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천안축협회의실에서 박완주 의원(왼쪽 여섯번째)이 농협 조합장들로부터 농민 1,200여 명의 ‘미곡종합처리장 도정시설의 농사용 전기요금 적용’ 청원서를 전달받고 있다.

한·미 FTA 보완대책으로 여야가 합의했지만 정부안에서 누락돼 수년째 형평성 논란을 빚어온 미곡종합처리장(RPC) 도정시설의 농사용 전기료 적용이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박완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의원(천안을)은 RPC의 농사용 전기료 적용을 위한 전기사업법 개정안 발의에 이어 국민청원을 추진하겠다고 29일 밝혔다.

박 의원은 이에 앞서 지난 28일 천안시 청수동 천안축협회의실에서 김태규 농협 천안시지부장과 윤노순 천안농협조합장을 비롯해 지역 12개 농협조합장 및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농정발전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농협 조합장들은 쌀 전업농민 1,200여 명이 서명한 건의문을 전달했으며 대표단을 구성해 국회에 박 의원의 소개로 국민청원을 접수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4월 16일 ‘쌀의 수매와 판매를 담당하는 미곡처리장의 농사용 전기요금적용’을 골자로 한 전기사업법 일부 개정안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김승남, 노영민, 박수현, 백재현, 양승조, 유성엽, 이원욱, 진성준, 최규성, 황주홍 등 국회의원 10명이 공동발의자로 뜻을 같이했다.

RPC 도정시설의 전기료 형평성 논란은 지난 2011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여야는 한 ․ 미 FTA 보완대책을 만들면서 식량주권 보호를 위해 농업시설에 농사용 전기 확대를 합의했다.

적용대상은 ▲RPC도정시설 ▲산지유통센터 선별·포장·가공시설 ▲굴껍질처리장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 ▲가축분뇨처리시설 등 5종이었지만 정부는 쌀이 FTA 미개방 품목이란 이유로 RPC를 제외시켰다.

하지만 쌀 농가와 생산자단체는 “쌀이 당시에는 미개방 품목이었지만 올해부터 관세율을 적용해 전면 개방했음에도 지원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농사용 전기가 ‘농업 생산 활동에 직접 사용되는 부분에만 적용 가능하다’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도 농민들은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탁상행정”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차상락 성환농협 조합장은 “정부는 RPC 도정시설이 쌀의 가공이라고 하지만 산지유통센터 포장과 가공시설은 물론 굴 껍질처리시설, 가축분뇨처리시설의 농사용 전기는 어떻게 설명하겠느냐”며 “농업현실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기막힌 상황에 한숨만 나온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국의 생산자단체 RPC는 모두 181개소로, 전기료를 현재의 산업용(㎾h당 199원) 대신 농사용으로 전환하면 연간 121억 원이 절감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박 의원은 “식량주권의 핵심인 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매와 판매역할을 담당하는 미곡종합처리장에 농사용 전기요금 적용은 필수”라면서 “법안을 발의했고 주민청원이 진행된 만큼 이를 관철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 의원은 산업용보다 비싼 교육용 전기로 찜통교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11만여 명의 학부모가 참여하는 국회청원을 이끌어 2013년 요금동결에 이어 지난해 6월 4%의 요금인하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