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원자력환경공단이 주관한 ‘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 국제심포지엄’이 8일부터 9일까지 서울 팔래스 호텔에서 열렸다.

올해로 3번째 열린 이번 국제심포지엄은 각국의 공통 관심사인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보다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국제적인 공조와 기술협력을 논의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국제기구(IAEA, OECD/NEA, 美 DoE), 해외 폐기물 관리기관(프랑스 Andra, 스웨덴 SKB, 스위스 Nagra 등), 대사관(핀란드, 아르헨티나, 이란, 일본, 호주, 영국) 등 국내외 안전관리 전문가 300여명이 참석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 행사에서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문제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활발한 의견 교류가 이뤄졌다.
심포지엄 첫날인 8일에는 기조연설과 전문가 토론회가, 둘째 날에는 각국 전문가들의 기술세션과 경험담 공유의 장이 마련됐다.

이종인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첫날 개회식에서 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정부가 고준위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을 마련했다”고 소개하고 “안전성에 대해 국민이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필요한 핵심관리기술을 적기에 차질 없이 확보해 나아가며 사용후핵연료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필요한 제반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기술적인 안전성 뿐 만아니라 지역주민에 대한 의견 청취와 국민의 이해 및 신뢰 등 수용성 확보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방사성폐기물의 안전관리를 위한 지식발전의 공유와 함께 안전성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번 심포지엄은 사용후핵연료의 안전관리를 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민과 시민환경단체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확보구축의 큰 걸음이 될 것”이라고 희망했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이어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인사말을 통해  “대한민국 최초로 고준위방폐물 중장기 안전로드맵이 제시된 만큼 앞으로 착실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부가 국민과 소통에 더욱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우 차관은 “무엇보다 안전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므로, 국내외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안전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노력을 계속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앞으로 과학적인 지질조사와 주민의사 확인절차 등을 담은 ‘(가칭)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절차에 관한 법률’을 하반기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조연설에 나선 정동희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국장은 한국의 고준위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안)의 수립과정과 공론화 권고내용 그리고 정책추진 방향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기본안은 공론화 위원회 권고안을 토대로 한 정부의 로드맵으로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정 국장은 “정부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국가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페 세리 IAEA 핵연료주기/폐기물 국장은 ‘사용후핵연료 관리 방안’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소 444기가 운영되고 있다. 사용후핵연료가 해마다 1만톤이 발생되고 있다”며 “64기가 건설 중이고 앞으로 관리할 사용후핵연료가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리스토페 국장은 “사용후핵연료는 발생국가 처리원칙. 경우에 따라 안전한 방안과 합의에 따라 당사자 국가끼리 처리할 수도 있다”면서도 “세계에서는 처분장이 많지 않다. 다국가적인 처분장을 만들 경우 논의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발생국가에서 처분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용후핵연료는 안전하게 처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제한 후 “잠재적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개인, 사회가 현재와 미래에 보호될 수 있어야 한다. 보관이 수만년 간 지속되기 때문에 잘 보관해야 하고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도 완화될 수 있도록 협약을 해 미래세대에 부담이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해관계자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크리스토페 국장은 “기술 플랜이 중요한데, 사회와 합의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사용후핵연료를  관리할 수 있다”며 “신뢰를 구축해 경청하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얘기하는 것 뿐 아니라 상대방의 우려상항들도 경청해서 플랜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이클 시먼 OECD/NEA 방사선방호국장은 ‘사용후핵연료 관리 신뢰 제고의 중요성’을 테마로 기조발언했다.
마이클 국장은 방폐물 관리에 있어 이해관계자와의 신뢰제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감정적인 믿음,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방법의 의사결정은 단계적으로 유연하게 해야 한다. 이미 내린 결정도 번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면서 “국민, 규제당국 등 이해관계자들이 기본원칙에 합의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합의하는 것 자체가 기본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민간사회에 있는 국민들이 처분시설에 대해 100% 이해하기 힘들다. 처분시설에 대해서 설득할 수 있는 것은 ‘신뢰’, 수용성 확보를 위한 핵심요소는 정치사회적인 신뢰, 에너지 정책이다”며 “사회, 문화마다 다르기 때문에 국가적인 접근은 달리 해야 한다. 프랑스, 스위스 방식을 그대로 카피한다고 해서 성공할 수 없다. 이들 나라는 각자의 방법으로 방폐물관리 프로그램 합의에 이른 것”이라고 말했다. 

기조연설에 이어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의 사회적 신뢰제고 방안’을 주제로 국제전문가, 언론, 시민단체 대표가 참여하는 토론에서 패널리스트들은 “사용후핵연료는 세계적으로 30여개 국가에서 엄격한 규정과 관리 아래 저장하고 있으며, 국민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관리의 안전성과 효율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의 이번 기본계획도 세계적 추세와 흐름을 같이 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9일 열린 기술 세션에는 사용후핵연료의 저장 및 처분안전성, 부지선정 및 사회적 신뢰제고를 주제로 국내외 방사성폐기물관리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해 각국의 관리경험과 현황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