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비례대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헌법개정특별위원회)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상 금품 허용 기준인 음식물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등 소위 ‘3·5·10 규정’을 현실화하는 내용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김영란법은 수수 가능한 음식물·선물·경조사비 가액 상한액에 관해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시행령 제17조로서 가액 상한액을 각각 3만원, 5만원, 10만원으로 하고 있다.

강 의원은 “김영란법이 기준으로 삼은 공무원 지침이 무려 13년 전인 2003년도 물가를 반영해 제정된 것이어서, 음식물과 선물의 가액 기준이 현실물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김영란법이 시행된 2016년 국산 농축산물 선물 판매액은 1,2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고, 과일은 전년 대비 31%, 수산물은 전년 대비 20% 줄어들었다.

또한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2016년 12월 전국 709개 외식업 운영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4.1%가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영란법 시행 이후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위축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소비는 2016년 11월부터 2017년 1월까지 3개월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2017년 1월에는 –2.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조사비의 경우, 기존 공무원 행동강령에 규정된 상한액인 5만원 보다 늘어남에 따라 오히려 경조사비 부담이 가중되었다는 의견이 있다.

강 의원은 “경조사비 상한액이 10만원으로 규정되면서, 10만원이 일종의 기준점이 돼 지출액이 더 커지게 되었다”면서 “따라서 공무원 청렴성 강화라는 김영란법의 원래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김영란법 3·5·10 기준 조정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여론이 많다. 한 여론조사 (한국갤럽, 2017.6.7.~8.)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 이상(52%)이 김영란법 상한액을 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김영란법 부정 평가자의 82%가 금액 조정에 공감했고 김영란법 긍정 평가자 중에서도 45%는 상한액 조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열린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김영란법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김 후보자는 김영란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김영란법으로 인해 농림축산 분야 농민들에게 대단히 부담이 되는 현실을 볼 때 법을 개정하든지 기준 금액을 상향 조정하든지 그 정도 조치는 이뤄져야 한다”고 답해, 법 또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음식물과 선물 가액은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한액 현실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은 미흡한 상태다. 지난 1월 이전 정부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권익위와 경제부처 등이 김영란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조사해 해당 규정의 수정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으나 진전은 없는 상태다.

수정 불가 입장을 고수하던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5월 29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김영란법 검토 필요성을 보고했으나, 수정 방안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강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김영란법 상 허용되는 음식물‧선물의 가액을 각각 1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경조사비는 기존 공무원 행동강령과 동일하게 5만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강 의원은 현재 시행령에 상한액을 규정한 것과 달리 법률에 상한액을 규정해, 정부가 아닌 국회 차원에서 민생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표명했다.

강 의원은 “김영란법 시행 이후 9개월이 넘은 현재, 법 시행에 따른 내수 침체는 묵과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정부 내 상한액 조정에 관한 논의는 지지부진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강 의원은 “민생 경제 살리기는 정부에만 맡기기에는 촌각을 다투는 시급한 문제”라며 “국회가 나서 현실 물가를 반영한 새로운 가액 기준을 법률에 명시한 이번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면, 내수 경제 회복과 공무원 부정부패 방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이번 김영란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강효상 의원을 비롯해 문진국, 김성찬, 이장우, 윤종필, 이현재, 원유철, 이명수, 엄용수, 유민봉, 이종배 의원 등이 뜻을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