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에너지산업이 어느 때보다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파리협정 이후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 달성과 신(新)기후체계 대응이라는 도전과 과제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전 세계는 에너지정책의 큰 틀을 바꿔 화석연료 비중의 축소, 온실가스 저감,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 확산 등 친환경기술 개발과 적용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도 저탄소 시대에 대비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의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해  E-프로슈머,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에너지신산업을 빠르게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저탄소경제시대의 도전과 과제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술의 역할이 크다. 우리나라 전력에너지 분야 R&D의 총본산인 한국전력 전력연구원도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신기후체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왔다. 이미 에너지신산업 기술개발과 사업화의 ‘첨병’으로서 두드러진 성과도 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마이크로그리드 기술로, 한국전력이 처음으로 전남 진도군 가사도에 ‘에너지자립섬’을 구축했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과 ESS 및 EMS이 연계된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를 성공적으로 구축, 섬주민의 생활수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 후 캐나다 시범사업과 모잠비크 사업 등을 통해 해외 수출의 쾌거를 일궈냈다.

그 밖에도 전기차 충전스탠드 개발, 전기주택 표준화 모델 개발 등 제로에너지빌딩을 위한 규격 수립, 수요자원거래 컨설팅 서비스, 주파수조정용 ESS 등도 개발을 마쳐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의 대표적 기술인 CCS는 세계 최고의 10MW급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실증성과를 바탕으로 국가CCS 통합실증을 주도하고 있다. 해상풍력분야에서는 2.5GW급 해상풍력단지 상태감시시스템 개발 및 국제인증, 해양온도차발전 실증에 성공했다.

이처럼 전력연구원은 전력에너지 분야의 기술을 선도하는 연구기관으로서 회사와 국가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력경제신문은 창간 10주년을 맞아 전력연구원과 공동기획으로 현재 전력연구원이 중점 개발하고 있는 핵심기술 10선(選)을 통해 기후변화시대의 R&D 현주소와 미래를 가늠해봤다. 

핵심기술 10選
□ 기후변화대응기술,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CCS), ▲저탄소 청정발전기술(초초임계압, 극초임계압, 초임계 CO2, 고효율가스터빈), ▲신재생에너지(해상풍력단지개발, 집광형 태양광·열 동시활용, 연료전지, 스마트 팜)기술, ▲화력발전 온배수열 활용기술

□ 에너지신산업 관련 개발기술
▲마이크로그리드 기술, ▲에너지저장장치 ▲전력수요반응 및 전력거래 기술, ▲초전도케이블 기술 ▲ HVDC 기술 ▲ICT 융합기술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
CCS(Carbon Capture & Storage,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는 화석연료의 연소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안전하게 저장하는 기술이다. 최근 대기 중 CO₂농도 증가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이상 기온이나 환경 변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해결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전력연구원은 지난 2000년 초반부터 석탄 화력발전소의 배가스로부터 CO₂를 포집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11년 중부발전 보령화력본부에 아민 수용액을 사용하는 0.1MW급 습식 CO₂ 포집설비를 설치, 성공적으로 운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개선된 10MW 공정을 2013년 설치하고 현재 5,000시간 연속운전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 이다. 습식 포집공정에서는 연구원에서 자체 개발한 KoSol 시리즈 흡수제를 사용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 저감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 한편, 남부발전 하동화력본부에는 자체 개발한 KEP-CO2P 시리즈 고체흡수제를 이용하는 0.5 MW (2010년 준공) 및 10 MW (2013년 준공) 건식 CO2 포집설비를 설치, 운영 중이다. 국내 고유의 차세대 혁신 포집기술이자 건식기술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이 분야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올해 습식 10 MW 포집설비를 업그레이드하고 최적화해 10 MW 습식 및 건식 포집 설비의 1000시간 연속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후 2017년까지 습식과 건식 CO₂ 포집기술 모두 100 MW 이상의 상용 패키지 개발을 마치고 국내외 사업화 및 실증에 나선다. 개발된 CO₂포집기술은 장기 성능 시험을 통해 신뢰성을 입증한 후 2018년 이후 정부의 로드맵에 따라 150 MW급 대규모 국가 CCS 실증사업에 활용한다.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CO₂를 활용해 고부가화합물(중탄산소다, 차아염소산 나트륨 등)과 침강성 탄산칼슘을 생산하는 CCU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전력연구원은 2017년까지 중탄산나트륨을 연간 700톤 생산할 수 있는 실증 플랜트를 구축, 상용화를 위한 플랜트 기술을 확보키로 했다. CCU 기술은 포집된 CO2의 저장소 확보 등의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는 종래 CCS 기술의 대안으로서의 역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령화력발전소에 구축된 10MW 습식 CO2 실증설비 전경.

◇저탄소 청정발전 기술
▲초초임계압 발전 기술 및 극초임계압 발전 기술
초초임계압 발전은 작동 유체인 증기를 고온 고압화(증기조건 240bar, 621℃)해 효율을 대폭 높인 기술이다. 전력연구원은 두산중공업과 공동으로 2002년부터 초초임계압 화력발전기술 개발을 착수, 2008년에 세계 최고 성능을 갖는 효율 44%의 초초임계압 화력발전 기술을 확보했다.

올해 말 준공 목표로 중부발전 신보령 1호기에 실증설비를 국내 최초로 건설하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플랜트 주기기 시스템 상용화 기술, 대용량 플랜트 제어시스템, 통합운전지원 및 감시시스템 등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화력발전기술의 국내자립을 이룰 뿐만 아니라 소재공급·설계·제작·설치·운영까지 일관 공급체제를 완성해 해외 발전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초초임계압 발전에 비해 증기압력과 온도를 증가시켜(증기조건 350bar, 700℃) 발전 효율을 높이고, CO₂ 배출을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극초임계압 발전기술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 전력연구원은 고효율 대용량 극초임계압 발전시스템의 핵심 기술인 700℃급 초내열 소재 설계, 제작 및 평가 기술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초임계 CO₂발전 기술
초임계 CO₂ 발전 기술은 기존 화력발전소 증기 대신 초임계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는 발전 방식이다. 증기터빈 발전에 비해 발전 효율이 획기적으로 향상되고 설비의 소형화가 가능하다. 초임계 CO₂ 발전 시스템은 모든 열원을 사용할 수 있고 효율이 높다. 소형 제작이 가능하며, 수 MW에서 수백 MW의 발전량을 낼 수 있다. 이러한 유연성은 시스템의 폐열, 원자력, 화력, 지열, 바이오, 태양열 발전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게 하며 경제성과 시장성을 개선할 수 있다.

전력연구원은 올해 5월 초 현대중공업과 공동으로 폐열을 이용한 초임계 CO₂ 발전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2019년까지 30MW급 디젤·가스엔진에서 배출되는 300℃의 폐열을 이용해 발전용량 2MW, 효율 14%를 갖는 초임계 CO₂ 발전 시스템을 개발한다. 이를 통해 엔진발전 플랜트, 저온 폐열을 활용한 발전분야의 사업 진출을 도모하고, 정부의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기여할 계획이다.

▲고효율 가스터빈 기술 
 최근 국내에서는 정부주도로 출력 250MW, 효율 40%인 친환경, 고효율의 대형가스터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가스터빈 기반 복합발전 운전 시뮬레이터와 고온부품 최적운전주기 평가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기술개발이 완성되면 가스터빈 제어로직을 체계적으로 검증해, 복합화력 발전소 건설 후 시운전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상업운전을 조기에 달성하고 운전 신뢰도를 증대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가스터빈 고온부품 시험평가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국산화 개발품의 상품화를 지원해 고온 부품 관련 기술의 해외 종속을 탈피하고 국내 중소기업 동반 육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000MW 한국형 USC 석탄화력발전소

◇신재생에너지 기술
▲해상풍력 신개념 지지구조물 개발
해상풍력 지지구조물은 말뚝을 주로 해저에 박아 설치해야 한다. 때문에 해상 이송 및 시공을 위해서는 대형 바지선과 항타 장비, 해상 크레인 등 고가 장비가 필요하고 시공기간이 길고 비용도 많이 든다. 전력연구원은 대형 바지선 및 해상 크레인 등 대형 장비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직접 뜬 상태로 예인이 가능한 신개념의 해상풍력 지지구조물을 개발했다. 이신개념 지지구조물은 내외부 압력차를 이용해 말뚝을 지반에 박는 항타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 설치시간도 약 6시간까지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공사 소음이 발생하지 않아 해양 생태계에 영향이 없는 친환경 설치공법이다. 전력연구원은 지난해 군산항에서 성능시험에 성공했고, 앞으로 서남해 해상풍력단지 개발에 확대 적용키로 했다.

해양풍력 수산업 공존 개요도

▲해상풍력-수산업 공존기술 개발
해상풍력단지 개발에 있어 수산업 공존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해상풍력단지 내 해수 공간을 상업적 활용이 가능하게 지원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해상풍력 구조물과 주변 환경을 활용해 자원 조성, 양식, 관광, 레저 등의 해상 활동이 해상풍력단지 내에서 가능하도록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지난해 서남해 해상풍력실증단지를 대상으로 자원 조성형 세굴 방지공 및 복합양식 모델개발을 완료했다. 올해는 서남해 해상풍력실증단지 예정 구역에 그 결과를 적용해 인근 해역의 어업 생산량이 높아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집광형 태양광·열 동시활용 기술
신재생에너지의 확대에 따라 최근 수년간 일사량이 풍부한 선벨트(sun belt) 지역 국가를 중심으로 중·대규모 상업용 집광집열형 태양력 플랜트 건설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올해 전력과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동시에, 태양광 및 태양열의 단점을 상호 보완해 최대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태양에너지 광열병합발전 시스템의 개발에 착수했다. 

효율 30% 이상의 저가형 고효율 태양전지 모듈 개발과 집광율을 향상시킨 반사판 개발에 이어 2018년까지 1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 (3kW) 및 보일러 열량 (5000 kcal) 등을 제공할 수 있는 규모의 태양광 태양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한다. 향후 고효율 태양전지 모듈, 반사경 제작 기술 전파로 국내 태양전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하이브리드 발전시스템 개발을 통해 신재생분야의 신사업을 창출할 계획이다.

▲연료전지
전력연구원은 1997년 국내 최초로 고성능(중저온형)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토대로 ‘중소형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발전시스템’ 의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올해 가정용인 3kW급 SOFC 발전시스템 시작품 개발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건물용 및 마이크로그리드용 20kW급 SOFC 시스템 개발을 추진한다. 개발된 SOFC 발전시스템은 향후 신재생에너지 건물 보급사업, 소규모 도서, 산간지역 비상전원장치 및 분산 발전시스템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전기와 열(냉)을 동시에 출력 할 수 있는 연료전지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한 종합적인 에너지 공급과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의 등장이 임박했다.

▲스마트 팜
저가의 농업용 전기는 전력 과소비를 유발하고 이산화탄소 발생을 증가시킨다. 전력연구원은 전남농업기술원과 함께 저가 농업용 전기를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농업용 전기로 대체하며 농가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A.C.E-Farm 비즈 모델 개발에 착수한다. 2019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및 ESS를 이용한 최적 에너지 공급시스템을 개발하고, 에너지 투입에 따른 재배 작물 선정, 온실 내 작물 재배 환경 구축에 필요한 에너지 산정 등 농가 보급을 위한 최적 비즈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 화력발전 온배수열 활용기술
발전소 온배수열은 연간 2억 4000만 Gcal에 달한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 전력연구원은 ‘플랜트 배열 이용 해양복합 온도차 핵심기술’을 개발했다. 해양복합온도차 발전 시스템은 발전소가 연중 가동되기 때문에 일정한 열원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표층 해수보다 고온의 복수기 스팀을 열원으로 활용해 기존의 해수 온도차 발전 방식에 비해 열원의 온도가 높아 높은 효율을 가지는 장점이 있다. 전력연구원은 발전소의 복수기와 해수의 온도차를 이용한 발전 기술을 개발하고 영동화력발전소에 10kW급 실증설비를 구축했다.

세계 최초로 10kW급 실증설비를 구축해 타당성과 대용량 발전 가능성을 검증했다. 해양복합온도차 발전이 기존 화력발전소에 미치는 영향 평가를 수행해 온배수 저감과 하절기 출력 상승에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향후 중위도 지방의 온도차 발전 확대에 기여하며, 화력발전 온배수 활용기술에도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 마이크로그리드를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자립섬 기술
마이크로그리드(MG, Microgrid)는 지역 내에서 풍력,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원과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을 에너지 관리시스템(EMS)으로 제어하며 외부 전력망에 연결해 운전하거나, 독립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배전 선로 규모(수MW 정도)의 계통망을 의미한다. 때문에 마이크로그리드는 독립 전력계통 구성을 필요로 하는 도서지역이나 지리적·경제적 여건으로 대규모 전력설비 건설이 어려운 일부 국가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차세대 에너지관리시스템인 마이크로그리드를 개발해 2014년 10월 전남 진도군 가사도에 친환경 에너지의 생산·저장·이용이 가능한 에너지 자립섬을 준공했다. 2015년 8월에는 캐나다에서 ‘북미 배전급 마이크로그리드 실증사업 기공식’을 개최하고 마이크로그리드 운영시스템의 북미 현지화 작업을 수행 중에 있다. 지난 ’15년 11월 모잠비크에서 태양광발전설비 50kW, ESS 100kWh, 모터펌프 및 정수설비 등으로 구성된 마이크로그리드를 조성하고 마을의 약 50여 가구 및 학교, 커뮤니티 센터 등에 전기와 물을 공급하는 최초의 해외 전화(電化)사업인 ‘모잠비크 MG 시범사업’ 준공식을 개최했다.

현재 정부는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를 에너지 6대 신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한전이 관리하는 62개 도서지역을 대상으로 친환경 에너지자립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울릉도에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전은 에너지자립섬의 성공적인 실증 운전을 통해 트렉 레코드를 확보하는 동시에 2016년 6월 준공 예정인 캐나다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을 기반으로 북미, 아프리카, 중동지역 등에 적합한 마이크로그리드 사업 모델을 수출할 계획이다.

◇ 에너지저장장치 운영 및 제어기술 확보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신재생 보급을 확대하고 스마트그리드를 구축하는 핵심 기술이다. 발전소 생산전력을 전력망에 저장한 후, 필요 시 다시 전력망에 공급함으로써 에너지효율을 증대시키고, 전력수급 불일치에 따른 전력 낭비 등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전력연구원은 ESS 사업 분야 중 경제성이 우수한 주파수 조정 관련 기술 개발을 조기 추진했다. 전력계통 주파수 조정용 통합 ESS 제어 알고리즘, 운전 화면 및 방법, 제어기, 모의 검증 ESS 모델 개발 등 실증시험을 통해 기반 기술 확보에 주력했다.

2014년 제주시 조천변전소에서 주파수조정용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 실증을 완료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서안성(28MW), 신용인(24MW) 변전소의 주파수조정용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에 연구원이 개발한 운영시스템을 적용, 상업운전에 성공했다.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운영시스템은 세계 최초의 ESS 제어기술로 제어기 수입 대체 효과만 50MW 기준 17억원이다. 500MW ESS 주파수 조정을 할 경우 연료비 절감액은 연간 3,000억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올해 신계룡변전소 등 8개소에 200MW 주파수조정용 ESS 사업을 추진하며 전력연구원의 운영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다. 전력연구원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출력 안정화를 위해 신재생 하이브리드(신재생 + ESS) 기술개발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서남해 해상풍력 출력안정화 및 피크저감 등 다목적 ESS 통합운영을 개발 목표로 28MW ESS를 2019년까지 실증할 계획이다.

◇ 스마트그리드 활용을 위한 기반기술
스마트그리드 전력 인프라를 통해 구현 가능한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로 관심을 받고 있는 수요반응(Demand Response(DR)) 프로그램은 요금 또는 인센티브를 통해 고객의 전력소비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피크시간대 최대전력을 삭감하여 고객들은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고, 전력회사는 전력구입비 절감 및 발전량을 줄여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등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스마트미터, AMI 등 스마트그리드 구축과 함께 상시 수요반응이 가능한 Auto DR(자동 수요반응) 시스템 개발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폭 넓게 추진되고 있다.

한전에서는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수요반응 통합 포털을 구축해 2015년 6월 중소 수요관리사업자(DR Aggregator)를 대상으로 하는 멘토링 시스템을 오픈했다. 전국 단위의 수요자원 변화를 실시간으로 시각화해 보여주는 수요자원 맵을 선보여 많은 주목을 받았다.

전력연구원은 스마트미터, AMI, 전기차충전 등 스마트그리드 구축과 함께 상시 수요반응이 가능한 Auto DR 시스템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개발될 Auto DR 시스템은 각 가정(HEMS), 빌딩(BEMS), 공장(FEMS) 등의 에너지관리시스템(EMS)과 연동돼, 한전(또는 전력거래소)의 수요반응 시그널에 대해서 각 수용가의 EMS가 사전에 설정한 세팅에 따라 자동으로 전기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

전기사용량 변경에 대한 수용가 불편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수요반응 효과를 최대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개발이 진행 중인 에너지 프로파일링 솔루션은 전력수급 계획, 발전소 건설 등에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기자동차, 마이크로그리드, 분산전원 등의 보급 확산을 위한 사업모델 개발, 에너지 종합 컨설팅 서비스 사업 등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 대용량 송전의 혁신 초전도케이블 기술
초전도케이블은 영하 180도 부근에서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초전도체를 사용해 제작하는 케이블이다. 기존 케이블 대비 손실은 1/2, 송전용량 5배 이상의 능력을 갖는 저손실·대용량 송전이 최대 장점이다. 현재 포화상태인 도심 지하 전력구의 증설 없이 교체가 가능하며 변전소등 설비를 추가 건설하지 않고도 낮은 전압으로 대전류를 송전할 수 있는 차세대 케이블로 각광받고 있다.

전력연구원은 2013년 23kV급 초전도케이블 실계통 실증, 2014년 80kV 500MW급 직류초전도케이블 실계통 실증을 마쳤다. 2015년 세계 최대 용량인 154kV 600MVA 초전도케이블 시스템 개발에 성공, 최첨단의 대용량 초전도 송전기술을 확보했다. 또한, 초전도케이블 냉각시스템의 핵심기술인 극저온 냉동시스템 개발에 나서 영하 196도에서 단일용량 4kW급 스털링 냉동기 2대를 이용해 8kW급 냉동시스템 개발에 성공해 실계통 실증을 완료했다. 현재 영하 200도 이하에서 단일용량 10kW 냉각능력을 갖는 극저온 냉동기 시스템 개발에도 매진해 성능 평가를 진행 중이다.

올해 세계 최고 용량 AC 154kV 600MVA 초전도케이블 실계통 실증시험을 통한 트렉 레코드 확보, 극저온 냉각시스템 국산화 개발, 장거리 초전도케이블 시스템 기술개발 등 초전도케이블 상용화를 위한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전은 기 개발된 23kV급 초전도케이블 시스템을 국내계통에 적용하는 시범사업 후보지를 확정하고, 2017년 실계통 사업을 추진한다.

◇ AC송전의 한계를 극복하는 HVDC 기술
AC계통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전력계통 운용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AC송전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HVDC 송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장전류 저감을 위한 계통분리, 장거리 대용량 전력전송, 비동기 전력계통 연계, 해상풍력 연계 등의 프로젝트에 그 적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전력연구원은 제주 HVDC 실증단지 구축을 위해 시스템 설계, 주요 변환설비인 변환용변압기, 사이리스터 밸브, 제어 및 보호시스템을 국산화했다.  시험설비를 구축해 개발품의 성능시험을 마친 후 제주시 한림읍에 80kV 60MW급의 DC송전이 가능한 HVDC 실증단지를 2014년 준공하고 실증시험을 완료했다.

전압형 HVDC의 성공적인 실증 운전을 통해 트렉 레코드를 확보하는 동시에 전력계통 송전망의 확보를 위해 전력의 안정적인 수급 및 운영신뢰도를 향상시키는 연구과제를 기획하고 있다. 또한 국내 계통 적용을 통해 전력공급을 안정화하는 데 목표를 두고 과제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 전력과 ICT 융합을 통한 전력산업 혁신기술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응용분야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채택해 확산하려면 여러 가지 장애 요소들을 극복해야 한다. 통신, 데이터 처리, 서비스, 미들웨어 등과 같은 표준을 제정해야 하고, 유럽이나 북미 등에 비해 IoT 기술을 실험하고 검증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전력설비는 전국적으로 산재되어 주기적인 현장 점검방식으로 관리되고 있어 전력설비 고장시 즉각적인 대처가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전력과 IoT기술을 접목하면 전력설비의 불안정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다. 비상시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고, 지능형 설비 이력관리로 설비관리 효율화도 도모할 수 있다.

이에, 한전은 스마트 에너지 사업자의 전력에너지 신서비스 창출을 위해 개방형 사물인터넷(IoT) 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와 광주지역에 약 1,000여개의 무선센서 노드 및 260여개의 게이트웨이 규모로 IoT 기반의 전력설비 자가진단 솔루션을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구축했다. 테스트베드에 설치한 무선센서는 수량이 많고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에 저전력, 초소형으로 개발했다. 무선통신은 블루투스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상위단의 센서 노드 또는 게이트웨이로 통신하도록 구성했다.

전력연구원은 IoT 적용분야를 시설환경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중 전력설비의 누전감시, 온도감시, 전력량 감시, 지반침하, 침수상태 등을 감시하거나, 현장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공사현장의 안전관리, 진단정보를 실시간 전송 및 판단하고, 재해재난 복구 관제기능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고 더불어, 스마트센서를 전력설비 현장에 사용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장기신뢰성과 저전력화, 센서네트워크 최적화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 IoT를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고 IoT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