁을 재판에 의하지 않고, ‘신의 성실의 원칙’에 기반한 호양(互讓)의 정신으로 화해와 시담(示談) 등으로 해결하게 하는 일이다. 시담이란 글자그대로 “싸움을 화해 붙이는 말”인데, 민사상의 분쟁을 사사(私事)로 해결하는 일이다. 그리고 가사 조정·민사조정이 있다. 법원에 설치되는 조정위원회에서 행해지며 엄격한 법률적 판단이 아니고 서로 양보하게 하는 것을 기초로 하고 있다.

노동법상의 조정은 노동위원회가 하는 노동쟁의의 조정방법의 일종이다. 당사자 쌍방 또는 일방의 신청에 의해, 또는 일정한 경우 직권에 의해 개시된다. 노동위원회의 구성, 조정인을 작성하여 수락을 권고한다. 알선보다는 강력하나 중재재정(仲裁裁定)과 같은 구속력은 없다. 알선(斡旋)이란 남의 일을 잘 되도록 주선하여 주는 것이다.

일이 잘 되도록 여러 가지 방법으로 두루 힘을 써 주는 것이 주선(周旋)이다. 국제법에서는 제삼국이 타국간의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교섭을 진행시키는 것이다. 손해배상(損害賠償)은 타인에게 준 손해를 전보(塡補:부족을 메워 채우는 것)하여 손해발생 전과 같은 상태로 되돌리는 일이다.

불법행위·채무불이행이 전형적인 발생원인이며, 원칙적으로 손해의 발생에는 손해를 준 자의 고의나 과실을 요(要)하나 최근에는 형평의 원칙이나 사회정책적 견지에서 위법행위가 아니더라도 손해배상의무를 지우는 경우가 있다. 자동차 손해배상보장법 등이다.

때를 같이하여 공해보상 등 무과실책임론도 주장되고 있다. 또한 일정한 경우에 손해를 전보하는 약속이나 계약 등에서 생기는 일도 있다. 사괴광고 등 약간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금전배상이 원칙이며, 원상회복을 한다고 하더라고 손해는 금전적으로 환가(換價: 값으로 환산하는 것)된다. 그 범위는 원칙적으로 그러한 위법행위가 있을 때 피해자가 입으리라고 예상되는 범위나 수준 내의 손해를 말한다. 정신적 손해나 얻을 수 있었던 이익 등도 배상의 대상이 된다.

오늘날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들은 분쟁과 피해속에서 하루 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믿을만한 분쟁 조정단체나 기관이 없어 소비자들이 불편을 하소연하고 있는 현실이다. 소비자 고발센터나 분쟁조정기관은 많이 있으나 전문성이 있는 확실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믿고 물어 물어 간신히 찾아간 조정단체에서 처음부터 자기들은 법적 힘이 없다는 말부터 시작하니 믿고 찾아간 소비자들은 맥이 빠진다는 것이다. 심히 당황스럽고 일면 믿는 도끼에 당했다는 기분이 들어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이 있었다는 체험담을 내 놓는다.
 
조정이라는 것은 원초적으로 재판이나 중재와는 달리 일정한 강제력이 없는 법원 외, 대체적이고 이차적인 피해구제와 분쟁해결 방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하 세계적으로 조정절차가 설치되어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법원에서의 판결절차에서는 기대하기 쉽지 않은 장점이 시간 단축과 비용절감 면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조정절차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본래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조정기관의 조정인의 전문성과 중립성이 필히 확립되어야 한다. 조정인의 전문성이 확보된다면 판결이나 중재절차보다 훨씬 높은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으며 쌍방간 만족도 높은 분쟁해결 방법을 얼마든지 모색하고 찾을 수 있다고 평가된다.

우리의 일상적인 소비생활에서 자주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의 피해구제나 갈등이나 분쟁의 경우 경직된 재판절차보다는 조정방법이 시간과 경비를 동시에 절약할 수 있고 쌍방 win/win 할 수 있는 유용한 방편이다.

이제부터라도 조정기관은 초장부터 강제력이 없다는 나약한 선언보다는 충분한 가능성과 전문성이 있다는 설명으로 이용자를 안심시켜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조정전문인력 양성과 갈등과 피해분쟁의 신속하고도 공정한 해결을 통해 쾌적한 소비생활을 통한 신뢰가 깃든 안심사회건설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