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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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산업 규제 선진화 필요한 때‘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 -창간 11주년 특집 석학의 제언
2017년 05월 29일 (월) 10:24:07 전력경제 epetimes@epetimes.com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에너지 믹스와 에너지 민주주의>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여러 가지 혁신적인 조치가 연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 가운데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30년 이상된 노후 석탄발전기의 일시적인 셧다운이 문재인 대통령의 ‘3호 업무지시’로 5월 15일 발표되었다. 이는 전력산업이 과거와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길을 걸을 것이라는 상징이며 의미있는 조치이다.

한편, 스위스에서는 며칠 전 2050년까지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겠다는 국민 투표가 통과되었으며, 원전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의 마크롱 신임 대통령은 현재 77% 수준인 원전 비중을 2025년까지 50%까지 낮추기로 공언한 바 있다. EU, 북미 지역 주요 선진국의 이러한 탈원전, 탈석탄의 기조는 되돌이킬 수 없으며, 그 변화의 속도는 오히려 점점 빨라지고 있다.

즉, 에너지 믹스가 화석연료 및 원전에서 신재생에너지와 소위 브릿지 자원이라고 인식되고 있는 저탄소 연료원인 천연가스로 급변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의 공통적인 지향점은 2050년 내외를 기점으로 순수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시스템을 운용하는 것이다.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덴마크 등 일부에서는 현재에도 재생에너지 공급이 100%를 상회하는 시간대가 있으니까 완전히 요원한 희망만은 아니며, 그 체감 정도가 우리나라 내부에서 느끼는 것과는 차이가 확연하다. 

한편, 전력산업은 소위 ‘에너지 4.0’ 시대에 핵심 플랫폼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즉, 새로운 에너지 기술과 융합서비스가 자유롭게 진입하고 스스로 혹은 소비자의 선택에 의하여 진화하는 장(場)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전력시장에서는 전기차, 전력저장, 지능을 가진 자율적인 수요관리 및 에너지절약과 같은 비전통적인 전력기술의 진입은 물론 열, 수소, 가스 등의 에너지 및 통신서비스 등과 융합이 폭발적으로 일어나 사업의 경계가 무의미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조짐은 세계 각국의 전력시장에서 관측되고 있다. 일례로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이 지역 수요를 넘어가는 경우, 잉여의 신재생 전력을 다른 국가에 판매하거나, 수소를 생산하거나, 열로 변환하여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북유럽, 일본 구쥬 등에서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전력산업은 1) 공급 확대의 시대, 2) 비용최소화의 시대, 3) 시장 기반의 효율화 단계 등을 거쳐 왔으며, 이제는 가치(Value) 기반 융합서비스의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 즉, 전력공급 형태는 석탄, 원자력 등과 같은 원거리 대규모 발전에서 가정용 태양광, 마이크로 터빈, 전기차, 저장장치 등과 같은 소규모 분산화로, 전력망은 장거리 초고전압에서 마이크로그리드와 같은 근거리 저압의 지역망 수송체계로 전환되고 있다.

또한, 전력거래는 원격지의 대규모 석탄, 원전으로부터의 구입에서, 인근 지역에서 생산되는 청정에너지의 소비로 변화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전기소비자는 신재생 전기생산자를 직접 선택할 것이다. 이를 전력에너지 P2P(Peer-to-Peer) 서비스라고 하며, 일부 EU 국가에서는 이미 제도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미국 뉴욕 등에서는 시범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현재와 같이 전력회사가 소비자에게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에너지믹스 서비스(예를 들면, 원자력 30%, 석탄 30%, 천연가스 30%, 신재생 10%)와 구별하여 소비자가 직접 에너지 믹스를 결정하기 때문에 에너지 민주주의(Energy Democracy)라고도 한다.

이는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유기농 농산물을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것과 매우 유사한 에너지 거래 행위이다. 실제로 영국, 네덜란드 등에서 이러한 청정 P2P 전력서비스가 일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전력망의 지능화와 ICT 기술과의 융합을 통한 실시간 거래 플랫폼 구축, 소비자의 적극적 참여로 가능하게 되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력과 ICT 하드웨어 기술 융합,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반의 소프트웨어 기술 적용, 송배전망의 개방형 플랫폼으로 역할 증대, 소비자가 생산자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 선택권 보장, 에너지산업 규제의 선진화 등이 필요하다. 더욱이 에너지 소비자와 기업의 신재생 비용 지불에 대한 인식과 청정에너지의 적극적 선택이 바탕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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