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도 산업부 차관(오른쪽)이 소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이 공청회에 이어 국회 에너지소위원회의 관문을 통과했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에너지소위에서는 갑론을박은 있었지만 이미 수립된 계획에 대해 수정하거나 철회해야 된다는 언급은 없었다.

이로써 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은 8부 능선을 넘어 선 셈이다. 이날 문재도 산업부 2차관은 공청회등에서 제기된 의견을 하나 하나 짚으며 조목 조목 해명했다. 특히 전기본을 수립한 근거의 당위성에 초점을 맞춰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논란이 된 전력수요 전망과 관련해서는 “산업부가 최근 2~3년간의 전력소비량 증가율 추세를 고려해 연평균 2.1% 증가로 수요를 예측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몇 년간의 전력수요 패턴만 보고 이를 구조적인 전력수요 둔화로 보기 어려우며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문 차관은 “수급불안에 따른 강도 높은 수요관리, 온화한 기상여건 및 전기요금 인상 등 특수요인이 최근 2~3년간 존재했음을 고려 할 필요가 있다”며 “이전 기간들의 전력소비량 증가율 추세와 경제·사회상황 등을 고려시 전력소비량이 구조적으로 감소했다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22%의 적정 예비율을 적용한 것에 대해서도 적정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 차관은 “22%는 공급신뢰도 확보를 위한 최소 설비예비율 15%와 수급불확실성 7%를 고려한 것”이라며 “발전소, 송전선로 건설지연, 수요관리 목표달성 차질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최소한의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7% 예비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목표 예비율 22%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해 과도한 수준이라 할 수 없으며 ‘계통섬’인 국가적 특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차계획에서는 3~6차 계획에서 반영해 온 공급불확실성 물량 300만~700만kW를 별도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 차관은 입법조사처 조사관이 제시한 예비율 5%는 비상수급 위기에 돌입하는 기준인 500만kW 수준을 의미하며, 한전경제연구원의 2012년 연구결과(12%)는 상향된 공급신뢰도 및 원전 안전성 기준이 반영되지 않은 값이라고 했다.

신규원전에만 주력하고 있고,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채 경제적 비용만을 고려했다는 비판에 대해 문 차관은 “신규원전 결정은 Post 2020과의 연계성 하에서 온실가스 감축, 2차 에기본상의 원전비중 목표(29%)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7차 수급계획에서 전원구성을 결정시 경제적 비용 뿐 만아니라 환경비용, 송전비용, 정책비용 등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다양한 사회적 비용을 반영했다”며 “정책비용으로 발전소, 송전선 주변지역 지원비용을 산정해 반영했으며 원전 사후처리비용으로 원전해체충당금, 사용후핵연료 부담금, 중·저준위 폐기물 관리비용을 고려해 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수용성이 약한 상황임에도 수급계획을 통해 영덕원전 강행, 신규원전에 대한 지역수용성 확인을 위해 주민투표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적법하게 결정된 정책을 주민투표 등을 통해 번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기존입장을 고수했다

문 차관은 “영덕 예정지역은 지자체가 지방의회의 동의를 얻어 지정을 신청했으며 지난해 총리 방문시 지역발전에 대한 지원방침을 밝힌 만큼 찬반갈등은 종식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삼척의 경우에도 법률이 인정하지 않는 자체 주민투표를 근거로 적법하게 결정된 정책이 번복된다면 원전뿐 아니라 국가차원에서의 모든 중요 정책 추진에 있어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온실가스 감축 등 LNG발전 비중을 확대할 필요와 최근 민간 LNG 발전사들의 경영악화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 문 차관은 “우리나라의 LNG발전은 2014년 기준 발전량의 21.4%, 발전설비의 28.7%로 이미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LNG 발전의 경우 석탄에 비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측면은 원전에 비해 불리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지나치게 LNG 발전 비중이 높아질 경우 문제점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문 차관은 “최근 LNG 발전의 이용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지난 몇 년간 수요급증으로 많은 수익을 거뒀던 점과 더불어 일부 민간 발전사의 경우 석탄발전소 매입 등을 통해 LNG-석탄발전의 포트폴리오를 갖춰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재생 목표가 6차 수급계획 대비 소폭 증가(0.1%p↑)하는데 불과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오히려 ‘적극적인 목표’라고 맞받아 쳤다.

문 차관은 “7차 계획의 신재생보급목표(2029년)가 피크기여도 기준으로 4.6% 수준이나 정격용량 기준으로는 전체 발전설비의 20.1% 수준으로 상당히 적극적인 목표수준이며 현재 시점보다 발전량이 약 4배 증가해 신재생에너지가 우리 전력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연간 8,000억원 규모의 지속적인 재정 투입을 통해 신재생 보조·융자·기술개발 등을 지원하고 RPS 제도개선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집중 육성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주민들이 유치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영흥화력 7,8호기 철회결정을 취소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 차관은 “영흥화력 7,8호기는 6차 수급계획 반영 당시 계통보강계획 승인(8호기), 연료협의 등이 완료되지 못했던 조건부 설비로써 이번 7차 수급게획 수립시점까지도 환경부와의 연료협의가 완료되지 못해(설비소위에서 3차례 논의 끝에 철회 결론)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