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은 상황이 나아지리라는 믿음이다. 희망은 우리가 힘을 합해 더 나은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신념(信念)이다. 낙관이 수동적인 덕목이라면, 희망은 능동적인 덕목이다. 낙관론자가 되기 위해 용기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희망을 갖기 위해서는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다. 희망은 텅 빈 개념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행동의 원천이 우리 자신에 있다는 믿음에서 태어난다. 희망은 구원을 향해가는 오래고 느린 여정(旅程)임을 아는 것이다.”
- <차이의 존중> 중에서, 조나단 색스 -

주위에 보면 낙관적인 사람들이 환영을 받습니다. 굳이 연구결과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낙관적인 사람들이 비관적인 사람들에 비해 더 건강하고 더 도전적이고 더 많은 성취를 이루어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단순하게 낙관주의가 좋은 것이고, 비관주의는 좋지 않은 것이라는 이분법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이러한 이분법으로 살아가기에 세상은 너무 복잡합니다. 주위에는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 빠져 큰 실패나 오류를 범하는 이들도 많고, 예방적 비관주의 때문에 위험을 잘 관리하고 성공하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많습니다. 

우리는 흔히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를 설명하기 위해 반쯤 남은 물 컵을 비유삼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낙관주의자는 ‘물이 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고, 비관주의자는 ‘물이 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반쯤 남은 물 컵을 보고 굳이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물이 반 남았다’고 사실대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긍정이란 말을 자꾸 좋게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긍정肯定의 사전적 의미는 ‘그렇다고 인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진정한 긍정이란 ‘좋게 보는 것’ 혹은 ‘좋은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말합니다.   

낙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낙관의 폐해를 구분하기 위해서 우리는 희망과 낙관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낙관은 상황을 자꾸 좋게 보고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대감입니다. 그렇기에 상황을 주관적으로 판단하거나 위기관리에 소홀하거나 인내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희망은 실천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희망은 문제와 기회를 있는 그대로 보면서 원하는 곳으로 가기까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충분히 예상하지만 힘을 합하고 노력을 더해 결국 이루어낼 것이라는 신념을 말합니다. 그렇기에 낙관은 혼자서 가질 수 있지만 희망은 함께 가는 사람들만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은 낙관인가요? 희망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