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일 신임 기초전력연구원 원장

문승일 신임 기초전력연구원장은 “전기가 통해야 남북이 통하고 남북이 통하면 세계가 통한다”며 “남북 전력계통 연계를 통한 동북아 Super Grid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초전력연구원은 20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문승일(54세) 10대 원장취임 및 비전선포식을 가졌다.

문승일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자랑스러운 기초전력연구원의 10대 원장으로 취임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연구원의 고유기능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7년의 역사를 가진 기초연은 그동안 899억원의 연구비와 1,834개 과제지원, 8,278명의 석·박사를 양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그리드와 에너지신기술이 나왔다”고 회고한 문 원장은 “기초연의 연구비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전력산업이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하며 “이런 틀을 다시 한번 가져가고 싶은 게 바람”이라고 희망했다.

문 원장은 기초연이 전력원천 R&D총괄기관의 기능을 상실해 위기를 맞고 있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고 말했다.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우리가 연구했던 전력기술들이 사회 변화에 기여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부 들어 창조경제가 나오고 있지만 ESS, 울릉도 녹색섬, 마이크로그리드, EV, V2G 등 에너지신산업이 창조경제의 아이콘이 되었고 이를 통해 세계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대한민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줄 성장동력으로 이것보다 더한 것은 없다”고 했다.

문 원장은 연구원의 비전과 관련해 “기초연의 태생적인 역할이 대학을 기반으로 학생을 잘 가르치고 기업이나 산업체가 하기 어려운 기반연구를 해주고 정부와 국가를 위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후 “기본으로 돌아가 기능을 확립하고 공공성을 확보하는 한편, 연구원 자체의 연구영역을 확보해 스스로 위상을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만있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변화에 뒤 따라가지 않고 앞서 가겠다는 것이다. 결코 관학캠퍼스 연구실에만 머물지 않고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장으로 뛰어가겠다고 말했다.

“기초연을 맡아 첫 번째 결정한 것이 에너지밸리가 조성되는 나주 혁신도시와 새로운 에너지 신기술이 적용되고 뉴그리드의 초석을 다질 제주도에 각각 분원을 설치한 것”이라며 “이 곳에 착근해 큰 그림을 그려내고 리딩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에너지밸리는 특정지역의 것이 아닌 대한민국의 것이며 여기서 세계를 향해 치고 나갈 기술을 만들어 내 실리콘밸리를 능가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낼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문 원장은 “전기로 통일을 앞당기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의지를 밝히고 “남북 전력계통을 잇고 더 나아가 동북아 슈퍼 그리드 실현에 기여하겠다”는 장기 비전도 제시했다.

“실질적인 한반도 분단은 1948년 5월 14일 북한이 단전을 실시하면서 일어났다”고 언급한 문 원장은 전기로 끊어진 한반도를 전기로 잇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기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하지 않고 통일을 하자는 것은 정치적이고 공헌한 구호에 그칠 것이라고 확언했다.

남북이 전기가 통할 때 마음이 통하고 그 때부터 통일이 시작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문 원장은 “북한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재결합을 시도하면 국가가 원치 않은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제3지역에서 북한의 전력분야 파트너를 만나 협의하는 아카데믹 교류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행사에는 신정훈 의원을 비롯해 이승훈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강인규 나주 시장, 정양호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조환익 한전 사장, 박규호 한전 부사장, 김희준 전기학회 회장, 최인규 한전전력연구원 원장, 장세창 전기산업진흥회 회장, 김무영 전기협회 부회장 등 정부 및 지자체와 에너지공기업, 학계, 산업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기초전력연구원의 새로운 CI

한편 기초연은 새로 설정한 비전의 의미를 담은 새로운 CI를 내놓았다.

상징적인 큐브의 형상은 공간의 기본을 의미하며, 로고의 붉은색과 푸른색의 조합은 자석의 N극과 S극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전기에 대한 연구원의 기본 연구정신을 표현한 것이다.

동시에 이는 음양의 조합인 태극을, 그리고 중앙의 흰 바탕은 한반도를 표현한 것으로 전력이 통일의 토대를 마련하여 국가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연구원의 비전을 의미한다.

흰 바탕의 윗부분 번개모양은 북한을 포함한 대륙으로의 전력진출을, 아랫부분 번개모양은 일본으로의 전력진출을 목표로 하는 연구원의 역할과 진취성을 상징한다.