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그러잖아. 내일 하면 되지, 뭐. 다시 하면 되지, 뭐. 그런데 그러면 안 돼. 말 그대로 인생은 생방송이거든. 두 번 반복할 수가 없어. NG가 나면 나는 대로 가는 거야. 최대한 안 내려고 노력하면서 그대로 가는 거지. 내 인생도 참 NG가 많았지. 그래도 이제는 잘 풀려나가는 것 같아. NG 났다고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 아니겠어?"
- 청계천 노점상의 이야기를 담은 <인생은 생방송> 중에서 -

남들보다 학교를 오래 다니는 대학생이 있습니다. 그 학생은 학기 초반에는 수업도 잘 들어가고 과제도 곧 잘 합니다. 그러나 중간에 결석을 하거나 중간고사를 잘 보지 못하면 아예 그 과목을 포기하거나 학교를 휴학하고 맙니다. 그리고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다음 학기에 재수강을 합니다.

하지만 그의 의도와 달리 아무 문제나 실수가 벌어지지 않는 학기란 있을 수 없습니다. 결국 중간에 또 다른 문제로 인해 또 쉬다보니 이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문제를 풀면서 나아가지 못하고 자꾸 문제가 없는 상태로 되돌아가다보니 결국 더 큰 문제에 부딪힌 셈입니다.   

녹화방송과 생방송의 긴장도는 참 다릅니다. 녹화방송은 문제가 되면 처음부터 다시 찍거나 편집을 해서 고칠 수 있지만 생방송은 NG나 돌발상황이 나오더라도 어떻게 하든 수습하고 지나가야 합니다. 중도포기란 없습니다.

방송이 싫든 좋든, 흠이 있든 없든 마무리를 지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모두 긴장하고 집중해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실수가 덜 하란 법은 없습니다. 다만 그 실수에 매이지 않고 만회라도 하듯이 남은 시간에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인생을 방송에 비유하면 인생은 생방송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를 망각하거나 몰라서 자꾸 녹화방송처럼 여길 때가 있습니다. 실수를 하면 수습하고 넘어가기보다는  하던 방송을 중단하고 재방송을 계속 보면서 후회하고 자책에 빠지거나 실수한 부분을 편집해서 빼버리려고 하거나 실수 이전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하려고 합니다. 인생은 편집이나 재촬영이 안되는데도 말입니다. 

인생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일이 있거나 실수가 생기면 마냥 뒤돌아보고 있을 수도 없고 더더군다나 다시 실수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실수를 수습하고 좀 더 남은 시간에 집중해야 합니다. 당신에게 인생은 생방송입니까? 녹화방송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