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과 주장이 부딪히면 충돌음만 클 뿐, 갈등은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 감정싸움, 힘 대결로 치달아 서로 피해만 볼 뿐이다. 주장 밑에 깔린 서로의 관심사, 진정으로 원하는 것, 우려하는 것을 드러내고, 어떻게 하면 서로가 원하는 것을 함께 이룰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야 문제가 풀릴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내는 주장position과 그 밑에 깔려 있는 진정한 관심사interest를 구분하고, 그 관심사에 초점을 맞춰 풀어나가야 한다.”
- 강 영진의 <갈등해결의 심리학> 중에서 -

아이들에게 부모의 존재는 절대적이지만 그런 아이들이 부모를 밀쳐낼 때가 있습니다. 무언가 마음이 상할 때는 “엄마, 미워!” “엄마랑은 말도 안할 거야. 저리가!”라고 말이지요. 하지만 정말 엄마랑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거나 엄마랑 멀어지기를 바라는 아이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엄마랑 이야기도 안 할 만큼 화가 난 마음을 엄마가 알아주고 달래주었으면 하고 바랄 뿐일 것입니다. 부부나 커플끼리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부관계의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 집에 들어온 남편에게 아내가 인상을 쓰거나 짜증을 낸다면 이는 남편이 보기 싫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이들이나 집안 일 때문에 힘든 마음을 달래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의도와 표현이 좀 더 일치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협상이나 영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표현에 매이기보다 표현 뒤의 욕구를 잘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의 표현이나 요구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들어줄 수 없다고 해서 바로 반박하거나 안 된다고 이야기하기보다는 왜 그것을 요구하는지 그 바탕의 욕구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과적으로 다르지 않을 수도 있지만 때로는 상대의 욕구를 이해하다 보면 서로를 만족하는 절충안이나 창의적 대안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보험설계사인데 지인이 자꾸 경계를 하고 대한다면 같이 불편해하고 피하기보다는 보험으로 인해 어떤 안 좋은 경험이 있었고 무엇을 염려하는지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지인은 당신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손해 보는 것을 싫어할 뿐이니까요. 

상처를 받으면 화를 내는 것처럼 사람들은 욕구와 표현을 일치시키지 못합니다. 욕구와 표현이 다를 수 있음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상대의 표현 뒤에 있는 의도와 욕구를 헤아려보세요. 1차적 공감은 상대의 표현에 담긴 감정을 잘 알아차리고 느끼는 것이지만 2차적 공감은 상대의 표현 뒤에 (숨은) 욕구를 읽어주고 반응할 줄 아는 것입니다.
당신은 표현 뒤에 욕구를 바라보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