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준 산업부 에너지자원 정책관

박일준 산업부 에너지자원 정책관은 “정부 보조금 없이 민간사업자가 설치에서 A/S까지 책임지는 ‘신재생에너지 대여사업’을 확대하는 등 정부중심의 신재생에너지정책을 민간중심으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8일 열린 에너지미래포럼(대표 이재훈) 제5차 조찬포럼에 발제자로 나선 박 정책관은 주제발표가 끝난 후 “정작 하고 싶은 얘기는 따로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정책 수립을 둘러싸고 ‘생각해 볼 과제’의 하나로 ‘정부중심 VS 민간중심’이라는 화두를 꺼냈다.

특히 그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제도적인 기반을 만들고 있는데, 언제까지 정부중심으로 끌고 갈 수 있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 예산(보조금)으로 운영돼 온 신재생에너지 시장과 관련해, 예산규모에 따라 시장 규모가 춤을 추고 그러다보면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 예산이 조금씩 늘어 왔지만 최근 들어 복지예산이 크게 늘어 다른 예산의 변동폭이 커졌다”며 “그러다보면 신재생 보조금이 줄고 보조금이 줄면 신재생에너지시장이 줄어드는 구조이다”라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때문에 그는 “정부는 정부대로 꾸준히 예산을 늘려나가고 기존의 FIT사업, R&D, 보급사업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지만, 궁극적으로 정부 예산 규모에 따라 시장이 결정되기보다 시장이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전환되도록 방안을 찾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밖에도 ‘생각해 볼 과제’로 ▲FIT VS RPS ▲신재생에너지 VS 원전 VS 환경 ▲신재생에너지 VS 전기요금 인상을 제시했다.

최근 경제성등 예측 가능성을 들어 FIT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일부 사업의 경우 아직까지 FIT요소를 적용하고 있다”면서 “3년간 시행한 RPS와 각각 장단점을 따져 FIT 도입을 여러 가지로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혼자만의 정책이 아니라 관련 고려 사안이 많다”며 고민의 일단을 소개하고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정부 혼자서만 만드는 것이 아니고 관련 산학연 등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다져지어 정책으로 만들어 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덧붙여 “궁극적으로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커져야 한다는 데는 모두가 이견이 없다고 본다”면서 전문가들의 활발한 정책제시를 당부했다.

앞서 그는 ‘신재생에너지 보급현황과 정책방향’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구조조정 시기를 지나 회복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주요국가가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 국내외 업체간 경쟁이 가열될 것”이라고 대외 여건을 분석했다.

대내 여건은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 공감대는 확대되었으나 정책 추진여건은 여전히 취약하고 좁은 국토면적으로 재생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데다 환경·입지규제, 주민 수용성 저하로 신재생 보급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2012년 RPS 도입이후 국내 신재생 투자가 확대되고 국내산업이 육성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이슈로 부상한 저유가와 관련해선,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견고하다”며 “2014년 청정에너지산업 투자규모는 전년대비 16% 증가한 3,100억달러, 태양광 1,435억달러, 풍력 973달러 등이 전체의 78%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국제유가와 가스가격 변화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의 잠재적 성장은 가스나 석탄의 성장규모보다 클 것이라고 전망했고, IEA는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밑돌아도 2050년에는 신재생에너지가 세계 단일 최대 에너지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소개했다.

그는 오는 2035년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11% 달성을 위해 수요자 맞춤형 정책, 시장친화적 운영, 해외진출 확대, 새로운 신재생시장 창출, R&D역량 강화, 제도적 지원기반 확충 등 6대 정책방향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널토의가 진행중이다

이어진 토론에 패널로 나온 허은녕 서울대 교수는 “민간기업 주도로 이뤄지는 신재생에너지 R&D는 그동안 약 1조 5,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내세울 기술이 확보되지 않았으며 중도 하차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기술적 성과가 많지 않은 것은 R&D의 체계상 문제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우리나라 에너지 R&D 가운데 원자력분야는 공기업과 정부 출연연구소 중심으로 R&D와 관리가 이뤄져 기술성과가 축적되는 반면에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일회성에 그쳐 기술 발전이 안 되고 있다”면서 “이는 보급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유지한 결과이다. 앞으로는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R&D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익형 두산중공업 전무는  “풍력발전기 조립업체 절반 이상이 사업을 철수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라며 두산중공업 풍력사업을 사례로 들면서 “투자하는 사업자가 예측 가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