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옥 환경부 차관

“2016년에 마련한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개선할 부분이 없는 지 살피고 있다. 검토과정에서 산업계와 원활하게 소통하면서 논의하고 결과를 반영하겠다.”

안병옥 환경부 차관은 9일 쉐라톤서울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에너지미래포럼 조찬에 연사로 나서 원전 감축 정책 등으로 이산화탄소 감축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지적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안 차관은 “국외 감축 이외에 부문 업종별로 감축율이 합리적으로 산정됐는지 보고 있다”며 “목표치가 너무 과도하거나 여력이 있는지를 따져 축소·확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새정부 들어 에너지전환을 정책으로 삼으면서 원전과 석탄에 대해 새로운 정책이 시작됐고 그 정책 내용을 로드맵에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로드맵을 새롭게 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국민과 소통하며 로드맵을 만들어 가겠지만 가장 중요한 곳이 산업계라 생각한다”며 “로드맵을 수립하기 위한 논의과정에서 정부가 밀어붙이지 않고 국민소통작업반을 통해 산업계 의견을 청취하고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차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추구하는 규제혁신과 관련한 질의에 대해 “규제혁신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많은 논의와 토론이 있었고 규제를 합리화할 부분은 합리화하지만 안전과 환경분야는 뚜렷한 근거없이 규제를 완화하지 않는 예외적인 영역으로 두고 있다”면서 “예외를 두고 있다고 해서 고쳐야 할 규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허가 관련부분은 복잡하고 행정비용이 많이 들어 눈에 띈다.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의 일환으로 새로 도입하는 재생에너지계획입지제도를 새로운 규제로 인식할 수 있지만 잘 시행하면 재생에너지 기업 입장에서는 오히려 갈등비용과 환경비용을 줄어 규제개선 효과가 부수적으로 나올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미세먼지와 관련해서는 “국민 우려가 너무 높아 질소산화물 배출 부과금 도입, 총량제 지역 확대 등 대체로 규제가 강화될 수 밖에 없다”면서도 “불필요하게 기업들에게 불편함을 초래하거나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중소기업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닌지 세심하게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안 차관은 에너지 전환에 따른 인식전환을 에너지업계에 주문했다.
“기후와 에너지, 대기는 한 묶음으로 솔루션을 찾을 수 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에너지 효율혁명과 100% 재생에너지를 통해 1석3조를 추구할 수 있는 있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에너지 전환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없다”며 “에너지 전환은 공급도 중시하는 점진적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탈핵’ 에너지 전환이라는 용어는 맞지 않다고 했다.
‘탈핵’은 먼 훗날 원전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는 조건을 가져갔을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탈핵’은 문 정부에서 모든 원전을 없애는 것으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안 차관은 “이제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한계에 봉착한 중압집중형 에너지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초연결시대에 걸맞은 분산형 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든 국민이 참여하고 혜택을 누리는 에너지 전환이 돼야 하며, 책임도 함께 나눠 갖는 ‘깨어있는 에너지 시민’들이 이제부터 주인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차관은 에너지정책을 ‘값싼 김밥’에 비유하며 “에너지정책이 그동안 산업정책에 종속돼왔지만 산업정책의 부산물도 아니며 보조적인 위치도 아니다”라는 점을 부각했다.

에너지정책은 경제핵심이자 미세먼지 정책에서 드러나듯 국민 삶과 직접으로 영향을 끼치는
가장 중요한 국가 중요정책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이다.

안 차관은 “이제는 ‘맛’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을 함께 고려하면서 환경 정책과 에너지 정책이 만나면 한층 더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산업부와 환경부가 갈등도 있었지만 지금은 산업부가 환경부를 많이 지원하고 양보도 하면서 업무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