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한국경제에 초대형 악재로 부상하고 있는 국면이다. 지난 달 20일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이후 초기 대응에 실패, 사회전반에 걸쳐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한국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한 때의 유행성 전염병의 단계를 벗어나 국가의 신인도에 영향을 끼지는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라 대응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세월호 사태이후 암운을 드려 장기 침체의 길을 걸었던 사례를 거울 삼아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이미 초기 대응의 미숙이 사태를 키웠지만 이제라도 청와대와 정부가 범 정부적 대응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주류를 이룬다. 이에 정부가 메르스 발생 이후 부처별로 점검해 온 관광ㆍ소비 등 부문별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키로 했다.

정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합동 메르스 관련 경제적 영향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정부는 우선 메르스 환자 치료 및 확산 방지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모든 행정 및 재정 관련 지원을 차질 없이 진행키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보건복지부 등이 기존예산 이ㆍ전용 등을 통해 메르스 관련 대책을 신속하게 추진토록 하되, 기존 예산을 넘어서는 재원에 대해서는 예비비 지원도 검토하기로 했다.

그동안 부처별로 점검하던 체계는 관계부처 합동 상황점검반으로 격상해 운영한다. 점검반은 소비ㆍ서비스업ㆍ지역경제ㆍ대외부문 등 4개 반으로 구성하되, 필요 시 추가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한 메르스로 인한 소비, 관광ㆍ여행ㆍ숙박ㆍ공연ㆍ유통 등 서비스업, 지역경제, 외국인투자 등 대외부문 영향에 대해 부처 간 협조로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벌이기로 했다.

모니터링 결과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피해 업종 및 계층에 대한 맞춤형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연구기관과 협업해 메르스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필요한 경우 대응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최근의 메르스 확산에 대해 아직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최 부총리는 런던 금융가에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3% 초반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최 부총리는 애초 3.8%의 성장률을 예상했지만 내수 회복에도 불구하고 세계 교역 감소로 수출 증가가 기대에 조금 못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