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은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북아 원자력안전협력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밝힌 한국과 중국, 일본이 중심이 된 동북아 원자력 안전 협의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주 수석은 동북아에서의 체계적이고 제도적인 원자력안전 협력은 현재와 미래의 동북아 원전상황을 고려할 때 지극히 당연하고 시급한 과제라고 피력했다.
이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얻은 교훈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주 수석은 “당시 한일간 양자차원에서도 원자력 관련 협력체제가 갖춰져 있었고 한·중·일 규제당국간 협의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공유 등 우리정부의 대응에 필요한 협력을 확보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술회했다.

“정부가 협의체를 제안한 것은 원자력안전에 관한 역내 협력을 보다 제도해 나가기 위한 것이다”면서 “협의체를 통해 원자력안전 분야에서 다른 지역과 세계에 모범을 보이고 지도력을 행사해 나가는 계기가 마련되고, 세계 5위의 원전운영국인 한국은 지도적인 지위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주 수석은 ‘동북아 원자력안전 협의체’가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제적·환경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협의체를 통한 주변국과의 원자력 안전협력 강화는 우리의 지속적인 원자력 이용에 필요한 원자력 안전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협의체 추진의 또 다른 이유로는 “협의체를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의 협력과 평화의 구조를 구축해 나가는 데 있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 분야에서의 성공적인 협력강화는 다른 분야의 협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동북아에서의 평화와 협력의 질서를 만들어가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차 북한도 핵포기 등 변화시 이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주 수석은 올 10월 서울에서 다시 개푀되는 고위규제자회의(TRM)를 계기로 동북아원자력안전협력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의 성공적 개최는 동북아원자력안전협의체 추진 기반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국가간 다자협력의 관행이 미비한 동북아시아에서 원자력안전에 관한 지역적 다자협력체를 이끌어 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국민들의 적극적인 공감대와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의지와 달리 일반 국민 차원에서는 아직까지 심도있는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이번에 동북아에서의 원자력 안전협력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개최되는 것은 참으로 시의적절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근모 전 과학기술처 장관

이어 민간 대표로 기조연설을 한 정근모 전 과학기술처 장관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고 있는데, 한·중·일·러 등이 원전안전협력시스템을 구축해 동북아가 원전안전 모범지역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의 경우, 서유럽원자력안전규제협의체(WENRA)가 역내 원자력 안전 및 방사선 방호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높은 수준의 상호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등 지역차원에서 활발한 원자력 안전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동북아 지역에서는 2008년 이후 한·중·일 원자력안전 고위급 규제자회의(TRM)가 운영되고 있다.

한·중·일 3개국에는 현재 전 세계 원전의 약 1/4인 100여기의 원전이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건설 중인 원전과 계획 중인 원전까지 합하면 2030년경에는 약 200여기의 원전이 동북아에서 운영될 전망이다. 미국이 104기, 유럽이 141기임을 감안하면 동북아 지역이 원자력 발전 중심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동북아지역에서는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인접국가의 원자력안전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으며 원자력 이용의 지속 또는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지역 내에 공동안전기준 마련을 포함한 상호 협력체계의 구축이 긴급한 상황이다.

한편, 한국원자력문화재단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동북아 원자력안전협력 심포지엄'은 국내 원자력계의 의지와 역량을 결집하고 구체적인 실현 방안에 대한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동북아에서의 원자력 안전 협력 강화를 통한 평화협력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하고  한·중·일 원자력안전 고위급 규제자회의(TRM)를 확대·발전시켜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원자력기관이 총 망라되어 참여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동북아 및 여타 지역에서의 원자력 안전 협력 현황 및 사례를 진단하고, ‘동북아 원자력 안전협의체’의 필요성과 역할, 원전안전을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과제 및 협력체계 구축방안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주제발표를 맡은 박윤원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한·중·일 3국이 힘을 합쳐야 앞으로 동북아지역이 세계 원자력계의 리딩 역할을 효율적으로 해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세열 KINS 원자력비상대책단장은 “후쿠시마 교훈을 통해 인접국가간 정보교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원필 원자력연구원 원자력안전본부장은 “여러 제약요인에도 불구하고 동북아 지역의 원자력안전 R&D 협력체계의 강화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호성 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이날 김호성 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원자력발전을 통해 질 좋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 미래 70년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원자력안전 협력이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향한 ‘뉴-클리어(New-Clear) 로드’를 여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이사장은 “오늘 동북아 원자력안전협력 심포지엄이 앞으로 원자력 산학연을 중심으로 한 민간참여 ‘공공외교(Public Diplomacy)’의 교두보로서 충실한 사명을 다하면서 향후 거버넌스 차원의 공고한 동북아 원자력안전 협력의 내일을 여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성게용 KINS 부원장

성게용 KINS 부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원자력안전과 방사선 환경문제는 주변국 개별 노력과 협력이 병행되어야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며 “원자력계의 지식과 경륜을 모은다면 ‘동북아 원자력안전협의체’를 성공적으로 구성하게 될 놀라운 집단지성과 창발성이 발현돼 역내 원자력 안전에 대한 상호신뢰의 굳건한 뿌리가 활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력안전과 방사선 환경문제는 주변국 공동의 개별적인 노력과 협력이 병행되어야 모두가 ‘윈-윈’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지적한 성 부원장은 “각국 정부의 정치적 결단과 회원국 간 합의를 형성하기 위해 범정부차원의 노력에 민간차원의 협력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면서 “오늘 우리가 한데 모인 ‘동북아 원자력안전 협력 국내 심포지엄’은 이와 같은 노력을 집적화하기 위한 의미 있는 출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장문희 한국원자력학회장은 축사에서 “이번 심포지엄은 원전 안전과 안심 확보라는 절대가치 추구를 위한 우리 역할과 협조방안을 찾고 동북아 안전협력으로 확대해 나가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안전에 관한 한 99.9%가 아닌 100%의 확신이 필요하다”며 원자력계가 함께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원자력계 주요 인사들과 관계자들은 ‘원자력 안전, 국민 안심’, ‘원자력, 동북아 평화와 번영’ 등 메시지를 외치며 국내 원자력 안전, 나아가 동북아 지역의 원자력 안전 협력을 위한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