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한전 사장이 8일 가진 이임식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그동안 많이 고단하고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행복했고 보람 있었습니다. 저는 떠나가고 한전의 OB가 됩니다. 앞으로 편안하게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몸 아프지 마십시오. 마음 아프지 마십시오. 옆에 동료가 웃으면 왜 웃냐고 같이 웃고, 혼자 우는 사람 있으면 껴안고 같이 울어주십시오. 여러분. 고맙고 너무 고맙고 사랑합니다."

2012년 취임해 5년 가까이(1917일) 한국전력을 이끌어 온 조환익 사장이 임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떠났다.

8일 오전 전남 나주 한국전력 본사 1층 한빛홀에서 임직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 사장의 이임식이 열렸다.

그는 이임사를 통해 "모든 일이 시작은 새벽처럼 서서히 밝아오지만, 끝날은 해 떨어지듯 갑작스럽게 오는 것 같다"며 "한전이 소위 '시즌2'를 맞아 새로운 CEO에게 연말까지는 자리를 물려줘야 되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었다"는 말로 사임 이유를 밝혔다.

그는 취임 후 2년 동안 생전에 경험하지 못한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밀양 등 지역주민과의 전력설비 건설 갈등, 2013년 순환 정전, 회사의 적자, 세계에너지총회,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 이전 등을 들었다.

그는 "하나도 쉬운 게 없었고, 내가 왜 시련을 겪어야 하나, 왜 한전에 와서 이 모든 짐을 다 짊어져야 되는지 하는 생각을 한 게 한 두 번이 아니고, 오죽하면 책에다 '몸만이라도 건져 나오게 하소서'라는 표현을 썼다"고 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한전의 기적을 봤다고 술회하며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역경을 이겨낸 모든 것이 한전의 힘이고 화력이라고 표현했다. “이 화력이면 어떤 기적이라도 만들 수 있고 미래를 끌어가지 못할 게 없다”면서 “한전의 저력에 대해 다시 한번 존경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직 갈 길이 멀고 한 걸음도 잘못 갈 여유가 없다”고 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고 타 업종과도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로지 우리가 가진 나침반을 들고 스스로 길을 찾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후임사장이 지금 그려놓은 그림 위에 꽃을 피울 것이라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기적을 일궈냈다는 자부심을 갖고 업(業)의 변화를 꼭 실현해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영국 원전사업에서 한전이 중국을 제치면서 원전수출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것을 상기하며 앞으로 있을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계속 이겨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한전이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길 기원했다. 이를 위해 에너지생태계를 관리 육성하고 켑코 키즈(KEPCO KIDS)를 양성할 것을 당부했다.

덧붙여 “에너지 공기업으로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그는 “이 지역을 세계 최고의 에너지 지식산업 클러스터로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한전이 여기에 뿌리내리도록 해주신 지역주민분들께 큰 감사를 드린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